걱정되는 울산 '스카이워크' 건설 [현장메모]

이보람 2023. 9. 24.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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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 설치가 유행이더니 뒤이어 모노레일과 출렁다리가 나왔다.

이젠 밑바닥이 훤하게 보이는 전망대와 스카이워크가 생겨나고 있다.

대구 달서구는 갈등 끝에 달성습지 인근에 100m 높이의 스카이워크 같은 전망대 설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국에 설치된 스카이워크는 5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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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 설치가 유행이더니 뒤이어 모노레일과 출렁다리가 나왔다. 이젠 밑바닥이 훤하게 보이는 전망대와 스카이워크가 생겨나고 있다. 전국 각 자치단체가 앞다퉈 설치한 관광시설의 변천사다.

찬반 논란에 환경문제 시비까지 ‘잡음’이 잇따른다. 최근 울산에서는 고래 모양의 ‘스카이워크’를 놓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시는 내년 11월까지 태화루 인근에 길이 35m, 높이 15m 크기의 스카이워크를 만들기로 했다. 사업비 61억원이 들어간다. 인근 상인들은 “관광을 활성화하고 상권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한다. 일부 시민단체는 “태화강 경관 훼손과 난립에 따른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반대한다.
이보람 사회2부 기자
대구 달서구는 갈등 끝에 달성습지 인근에 100m 높이의 스카이워크 같은 전망대 설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전망대 인근에 성서산업단지가 있어 경관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제주도는 환경문제로 송악산에 스카이워크를 건립하려다 취소했다. 제주 환경단체가 “보호가 절실한 곳에 인공시설을 만들려 한다”며 반발한 때문이다. 2011년엔 곶자왈 도립공원에 스카이워크 설립 계획이 세워졌지만 역시 환경 훼손 문제로 무산됐다.

스카이워크는 관광시설로 충분히 매력이 넘친다. 흡족한 성과나 평가를 받는 곳도 많다. 2013년에 만들어진 부산 오륙도 스카이워크는 랜드마크가 됐다. 연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다.

하지만 스카이워크는 너무 난립해 식상할 정도다. 지난해 기준 전국에 설치된 스카이워크는 53개. 2017년 이후 설치된 것만 37개다. 유행처럼 생겼다는 건데, 판에 박은 듯한 관광시설은 눈길을 끌기 어렵다. ‘일회성’으로 그칠 수 있다. 세금을 들여 지어 놓고 찾는 이가 없어 흉물처럼 방치될지도 모른다.

강원 원주 소금산 그랜드밸리엔 스카이워크와 출렁다리까지 들어섰지만 관광객이 줄고 있다. 2022년 상반기 48만5000여명이었던 관광객은 올해 상반기 23만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지을 다음 관광시설은 무엇일까. 납세자로서 호기심 못지않게 우려, 안타까움이 복합적으로 밀려온다. 또 세금이 낭비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크다.

이보람 사회2부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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