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쓰고 블핑티 입고…“짠” 건배 외치며 한국 사랑 불태운 팝스타
1000만장 이상 판매된 싱글
‘베터나우’ ‘써클스’ 등 열창
오래 기다린 팬들 떼창 화답
기타 치며 락스타 면모 과시
맥주잔 들고 ‘짠’ 건배 외쳐
이번 공연은 지난 7월 미국에서 시작된 월드 투어의 일환이다. 그는 미국 레코드산업협회(RIAA)에서 1000만 장 이상 판매 인증을 받은 싱글 곡이 역대 가장 많은 인기 가수이자 프로듀서다. 만 스무 살이던 2015년에 무료 음원 사이트에 올린 데뷔곡 ‘White Iverson’이 입소문을 타며 단숨에 명성을 얻었다. 한국에서도 많은 곡이 사랑 받았지만 정식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고양 킨텍스 제1전시관 4·5홀에 마련된 공연장을 꽉 채운 관객 3만 명은 말론이 무대에 등장하기 전부터 ‘포스티’(말론의 애칭)를 연호하고 환호했다. 첫 곡 ‘Better Now’부터 매 곡마다 떼창을 부른 것은 물론이다.
말론은 흔들림 없는 라이브로 장르를 넘나들었다. 강렬한 록 장르 ‘Rockstar’ ‘Take What You Wnat’ 같은 곡에선 목을 긁는 허스키 목소리로 절규하며 그야말로 록스타의 면모를 드러냈다. 184cm의 큰 몸에서 에너지를 뿜어냈고, 마이크 스탠드를 수직으로 하늘로 쳐올린 채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폭죽과 불기둥 등 무대 효과까지 활용해 말 그대로 활활 불타오르는 무대를 완성했다. 힙합 장르의 ‘Wow’ ‘Psycho’ 등에선 화려한 랩 실력도 돋보였다.
말론은 이번 투어에서 기타·베이스·드럼·키보드 등 일반적인 밴드 세션뿐 아니라 현악 4중주까지 무대에 올렸다. 전문 공연장이 아닌 한계로 뒤편 객석까지 음이 조화롭게 전달되진 않아 아쉬웠다. 그럼에도 ‘Overdrive’ ‘White Iverson’ 등을 부를 땐 바이올린·첼로의 선율이 노래와 잘 어우러졌다.
열정적인 한국 관객들을 위한 말론의 또 다른 맞춤형 팬서비스는 ‘블랙핑크 티셔츠’였다. 말론은 검은색 반팔티와 반바지, 흰색 단화와 양말 등 간편한 복장으로 무대에 올랐는데, K팝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얼굴이 그려진 공식 티셔츠를 착용했다. 공연 중 티셔츠에 대해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인터넷에 ‘포스트 말론이 블링크(블랙핑크 팬덤명)였다’는 내용과 사진이 퍼지며 화제가 됐다.
성인 인증 공연이었던 만큼 발언도 자유로웠다. 공연 중반부엔 아예 상의를 벗어 던진 채 무대를 누볐다. 팔 다리와 몸통, 이마와 볼 등 얼굴까지 새긴 타투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음주도 곁들였다. 무대 스태프에게 또렷한 한국말로 “맥주 주세요, 제발”이라고 말했고, 컵을 높이 들며 한국식 건배 “짠”을 외쳤다.
서툰 발음이어도 생활 한국어에 강한 면모가 돋보였다. 무대를 즐기는 관객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며 “짱”이라고 말한 것도 여러 차례다. 허리를 푹 숙여 인사하고 “많이 많이 사랑해!”라고도 외쳤다. 그는 지난해 약혼녀와의 사이에서 득녀했는데, 약혼녀가 한국계로 알려졌기도 하다.
공연 말미엔 무대 한가운데 태극기를 걸어놓고 최대 히트곡 중 하나인 ‘Sunflower’를 열창했다. 자전적 이야기와 상업적 성공 이후의 소회를 담은 곡 ‘Congratulations’를 소개하면서는 사랑과 믿음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세상에 사랑이 충분치 않은 것 같아요. 자신을 사랑하고 끊임없이 표현하세요. 타인은 상관없이, 멈추지 말고 자기 삶과 꿈을 살아요. 세상에 당신 자신 만큼 멋진 사람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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