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사령관, 박정훈 대령 두둔하며 “잘못 없다”

곽진산 2023. 9. 2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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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항명했다고 지목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박 전 단장 보직해임 직후에는 그를 두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사령관은 '결국 내 지시를 어겼다고 박 전 단장이 엮일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했는데, 실제 일은 그렇게 진행됐다.

그러자 김 사령관은 "결국 그것 때문에 본인(박 전 단장)이 책임지겠다는 거 아니야"라며 "이렇게 하다가 안 되면 나중에, 내 지시사항을 위반한 거로 갈 수밖에 없을 거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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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 순직 수사 논란]<span style=\"color: #18a085;\">군인권센터, 김계환 사령관 통화 녹취록 공개</span>
박 전 수사단장 보직해임 직후 “진실하게 했다”
“내 지시사항 위반한 걸로 갈 수밖에 없을 거야”
해병대원 순직사건 축소 외압 의혹을 폭로했다가 항명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예비역 동기생들과 두 손을 꼭 잡은 채 지난 1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러 서울 용산 군사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항명했다고 지목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박 전 단장 보직해임 직후에는 그를 두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사령관이 7월31일부터 8월2일 사이 이첩보류를 지시했는데 박 전 단장이 따르지 않았다’라는 군의 공식 입장과도 배치된다. 김 사령관은 ‘결국 내 지시를 어겼다고 박 전 단장이 엮일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했는데, 실제 일은 그렇게 진행됐다.

군인권센터는 24일 김 사령관이 박 전 단장과 함께 관련 수사를 이끈 해병대 중앙수사대장과 지난달 2일 오후 9시48분부터 4분42초 동안 통화한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은 박 전 단장이 임성근 해병 1사단장 등 8명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수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했다는 이유로 보직해임 통보를 받은 날이다.

통화 녹취록을 보면, 김 사령관은 중수대장에게 “나도 한 3시간 반, 4시간 정도 조사받고 왔다”며 “어차피 우리는 진실하게 했기 때문에 잘못된 건 없어. 정훈이가 답답해서 그랬겠지”라고 말했다.

김 사령관은 “정훈이가 국방부 법무관리관하고 얘네들 통화한 거 다 있을 거 아니야? 기록들 다 있지?”라며 박 전 단장이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통화한 기록이 존재하는지를 묻기도 했다. 그러자 중수대장은 “네, 맞습니다. 기록도 있고, 그 통화할 때 저하고 지도관하고 다 회의 중간에 법무관리관이 전화 오고 해서 옆에서 다 들었습니다”라며 “너무 이렇게 외압이고, 위법한 지시를 하고 있다고 다들 느꼈습니다”라고 답했다.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자 김 사령관은 “결국 그것 때문에 본인(박 전 단장)이 책임지겠다는 거 아니야”라며 “이렇게 하다가 안 되면 나중에, 내 지시사항을 위반한 거로 갈 수밖에 없을 거야”라고 말했다. 국방부가 박 전 단장의 이첩 행위를 문제 삼다가 여의치 않으면 항명 혐의를 적용할 거라는 뜻으로, 실제 일은 그렇게 진행됐다.

중수대장이 통화에서 “지금 들어보니까 경찰에 넘긴 기록도 국방부에서 받아 가겠다고 무리하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자, 김 사령관은 “아, 그래? 국방부에서 받아 가려고 그런대?” 하고 되묻기도 했다. 또 중수대장이 “(국방부 검찰단이) 기록을 가져가는 순간 자기들 다 발목 잡을 것”이라고 말하자, 김 사령관은 “어쨌든 간에 우리는 지금까지 거짓 없이 했으니까 됐다”며 “벌어진 건 벌어진 거고 무거운 짐 다 지고 가자”라고 답했다.

이런 발언은 그동안 김 사령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된다. 김 사령관은 박 전 단장이 자신의 지시사항을 위반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김 사령관은 지난달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군의 엄정한 지휘와 명령체계를 위반하는 군 기강 문란 사건까지 있었다”며 박 전 단장을 비판했고, 박 전 단장은 김 사령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혐의(항명) 등으로 수사받고 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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