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줄사퇴… `이재명당` 가속화

김세희 2023. 9. 2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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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로 사실상 내전 상태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대표직 사퇴를 거부했고 친명(친이재명)계는 '이재명 당'을 밀어붙이고 있고, 이재명 대표 사퇴를 요구해온 비명(비이재명)계는 탈당 등 거취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체포동의안 가결 당일 비명계인 박광온 원내대표단이 즉시 사퇴했고, 비명계 송갑석 최고위원도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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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진교훈 후보가 22일 녹색병원에서 병상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를 만나 면담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로 사실상 내전 상태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대표직 사퇴를 거부했고 친명(친이재명)계는 '이재명 당'을 밀어붙이고 있고, 이재명 대표 사퇴를 요구해온 비명(비이재명)계는 탈당 등 거취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26일 법원의 이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결과가 분수령이다.

이미 이재명당이 현실화 하고 있다. 체포동의안 가결 당일 비명계인 박광온 원내대표단이 즉시 사퇴했고, 비명계 송갑석 최고위원도 물러났다. 친명계 중심의 최고위가 가결표를 던진 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징계를 시사하고, 강성 당원들의 사퇴 요구가 쏟아지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결과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사퇴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 후임자 경선에는 24일 친명계 중진 4인이 출마를 선언했다. 친명이 최고위에 이어 원내까지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 대표는 송 의원의 사의를 하루 만에 수리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전날(23일) 기자들에게 공지문을 보내 "송 최고위원이 어제 이 대표에게 지명직 최고위원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표는 고심 후 오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친명계 조정식 사무총장의 사의를 사실상 반려한 상황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지난 21일 조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직자들이 사의를 표했지만, 이 대표는 수용하지 않았다. 조 사무총장은 당무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상 이 대표와 친명계가 체포동의안 가결을 빌미로 친명 일색의 지도부 구축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비명계인 고민정 최고위원도 지난 22일 최고위에서 "당원의 지지로 탄생한 최고위원이 당원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는 건 이미 신임을 잃은 것이라 생각한다"며 "당원들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고 최고위원은 선출직이라 이 대표 승인 없이 사퇴할 수 있다.

원내대표단 역시 친명계 중심으로 재편될 조짐이다. 26일 선출되는 원내대표 선거에는 홍익표·김민석·남인순·우원식 의원이 모두 출사표를 던졌다. 네명 모두 범친명계로 분류된다.

당초부터 친명계가 이런 구도를 유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고위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직후 박 원내대표가 사퇴하자마자 서둘러 원내대표 선출일정을 결정했다. 후보 등록 기한은 이날까지, 선출일은 26일로 정했다. 일사천리로 진행해야 당내 반란표 책임론으로 수세에 몰린 비명계가 후보를 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원내대표까지 모두 친명계로 뽑히면, 지도부 전체가 사실상 친명계 중심으로 회귀한다. 이 대표 체제 1기 원내대표단은 박홍근 의원을 비롯한 대부분이 친명계였다.

친명계의 당 장악은 내년 총선 공천과도 직결된다. 만일 친명계 비명계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하면 분당을 치달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비명계 일부 의원은 '마이웨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무소속 출마나 제3지대 창당 움직임을 이미 시작하고 있는 의원도 있다"고 말했다.

법원의 영장심사에서 양장이 기각되면 일단 이 대표는 친명 체제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이지만 구속된다면 지도체제를 놓고 심각한 갈등이 예상된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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