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먼저 방한 거론” 띄운 정부…중은 언급없이 ‘견제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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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관계를 관리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가치외교를 앞세워 북·러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폐기하고 한·미·일 협력 강화에 다걸기했으나, 북-러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외교적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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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시 방한, 올핸 힘들고 내년쯤”
대중 관계를 관리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가치외교를 앞세워 북·러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폐기하고 한·미·일 협력 강화에 다걸기했으나, 북-러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외교적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23일 중국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 개막식을 계기로 한덕수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분 동안 회담한 사실을 전하며 “우리가 먼저 거론하기 전에 시 주석이 먼저 ‘방한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방한 가능성을 강조했다. 외교부는 올해 한국이 의장국인 한·중·일 정상회의에 관해서도 시 주석이 “적절한 시기에 잘 개최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북-러 정상회담 뒤 중국이 이들과 밀착하는 것을 차단하고, 정부가 한-중 관계를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도 24일 엠비엔(MBN) 인터뷰에서 “이제 중국과의 관계를 공동의 이익을 향해 풀어가는 자세가 우리 외교 이익에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중국으로서도 북핵이 도저히 통제 안 되는 상태로 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국제사회 전체가 중국에 대해 대북 압박에 동참하고 그것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의 당연한 책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조 실장은 시 주석의 방한에 관해 “연내에는 현실적으로 안 될 것”이라며 “내년 정도에 한번 서로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 협력에 다걸기하다시피 하면서, 중·러에 대해서는 역대 정부가 견지해온 전략적 모호성을 폐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립외교원 설립 60주년 기념식에서 “외교 노선의 모호성은 신뢰도, 국익도 결코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러 밀착 뒤엔 태도를 수정해 적극적인 대중 외교를 펴고 있다.
중국은 한국과 다소 결이 다른 태도를 보였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3일 한 총리와 시 주석 회담 뒤 한 브리핑에서 방한 언급 자체를 하지 않은 채 시 주석의 뼈 있는 말을 전했다. 외교부는 시 주석이 “‘한국이 중국과 함께 중-한 관계를 중시하고 발전시키겠다는 것을 정책과 행동에 반영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우호 협력의 큰 방향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며 “시 주석은 ‘중·한 경제는 밀접하고 산업망과 공급망이 깊이 융합돼 양국이 상호 이익 협력을 심화해야 계속 성과를 낼 수 있다. 중국은 질 높은 발전으로 중국식 현대화를 전면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14억명 이상의 인구가 현대화에 진입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시안게임 축하 사절 격인 한 총리와의 회담에서 미·일에 밀착하며 중국과는 거리를 두는 한국 정부의 태도를 언급한 것이다.
다만 시 주석은 한-중 관계에 관해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동반자”라고 말하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하는 등 관계를 관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중국은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구도 고착 부담이 있고, 윤석열 정부도 경제 악화라는 고민이 있어 한·중 지도자 간의 만남이 이뤄진 것”이라며 “향후 한·미·일 상황을 봐가면서 시 주석이 방한 시기를 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민정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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