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치고 ‘친명’ 체제 굳혀 ‘이재명 구하기’… “조폭정당” 비판도 [구속 기로 이재명]

김현우 2023. 9. 2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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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親明계 폭주에 내홍 증폭
차기 원내대표 후보 ‘親明’ 3인만 도전
지도부, 의원 전원·지역원외위원장에
‘李 탄원서’ 제출 지시, 가결표 색출 나서
‘非明’ 송갑석 최고 사의… 고민정 주목
李 단식 24일째에 중단… 회복 치료중
26일 영장실질심사 출석 소명 나설 듯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이틀 앞둔 24일 더불어민주당은 친이재명계(친명계)의 비이재명계(비명계) 압박 수위가 한층 거세지고 있다.

친명계 인사들이 비명계에 대한 적개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가운데 원내대표 선거에는 김민석·남인순·홍익표 등 ‘친명’을 전면에 내건 후보자만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진=이재문 기자
친명계 지도부는 의원 전원과 원외지역위원장들에게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 탄원서를 작성해 25일 오전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하는 등 가결표 색출 시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결국 비명계 송갑석 의원은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났다. 친명의 과도한 ‘비명계 때리기’에 내홍은 더 커지는 양상이다.

◆친명으로 전력 질주하는 野

김민석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하고 선명하게 이재명 대표와 당을 지키겠다”며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당내 이탈표와 관련, “여당과의 정치적 협잡”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남인순 의원도 ‘이재명 사수’를 전면에 내걸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검찰을 앞세운 부당한 야당탄압에 맞서 이 대표와 당을 지키는 일에 헌신하고자 결단했다”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홍익표 의원은 별다른 공개 메시지를 내진 않았지만 그 역시 친명계 후보로 분류되는 인사다.

친명계 지도부는 기각 탄원서 연서명을 제출하라며 사실상 가결표 색출에 나섰다. 민주당은 탄원서를 통해 “이 대표를 구속한다면 입법부 활동이 마비될 수 있다”면서 이 대표가 △별다른 과오 없이 당무를 해결하고 있고 △검찰 소환과 재판에 성실히 응했으며 △이 대표 부재 시 선거 업무에 지장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당대표에 대한 검찰의 부당한 구속영장 청구 기각 탄원 요청의 건’ 공문을 발송, 25일 오전까지 위원회별로 탄원서 연서명을 받아 조직국에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당 사무총장이 탄원서 제출 명단을 취합하는 만큼, 사실상 미제출자에게 공천 불이익을 예고한 셈이다.
24일 서울 강서구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자 선거사무소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 탄원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 최측근 강위원씨가 주축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가결 표를 던진 이들을 겨냥, “구한말 매국노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며 “민주당에 있을 이유가 없다. 서둘러 당을 떠나라”고 밝혔다. 특히 설훈·이상민·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출당을 요구했다. 이 대표에게 쓴소리하던 이들이 ‘매당행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이유에서다. 강씨는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에 임명된 최측근으로 한총련 5기 의장을 지낸 바 있다.

비명계 최고위원이던 송갑석 의원은 23일 사의를 표했다. 송 의원은 지난 3월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됐다. 지난 2월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까스로 부결된 뒤, 이 대표가 내놓은 화합책의 일환이었다. 또 다른 비명계 최고위원인 고민정 의원도 자진 사퇴 가능성이 있다. 고 의원은 지난 22일 “당원의 지지로 탄생한 최고위원이 당원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는 건 이미 신임을 잃은 것이다. 당원 판단에 따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당 아닌 조폭” 비판받는 野

이 대표는 전날 24일째 이어가던 단식을 중단하며 회복 치료를 받겠다고 밝혔다. 영장실질심사에 직접 출석해 구속을 피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드러난 당 분열에 대한 조기 수습이 필요하다는 의미로도 보인다.

그러나 이 대표의 장기 단식은 결과적으로 정치적 악수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잖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을 포기한다고 밝혔다가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 직전 부결을 호소했다. ‘말을 바꿨다’는 비판과 함께 20여일간 이어온 자신의 단식이 결국 ‘방탄용’이었음을 자인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4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지난 23일 전면적인 국정 쇄신 및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한 지 24일 만에 단식을 중단한 이재명 대표는 당분간 본격적인 회복 치료와 함께 의료진과 협의해 법원 출석 등 일시적인 외부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1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민주당 안팎에서 벌어진 가결표 색출 움직임을 두고 “양심의 자유가 있는데 가부를 밝혀야 하는가. 당 분위기가 정당이 아니라 조폭 집단이다”고 일갈했다. 진 교수는 CBS 라디오에서 이같이 말하며 “가결되자 거기(이 대표 강성 지지층)서도 울고불고한다. 약간 사이비 종교집단과 같은 현상들이 나타난다”고 꼬집었다.

이날 함께 출연한 비명계 이상민 의원도 “국회법상 분명히 무기명 투표로 한 취지가 있고 법에 그렇게 돼 있어서 그걸 따라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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