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진지하게 검토” 먼저 말 꺼낸 習… 대통령실 “본격 협의”

박지원 2023. 9. 24. 18: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방중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방한 문제 등을 두고 논의했다.

대통령실은 시 주석이 한 총리와 별도 면담을 하고 먼저 방한 문제를 거론한 것을 의미 있는 신호로 보고 중국 측과 협의를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국의 발표문에는 시 주석의 '방한' 관련 언급이 빠지는 등 중국이 밝힌 회담 내용은 한국 측 발표 내용과 온도 차가 있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덕수, 시진핑과 면담
韓 총리 “건강·성숙한 관계 발전”
習 “전략적 동반자로 지속 희망”
韓·日·中 정상회의도 긍정 입장
中 발표문 ‘방한’ 관련 언급 빠져
“정책에 양국관계 중시 반영해야”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방중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방한 문제 등을 두고 논의했다. 한·중 간의 경색된 분위기가 해빙 기류를 맞이할지 주목된다. 특히 시 주석이 우리 측보다 먼저 방한 문제를 거론한 데다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약 10년 만에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될지 이목이 쏠린다.

24일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한 총리는 전날 중국 저장성 항저우 시후 국빈관에서 시 주석과 약 30분간 양자 면담을 진행했다. 한 총리는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난 적이 있지만 면담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오후(현지시간) 중국 항저우 저장성 항저우 시후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기념 촬영을 마친 후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한 총리는 회담에서 “현재와 같은 불확실한 정세와 공급망 불안정 등 다양한 도전과 과제가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상호존중·호혜·공동이익을 추구하고 규칙과 규범에 기반한 건강하고 성숙한 관계 발전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한·중 양국이 이사 갈 수 없는 좋은 이웃으로서 앞으로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양측은 한·중 간의 경제 협력이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이라는 점에 의견을 모았고 산업협력 및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협상 등에서 협력해가는 한편 문화적·인적 교류도 증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시 주석의 방한과 한·중 정상회담에 관한 논의도 이뤄졌다.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전날 기자단과의 브리핑에서 “시 주석의 방한 문제는 우리가 거론하기 전에 시 주석이 먼저 말했다”며 “방한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박근혜정부 시절이던 2014년 이후 방한하지 않았다. 이번 방한이 성사된다면 약 10년 만에 한국을 찾는 셈이다.

시 주석은 한·일·중 정상회의에 대해서도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시 주석은 “적절한 시기에 정상회의의 개최를 환영한다”고 말했고 이에 한 총리는 26일 열리는 한·일·중 고위급회의(SOM)를 시작으로 외교부 장관 회의에 이어 조속히 정상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시 주석 방한 성사를 위한 본격적인 협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중국 항저우 저장성 항저우 시후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면담을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시 주석의 방한을 기대한다는 의사 표현을 세 차례 공개적으로 표명했으나 그간 뚜렷한 진전은 없었다. 대통령실은 시 주석이 한 총리와 별도 면담을 하고 먼저 방한 문제를 거론한 것을 의미 있는 신호로 보고 중국 측과 협의를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일 간 강력한 협력 체제를 구축한 윤 대통령은 차기 외교의 초점을 중국에 맞추는 모양새다.

다만 중국의 발표문에는 시 주석의 ‘방한’ 관련 언급이 빠지는 등 중국이 밝힌 회담 내용은 한국 측 발표 내용과 온도 차가 있었다.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630자 분량 면담 결과 발표문에 따르면 시 주석은 한 총리에게 “한국이 중국과 함께 중·한 관계를 중시하고 발전시키겠다는 것을 정책과 행동에 반영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우호 협력의 큰 방향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한 경제는 밀접하고 산업망과 공급망이 깊이 융합돼 양국이 상호 이익 협력을 심화해야 계속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8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공고화한 한·미·일 3각 공조, 반도체법 ‘가드레일’ 조항을 포함한 미국의 대중 첨단 기술 견제 등과 관련해 한국이 안보·경제 분야에서 미국 움직임에 맹목적으로 동참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 메시지가 담긴 ‘뼈 있는 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지원·유태영·이현미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