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도권 쥐는 美…"先성장, 後규제"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3. 9. 2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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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디지털질서 경쟁, 빅테크 본산을 가다
"인공지능은 도구일 뿐…기업 자율관리 가능"
통제 대신 혁신에 초점, 美 정계 초당적 협력

"인공지능(AI)은 모두에게 엄청난 기회를 가져다줄 것입니다. 다만 자동차는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에 빨리 달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미국 하원 과학·우주·기술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조 로프그린 의원(민주당)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회 회의실에서 매일경제를 비롯한 12개국 언론사 기자들과 만나 AI 규제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로프그린 의원은 "우리는 (AI와 관련해) 일정 부분에서 제한을 설정할 필요가 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면서 "AI의 발전이 너무 빠르고 복잡하기 때문에 미국뿐 아니라 다른 어떤 정부도 AI의 모든 발전을 따라잡겠다는 것은 좋은 접근 방식이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짜뉴스와 저작권 침해, 비윤리적 이용을 포함한 문제 때문에 AI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유럽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빅테크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규제안 마련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미국 주도의 국제 공조를 강조했다. 그는 "AI가 인류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를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뿐 아니라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경쟁이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군사·안보와 직결되는 국가 간 패권 경쟁으로 치닫는 가운데 관망을 끝낸 미국 정치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규제의 방향성은 자국 빅테크를 상대로 '채찍'만 휘두르는 것에서 벗어나 미국 주도의 '룰 세팅'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AI 주도권을 위해 규제보다 산업 육성에 중점을 두면서 저작권 논란을 비롯한 사회적 부작용에 대해선 기업이 자율적으로 규제하는 일종의 '정제된 운동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AI를 대하는 미국 정계의 입장은 초당적이라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테드 류 하원의원(민주당)은 "AI는 지각이 있는 존재가 아닌 도구일 뿐이며 도구에는 정파성이 없다"면서 "기술은 초당파적인 지지를 받는 분야"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7~15일 미국 주도의 AI 규제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전 세계 12개국 대표 언론을 초청해 정부, 정치권, 학계, 산업계 주요 인사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매일경제는 한국 언론사로는 유일하게 초청을 받았다.

[워싱턴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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