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막고 번영 일군 위대한 동행 … 한미동맹 아직도 젊다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강계만 특파원(kkm@mk.co.kr) 2023. 9. 2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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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이후 크고 작은 북한의 도발이 있었지만 전쟁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한미동맹의 힘이다."(임호영 한미동맹재단 회장)

"한미동맹은 '70 years old'가 아니라 '70 years young'."(안호영 전 주미 대사)

"동맹 관계를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 양국이 계속 노력해야만 한다."(톰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

오는 1일 한미동맹이 70세가 된다. 1953년 10월 1일 미국 워싱턴에서 당시 변영태 외무부 장관과 존 포스터 덜레스 미국 국무장관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서명한 지 벌써 70년이 흐른 것이다. 70주년을 맞아 인터뷰에 응한 한미 양국 인사들은 한미동맹이 끊임없는 도전을 극복하며 현대사에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미동맹 역시 노력 없이 제자리에 머무는 것은 아니며 공통의 국익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4일 임호영 한미동맹재단 회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한미동맹이 지난 70년간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전쟁을 막아낸 '안전판'이었다고 단언했다. 임 회장은 한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막을 수 있도록 미국으로부터 확실한 안보 장치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맹이라면 절실한 안보상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한미가 유사시 핵무기 지원을 약속하는 '확장 억제'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미국·영국·호주의 오커스(AUKUS)처럼 핵추진잠수함 기술 협력까지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한국도 주한미군의 안정적인 훈련·주둔 여건을 보장하며 동맹으로서의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 정상화와 훈련장 확보에 소극적이었던 점을 비판했다. 임 회장은 "전 세계에서 실제 군사작전을 펼치는 미군은 훈련이 그 어느 부대보다 중요하다"면서 "국내 정치적 이해관계를 앞세워 동맹을 힘들게 만들어서는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안호영 전 주미 대사는 인터뷰에서 "한미동맹은 '70 years old'가 아니라 '70 years young'"이라고 했다. 그는 "한미동맹이 젊고 강한 동맹이 된 것은 도전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도전을 잘 극복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안 전 대사는 한미가 1970년대의 데탕트(긴장 완화)부터 냉전 종언 그리고 냉전 부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도전을 이겨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한미동맹이 평화와 번영의 든든한 기반이 됐다는 것이다. 과거 일부 미국 정권이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카드를 꺼냈지만 고비를 어렵게 넘겼다. 한국에서도 역대 정권에서 이른바 '중국 경사론'이 불거지거나 한미동맹을 경시하는 조짐이 있을 때 여론의 비난을 감수한 인사들이 제 목소리를 냈다. 안 전 대사는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등 올바른 제도와 가치를 선택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톰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한미동맹이 군사·안보 분야를 넘어 경제·통상·문화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번 회장은 "한미 관계는 양국에서 정치적 요인으로 발생한 많은 도전에 맞서 굉장히 탄력적이라는 것을 증명하면서 다각적 관계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 뉴욕시가 한국국제교류재단, 민간 기부자 등과 함께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한국 컬렉션을 늘리기 위한 펀드를 출범시켰다고 소개했다. 또 항공·바이오 사업 등에서 파트너십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번 회장은 최근 한국 기업이 미국 조지아주에만 170억달러(약 22조7200억원)를 투자하며 첨단 산업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동맹 초기 미국 원조에 의존했던 한국 경제가 이제는 공생과 혁신의 호혜 관계로 바뀌고 있다"고 호평했다.

[김성훈 기자 /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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