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음원 플랫폼, 유튜브뮤직에 도전장
벅스, 큐레이션만 해도 포인트
유튜브, 월이용자 600만 넘자
국내 기업 소비자 잡기 나서
"원래 있던 노래를 다른 음악가가 자신의 스타일로 다시 불러도 수익을 받을 수 있다."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음악 전용 스트리밍 서비스인 '유튜브뮤직'이 빠르게 국내 음원 시장을 잠식해가는 가운데 우리나라 토종 플랫폼이 '리메이크(2차 창작물)' 곡에도 수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 자회사 드림어스컴퍼니가 운영하는 음원 플랫폼 '플로'는 최근 업계에서 처음으로 해석곡인 커버곡에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플로 가입자라면 누구든 직접 부른 커버곡을 올릴 수 있으며 이는 원곡 제목을 검색할 때 함께 노출된다. 플로는 창작자의 커버곡이 재생되는 횟수당 수익 정산을 제공하는 'PPS(Pay Per Stream)' 방식을 적용했다. 유튜브뮤직의 PPS는 0.0005~0.003달러(약 0.6~4원) 선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커버곡을 부른 사람에게는 수익이 지급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음악 업계에선 플로 서비스가 저작권 문제로 커버곡 창작자 콘텐츠나 채널이 차단되고 수익이 공유되지 않던 점과 대조적이라고 평가한다.
현재 플로에서는 유명 커버곡 유튜버는 물론이고 현역 가수, 실용음악과 학생, 보컬 커뮤니티 출신의 신생 음악 창작자가 활동하고 있다. 드림어스컴퍼니가 특정 곡 청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원곡을 들은 이용자가 그러지 않은 이용자와 비교해 해당 원곡의 커버곡을 6~8배 많이 청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드림어스컴퍼니 관계자는 "내가 알던 원곡의 색다른 버전을 청취하려는 이용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T 계열 지니뮤직은 누구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편곡으로 돈을 버는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지난달 AI 기반 디지털 악보 편곡 서비스 '지니리라'를 시범 공개하면서다. 음원 파일을 올리면 AI가 즉석에서 악보를 그려주고, 이용자가 그 악보를 편집할 수 있다. 현재 지니리라로 새롭게 생성된 악보는 1만8000여 건에 달한다. 클릭 한 번으로 가요를 모차르트, 베토벤 같은 클래식을 포함한 20여 가지 스타일로 순식간에 편곡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지니리라는 이용자가 편곡한 음원을 출시하고, 수익이 나면 원작자에게도 배분하는 투명한 정산 시스템을 연내 구축한다.
NHN벅스가 운영하는 벅스에서는 이용자 큐레이션 플레이리스트 '에센셜(essential;)'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했다. 에센셜은 '뮤직PD'로 대표되는 이용자가 상황별로 직접 고른 음악과 감각적인 로고 디자인, 주제에 꼭 맞는 세련된 배경화면으로 인기를 얻었다. 뮤직PD는 활동 실적에 따라 현금으로 인출 가능한 포인트, 음악 이용권을 비롯해 다양한 보상을 받는다. 에센셜은 2019년 6월 개설된 뒤 현재 유튜브 구독자 120만명을 넘겼다.
국내 토종 플랫폼이 새 먹거리를 찾는 데 분주한 것은 유튜브뮤직의 급격한 성장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8월 유튜브뮤직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604만명으로 전년(약 466만명)보다 30%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멜론 이용자는 약 733만명에서 677만명으로 감소했고 지니뮤직과 플로도 각각 357만명과 253만명에서 322만명, 210만명으로 줄었다. 다만 이른바 '충성 이용자' 비중은 국내 플랫폼이 유튜브뮤직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전체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가운데 1년간 매달 한 번 이상 사용한 이력이 있는 이의 비중은 멜론이 33.7%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벅스(33.1%), 플로(30%), 지니뮤직(26.7%) 순이었다. 유튜브뮤직은 20.9%로 6위에 그쳤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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