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한국 온 미키마우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주, 한국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디즈니 100주년을 기념해 디즈니를 대표하는 '미키 마우스'와 '미니 마우스'가 한국을 방문한 것이다. 한국에 최초로 함께 방문한 미키 마우스와 미니 마우스는 팬들과 직접 만나 인사를 나누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등 특별한 시간을 보내며 한국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이외에 다문화가정 아동들의 추석 문화 체험 행사에도 깜짝 등장해 어린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안겨주고 돌아갔다.

1928년 데뷔한 '미키 마우스'는 아흔 살이 넘은 캐릭터계의 '원조'다. 월트 디즈니는 만화가를 꿈꾸던 청년 시절, 사무실이었던 지하창고에서 마주치던 쥐를 소재로 이 캐릭터를 탄생시켰다고 한다. '미키 마우스'는 대공황으로 어렵던 시절 유머와 긍정적인 에너지로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주었다. 이때부터 현대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산업 부흥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이야기들 속에서 새로운 캐릭터들이 계속 탄생한다. 하지만 '미키 마우스'처럼 시대의 흐름을 타지 않고 꾸준히 사랑받아온 캐릭터는 많지 않다. 이 같은 캐릭터들은 오히려 시간이 흐르면서 미디어와 문화 트렌드의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변주되어 다양한 팬층을 형성했다.

시대를 넘어 사랑받는 캐릭터들에게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개성 있는 성격과 풍성한 서사는 캐릭터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공감과 감정 이입을 가능케 한다. 캐릭터의 확장 가능성도 중요한 요소다. 다변화하는 미디어 시대에 사람들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즐기는 것을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경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콘텐츠가 서로 공유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캐릭터가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다.

최근 기업과 단체에서는 캐릭터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 캐릭터와 협업을 하거나 브랜드를 대표하는 새로운 캐릭터들도 등장한다. 초대형 캐릭터 전시나 팝업스토어가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소셜미디어 인증샷 성지로 떠오르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캐릭터 하나가 엄청난 광고 효과를 주게 되는 경우다.

캐릭터를 활용한 브랜딩은 늘어날 것이다. 단발성으로 소비되는 캐릭터가 아닌 정서적 교감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동시에 다양한 플랫폼으로의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 전 세계인들에게 세대를 거듭해 꾸준히 사랑받는 캐릭터들을 더 많이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소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