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개인투자용 국채 판매' 은행도 허용···증권사 줄포기
금융지주, 은행이 입찰에 유리 판단
NH·KB증권 등 참여 계획 유보
채권시장 급성장에 새 먹거리 부상
농협·국민銀·미래에셋·삼성證 경쟁
내년 출범할 개인 투자용 국채 시장에 정부가 일부 은행들의 진출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 산하 대형 증권사들은 내년 초 기획재정부의 개인 투자용 국채 판매 대행 기관 선정 경쟁에서 발을 뺄 것으로 알려졌다. 날로 커지는 개인들의 채권 투자 시장을 놓고 미래에셋·삼성증권(016360) 등 전업 증권사와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 증권·은행간 한 판 승부가 주목된다.
2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증권사들을 상대로 비공개 설명회를 열고 개인 투자용 국채 판매 대행 기관에 은행을 포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이 자리에서 내년 1월 진행하는 공개 경쟁입찰에서 증권사와 은행들 중 1곳만 판매 대행기관으로 선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기재부는 은행이 증권사에 비해 제한적인 투자중개업 인가만으로 개인 투자용 국채 판매 위탁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유권 해석을 금융위원회에 요청했다. 금융위는 일부 국고채 전문딜러(PD) 자격이 있는 은행은 기존 투자중개업 인가 만으로도 해당 업무가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기재부에 이를 전달했다. PD로 지정된 은행은 현재 KB국민과 기업·NH농협·하나·산업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크레디 아크리콜(CA·서울지점) 등 7개사다. 최근 기재부는 이들 은행을 대상으로도 개인 투자용 국채 판매 대행 업무와 관련한 설명회를 연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 투자용 국채는 개인만을 대상으로 한 10년·20년 만기 국채 투자 상품이다. 일반 국채와 달리 원금이 보장되고 만기 보유 시 복리 이자에 가산금리와 분리과세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기재부는 대형 투자기관 위주인 국채 시장에서 개인의 투자 기회를 늘리려 개인 투자용 국채를 내년 상반기 도입·발행하기로 했다. 개인의 채권 투자는 올 들어 24일까지 27조 5915억 원에 달할 만큼 급증하고 있다.
개인 투자용 국채는 기재부가 직접 발행하고 입찰 대행 기관 1곳이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청약을 받아 쪼개 파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기재부는 당초 투자 중개업 인가를 받아 직접 채권 판매가 가능하고 공모주 청약 등 입찰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증권사에만 판매 대행을 맡길 계획이었다.
기재부가 내년 1월 진행할 개인 투자용 국채 판매 대행 기관 경쟁 입찰에 은행도 참여할 길이 열리자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줄줄이 입찰 참여를 포기하는 분위기다. 은행이 증권사보다 개인 고객과 점포 수가 훨씬 많아 경쟁에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NH투자증권(005940)과 KB증권 등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최근 수개월 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국채 판매 위탁 기관에 도전하려 했으나 사업 추진을 중단하고 해당 업무를 은행에 넘기는 방향으로 지주사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은 비이자 수익을 늘릴 절호의 기회여서 개인 투자용 국채 판매 대행 기관으로 선정 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은 현재 증권사로부터 국채를 받아와 신탁 등의 형태로만 판매 가능한데 개인 투자용 국채 판매를 대행하면 관련 업무의 폭이 넓어지고 추가 고객 유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전국 점포망이 가장 잘 갖춰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이 개인들의 국채 투자 접근성을 확대한다는 정부 방침에도 부합해 공을 들이고 있다.
증권업계 1위인 미래에셋증권과 개인 자산가들의 영업에 경쟁력이 강한 삼성증권도 대형 은행의 참전에 입찰에서 고전이 예상되지만 쉽사리 은행에 새 먹거리를 내주지 않겠다는 각오로 최종 입찰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PD 업무 자격이 없는 신한은행을 대신해 신한투자증권도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개인 투자용 국채 판매 대행 기관 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채윤 기자 cha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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