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칼럼]화학산업 탈탄소 3대 전략

2023. 9. 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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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영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변호사

화학산업은 석유제품이나 천연가스를 원료로 합성수지(플라스틱), 합성섬유(폴리에스터·나일론) 원료, 합성고무, 각종 기초 화학제품 등을 생산해 낸다. 국내 화학업체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산업부문에서 철강업종에 이어 두 번째로, 간접 배출량까지 포함하면 총배출량의 14.8%다. 게다가 전체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 화학산업은 생산과정 배출량보다 원료인 화석연료 추출과정과 화학제품 사용 후 폐기과정에서의 배출량이 최대 3배 더 크다. 생산 과정뿐 아니라 전주기 과정에서 감축 경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유럽연합(EU)은 배출권거래제를 개정해 2040년까지 유럽 산업계가 기후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배출량 감축 경로를 제시한다. 이는 화학산업도 마찬가지다. 또한 EU 집행위원회가 제시한 'REPower EU' 계획에 따라 천연가스 사용량 감축에 기여하기 위해 독일 산업계는 2030년까지 천연가스 소비량을 약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그동안 무상할당 적용을 받던 유럽 화학업체들도 이러한 신호에 따라 발빠르게 탈탄소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의 대표적 기후보호 싱크탱크 아고라 에네르기벤데가 올해 7월 발간한 보고서는 화학산업의 가치사슬별 탄소중립 전략에 대해 꽤 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먼저 산업공정에서 히트펌프, 전기 보일러, 용광로 및 기타 기술을 통해 산업 공정 열을 직접 전기화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는 대형 히트펌프를 통해 냉각수 시스템 폐열을 열원으로 사용해 재생가능 전기에서 증기를 생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히트펌프는 물을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퍼 올리는 물 펌프와 같이 열을 저온 측에서 고온 측으로 이동시키는 장치이다. 히트펌프는 연소 과정이 아닌 대기의 공기열, 수열, 지열 등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다. 또한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기 생산은 변동성이 있다는 약점을 극복하게 위해 운영 유연성을 높이고 저장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두 번째로 폐기과정에서의 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순환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 화학산업은 화석연료를 화학물질로 가공하고 그 수명이 다하면 이를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선형 가치사슬에 기반한다. 폐기과정에서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를 순환 가치사슬로 전환해야 한다. 단순히 폐기과정에서의 재활용뿐 아니라 설계단계에서부터 재활용, 수리 용이성이 고려돼야 한다. 또한 소비자 단계의 경우 사전 분류를 장려할 수 있는 인센티브 정책이 동반되어 재활용을 활성화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소비자 단계에서 물질의 장기적 사용, 플라스틱 대체품 활용, 소비 감소 등이 동반돼야 한다.

세 번째로 원료 측면에서 석유나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원료로부터 탈피하고, 재생가능한 원료 등 대체 탄소 공급원을 모색해야 한다. 플라스틱 폐기물의 기계적·화학적 재활용을 늘려 순수 화석연료 사용을 상당부분 대체해야 한다. 글로벌 화학회사 다우(Dow)는 2030년까지 연간 300만톤의 재생가능한 원료를 생산하는 순환경제 솔루션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폐기물을 수집, 재사용 혹은 재활용하고 플라스틱 폐기물을 대체 원료로 변형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재생가능한 수소와 결합해 탄화수소를 생산하거나 바이오매스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바이오매스란 태양에너지를 광합성에 의해 저장·이용하는 동물, 식물, 미생물의 유기물량으로 그 양이 한정적이고, 생태계 훼손 등 다른 환경가치와 충돌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바이오매스는 화학 산업 전반에 활용될 수 있는 중요한 공급 원료이기는 하나 대안이 없거나 더 효율적인 탈탄소화 옵션이 존재하지 않는 분야에 우선 활용돼야 한다.

화학산업의 탈탄소를 위해서는 단순히 생산 공정에서의 배출량 관리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전주기 배출 관리를 위해 화학기업은 최종 소비자, 제품 생산자, 폐기물관리업체, 공급 원료를 제공하는 기업 등 전체 가치 사슬에 걸쳐 전략적 제휴를 맺어야 한다.

지현영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변호사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변호사 지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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