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서현의 성장통, 아기 독수리는 더 높은 비상 꿈꾼다…“더 성장한 모습으로, 팬들께 즐거움 드리고 싶다”

김서현(19·한화)은 지난달 17일 창원 NC전에서 데뷔 이후 처음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기회를 얻기까지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던 만큼 간절함도 컸다. 2달여간 2군에서 충실하게 선발 수업을 받았지만, 마음 한편에는 “잘 던질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투구가 좋았던 때를 떠올렸고, ‘서울고 김서현’의 모습을 그렸다. 구위와 제구 등 실력에 자신감이 넘쳤던 그때의 모습을 되찾고 싶었다. 그가 고교 시절과 마찬가지로 ‘아이 패치’를 눈 밑의 부적처럼 붙이고 등판한 이유였다.
첫 단추를 잘 끼우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런 탓인지 평소보다 긴장감이 크게 느껴졌다. 마운드에서 평소 하지 않았던 행동이 불쑥 나왔고, 흔들리던 감정도 좀체 숨기지 못했다. 1실점 하긴 했으나 1회를 유연하게 넘긴 김서현은 2회부터 급격히 흔들렸다. 이번에도 제구가 문제였다. 2회 볼넷 4개를 허용한 그는 결국 2이닝 3안타 4사사구 1삼진 3실점 등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다음 투수와 교체됐다. 이튿날 그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20일 충남 서산에 있는 한화 2군 훈련장에서 만난 김서현은 “제구가 잘 됐던 고등학생 때처럼 자신감 있게 던져보자는 생각이었다”며 “포수 (박)상언이 형이나 (최)재훈 선배님께서 맞아가며 하는 게 훨씬 낫다고 하셔서 가운데만 보고 던지려고 했지만, 2회 들어 바로 무너져 아쉬움이 컸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2023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서현은 최고 시속 150㎞ 후반의 빠른 공을 던지는 특급 유망주다. 그는 전반기 5월까지만 하더라도 팀의 핵심 계투 요원으로 활약하며 자신이 가진 재능을 마음껏 뽐냈다. 그러나 6월 들어 제구 난조가 찾아왔고, 결국 2군으로 내려가 영점을 잡는 훈련에 매진했다. 선발 수업도 이때부터 받았다.
김서현은 “직구보다는 변화구 위주로 카운트를 잡았는데, 6월에 확 무너지고 나니까 프로의 벽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벽’을 아직 넘지 못했지만, 자신을 가로막은 장애물과 부딪히는 과정에서 배움을 구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최적화된 팔의 각도를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중이다.

김서현은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짙은 ‘루키 시즌’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는 곧 2024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좌완 황준서(장충고)를 후배로 맞이한다. 또 하나의 ‘특급 재능’이 새로 팀에 합류하는 만큼 조급함이 생길 법한 상황.
김서현은 “내가 가진 것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좋은 능력을 갖춘 친구들이 들어오는 것에 신경 쓰지 않고, 나와 후배들이 함께 성장할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1군에서 팬 서비스가 좋은 것으로 유명했던 김서현은 팬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고 이야기했다. 그는 “그동안 팬들에게 힘내라는 응원 메시지를 정말 많이 받았다. 팬 서비스에 대한 보답처럼 느껴졌고, 큰 힘이 됐다”며 “다음 시즌에는 지금보다 더 성장한 모습으로, 팬들이 항상 즐거워할 수 있는 야구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서산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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