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테크’와 김영란법 상향 조정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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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테크'는 명절 선물과 재테크를 합친 신조어다.
캔햄·참치캔 등 보관 기간이 다소 긴 가공식품을 명절 선물로 받는 경우가 많은 탓에 이를 중고거래로 되팔려는 사람이 늘면서 생긴 말이다.
명절테크가 늘면서 당근(당근마켓)이나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표준시세까지 형성되고 새로운 지표도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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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치솟는 물가]
‘명절테크’는 명절 선물과 재테크를 합친 신조어다. 캔햄·참치캔 등 보관 기간이 다소 긴 가공식품을 명절 선물로 받는 경우가 많은 탓에 이를 중고거래로 되팔려는 사람이 늘면서 생긴 말이다. 한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공식품 명절 선물세트 시장 규모는 1조134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테크가 늘면서 당근(당근마켓)이나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표준시세까지 형성되고 새로운 지표도 생겨났다. 스팸이나 참치 등과 코스피를 합친 ‘햄스피’와 ‘참스피’가 그것이다. 평소엔 100g당 1500~1600원이던 햄스피가 공급이 대폭 늘어나는 명절이 되면 1천원 언저리까지 떨어지는 식이다. 최근엔 스팸 계산기도 등장해서 인기다. 이 계산기에 따르면 스팸 100g당 가격이 1250원이면 ‘그저 그런 가격’, 1100원이면 ‘중박 가격’, 950원이면 ‘대박 가격’, 850원이면 ‘역대급 가격’이란다.
올해 추석을 앞두고도 중고거래 플랫폼엔 선물세트 판매 글이 수백건씩 올라오고 있다. “스티커도 안 뗀 미개봉 상품” “깨끗한 쇼핑백 포함” “소비기한 넉넉” 등 구매를 유도하려 내세운 장점도 각양각색이다. 중고거래를 통해 들어온 선물을 팔고, 필요한 선물을 구매하는 ‘선물 돌려막기’도 흔한 일이 됐다.
명절테크라는 신조어의 유행은 대량 물품을 소모하기 힘든 1인 가구의 증가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치솟는 물가와 경기 침체 속에 불필요하거나 취향에 맞지 않는 선물을 과감히 처분해 현금화하려는 ‘알뜰족’이 늘어난 현실과 관계가 깊다. 선물한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 억지로 사용하거나 쓰임새가 생길 때를 고려해 보관했던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풍조다.
반면, 한편에선 올해 김영란법상 농·축·수산물 선물 가격 상한선이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조정됨에 따라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이 고급 선물세트 준비 수량을 대폭 늘렸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백화점마다 400만원짜리 굴비세트, 300만원짜리 한우세트, 1억원짜리 위스키 세트 등을 앞다퉈 내놓았다는 보도도 나온다. 단돈 1만~2만원이 아쉬워 명절테크에 나서는 서민들에게 이런 풍경은 딴 세상 얘기처럼 느껴진다. ‘누구를 위한 김영란법 상향이냐’는 푸념까지 나오는 터다. 단순히 ‘양극화’라는 말로 갈음하기 어려운 엇갈린 한가위 풍경에 입맛이 씁쓸한 요즘이다.
유선희 산업팀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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