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콩고기’ 맛없다고 했어”…진짜 고기맛 다 따라잡았다는데

송경은 기자(kyungeun@mk.co.kr) 2023. 9. 2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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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푸드 식물성 대안식
‘유아왓유잇’ 체험해보니
대두로 만든 양념육·햄 등
강한 소스없이 고기맛 살려
다양한 세계음식으로 탄생
식물성 가정간편식 3종도
신세계푸드가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오픈한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 매장에서 주문한 식물성 ‘분짜 짜조 채소 트리오’ ‘멘치카츠 샌드위치’ ‘아보카도 햄 포케 볼’. 송경은 기자
불향이 나는 달달하고 짭쪼름한 돼지고기를 올린 새콤달콤 분짜(베트남식 냉쌀국수), 구운 햄을 가득 담은 포케(하와이식 샐러드),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갈아 바삭하게 튀긴 커틀렛으로 만든 멘치카츠(일본식 튀김), 잘게 다져 볶은 돼지고기가 감칠맛을 내는 탄탄면(중국식 면요리)…. 외식을 한다면 각기 다른 식당에서나 찾을 수 있을 법한 메뉴들이 한 곳에 모였다. 이들 음식의 공통점은 식물성 대안육(육류의 풍미와 식감 등을 모사한 식물성 단백질)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신세계푸드가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첫 매장을 오픈한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YOU ARE WHAT YOU EAT)’은 식물성 식재료를 활용해 만든 20여 종의 다양한 요리를 선보였다(▶9월 18일자 A18면 보도).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라는 의미의 유아왓유잇은 신세계푸드가 ‘더 나은 나와 지구를 위한 맛있는 식물성 대안식’을 콘셉트로 개발한 브랜드다. 회사가 지난 2021년 출시한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 제품은 물론 식물성 치즈, 오트밀크 등 대안식품을 기반으로 가정간편식(HMR)과 외식 메뉴를 선보인다.

유아왓유잇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비건(채식) 푸드가 아닌, 평소 즐겨 먹던 음식을 식물성 식재료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식물성 식단의 저변을 넓혀 꼭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유아왓유잇 매장은 대안식을 개발해 판매하는 데 있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마련된 공간으로 외식사업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첫 간편식 제품으로는 식물성 ‘런천 김치덮밥’ ‘볼로네제 라자냐’ ‘라구 리가토니 등’ 3종을 내놨다.

지난 23일 점심시간에 찾은 유아왓유잇 매장 안팎은 20·30대를 중심으로 대안식을 경험해보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서울 서초구의 30대 직장인 이 모씨는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이라면 콜레스테롤이나 칼로리가 적은 식물성 음식이 건강에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매장 앞에서 한 번씩 발걸음을 멈춰 기웃거리길 반복했고 매장 앞에 비치된 리플릿을 챙겨가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매장 오픈 후 첫 3일 동안만 약 1000명의 고객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한 명은 외국인이었다”고 전했다.

서울 코엑스몰에 문을 연 신세계푸드의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의 매장 내부. 송경은 기자
기자는 ‘트러플 자장면’ ‘아보카도 햄 포케 볼’ ‘분짜 짜조 채소 트리오’ 등 3가지 100% 식물성 시그니처 메뉴와 대안육 멘치카츠를 이용해 만든 식물성 ‘멘치카츠 샌드위치’를 맛봤다. 대체로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에 가까웠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분짜 짜조 채소 트리오와 멘치카츠 샌드위치는 대안육 특유의 대두향이 아예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분짜와 짜조에 들어간 돼지고기 대안육은 각종 채소와 느억맘 소스, 고수와 잘 어우러져 조화로운 맛을 냈고 실제 돼지고기처럼 느껴졌다. 샌드위치에 들어 있는 멘치카츠 역시 바삭하면서도 양파 등과 조화롭게 섞인 대안육이 부드럽고 촉촉하게 입안을 감쌌다.

그동안 대안육을 활용한 기존 음식들은 대부분 대두향을 가리기 위해 제육볶음이나 함박스테이크의 소스를 자극적으로 만드는 등 간과 양념을 세게 했었다. 반면 유아왓유잇의 음식들은 대안육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적당하거나 오히려 슴슴한 듯 약한 간에 풍부한 채소를 곁들여 더 건강한 맛을 냈다. 그만큼 대안육 자체의 기술력을 한층 더 끌어올린 셈이다.

유아왓유잇은 채식주의자만을 위한 음식이 아닌 만큼 최소한의 동물성 식재료를 곁들여 만든 메뉴들도 운영하는데 이들 음식 역시 대안식의 문턱을 크게 낮추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멘치카츠 샌드위치의 경우 튀김용 빵가루에 우유가 함유돼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좀 더 익숙한 맛을 느낄 수 있고, 식당 입장에서는 아직까진 식물성 식재료의 원가가 높은 만큼 일부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유아왓유잇 매장에서 판매하는 메뉴는 한 끼 식사로 충분한 일품요리와 디저트, 음료로 구성됐다. 가격대는 단품 식사 메뉴가 9800원~1만4800원, 음료가 2500~4500원 수준으로 코엑스몰 내 다른 외식 매장들보다 비슷한 수준이다. 디저트로 제공되는 식물성 프랑크 핫도그는 2200원, 설탕·계란을 사용하지 않은 식물성 브라우니&오트푸딩은 6500원에 판매된다. 신세계푸드는 향후 매장에서의 고객 반응을 토대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간편식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신세계푸드가 이달 새롭게 선보인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 매장 한편에 대안육 런천 김치덮밥 등 식물성 가정간편식(HMR) 제품이 진열돼 있다. 이들 제품은 유아왓유잇 매장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도 판매된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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