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선거 주기 달라"…예산 삭감 부정적 결과 우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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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기초과학 분야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는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인터뷰를 갖고 정부의 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한국의 친한 연구자들이 최근 어렵다고 이야기한다"며 "전반적으로 한국 과학계에 타격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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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트 "기초과학 시간 필요…정부 투자해야 하는 이유"
레빗 "미래 중요한 건 교육·과학기술 투자"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한국의 기초과학 분야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는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인터뷰를 갖고 정부의 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한국의 친한 연구자들이 최근 어렵다고 이야기한다"며 "전반적으로 한국 과학계에 타격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노벨상 수상자의 대중 강연 행사인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3' 참여를 위해 방한한 그는 정부가 과학 투자를 줄이는 것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 문제라고 짚고 근본적 이유로 과학적 발전과 선거의 주기가 다르다는 점을 꼽았다.
노보셀로프 교수는 "즉각적 결과가 없고 4~5년 만에 과학적 결과물을 내기 힘들기 때문에 항상 과학계는 남은 예산을 할당받는다"며 "새로운 사실은 아니지만 안타깝다"고 말했다.
2006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조지 스무트 홍콩과학기술대 교수도 정부가 긴 호흡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무트 교수는 "기초과학에 투자하면 100배 넘는 이득을 볼 수 있지만 문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 기업은 이득이 필요하지만, 정부는 장기적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보셀로프 교수는 2016년부터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훈교수를 맡고 있고, 스무트 교수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이화여대에서 초기우주과학기술연구소 소장을 맡는 등 두 교수는 한국과 인연도 깊다.
스무트 교수는 한국에 처음 왔을 당시 과학 발전과 인재 양성에 대해 고민하며 대대적 투자를 시작한 데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당시 투자가 한국 경제발전의 주역이 됐다고 짚었다.
그는 "한국처럼 천연자원이 없는 국가가 기술에 투자하면서 경제 10위권 국가가 됐다"며 "한국처럼 인력이나 인재에 의존하는 국가는 기초과학을 통해 발견하고 다양한 상품화를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는 경제 발전을 위해서라도 기초과학에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무트 교수는 이화여대에서의 경험을 소개하며 "최첨단 시설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학생들도 많이 양성해 한국에서만 교수 3명을 키웠는데 안타깝게도 작년에 이 프로젝트가 마감됐다"며 "정권이 바뀌면서 그런 것 같은데 과학자들은 조언과 자문 역할만 할 수 있고 투자해달라 강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화학상 수상자들도 R&D 예산 삭감은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2013년 수상자인 마이클 레빗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번 정부가 R&D 예산을 삭감한 이유가 타당성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삭감이나 예산을 주지 않는 건 결코 좋은 결과를 불러일으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은 예산과 좋은 목적 간 밸런스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과학자들보더 더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미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교육과 과학기술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과학자들의 연구 분야 자율성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2017년 화학상을 받은 요아힘 프랑크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결코 정부에서 하는 과학기술 투자가 과학자들에게 압력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며 "특정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길 바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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