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동맹국 서운하게 말라”…70년 한미동맹, 위기 때마다 지원군 있었다
외교 베테랑이 본 한미동맹 70년
안호영 前주미대사 인터뷰
“주한미군 철수 계획 등 위기때마다
美정부 관료·의회, 韓에 신의 보여줘
한국 놀라운 발전, 한미동맹 덕분”
안호영 전 주미대사는 내달 1일로 70주년을 맞는 한미동맹을 이 같은 한 마디로 요약했다. 안 전 대사는 세계 외교의 ‘총성 없는 전쟁터’인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관계를 진두지휘했던 외교의 야전사령관이었다. 그는 24일 매일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변화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70년 간 지속됐던 도전이 한미동맹을 더욱 젊고 강한 동맹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사는 “한미동맹이 이렇게 강한 것은 도전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한미가 도전을 잘 극복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1970년대의 데탕트(긴장완화) 시기와 냉전의 종언은 물론 최근 신냉전 시기에 이르기까지 도전 속에서 성장·발전한 한미동맹이 6·25전쟁 이후 한국 발전의 든든한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미국 행정부의 주한미군 감축 조치는 양국 간 엄청난 갈등을 낳았지만, 결과적으로 한국군의 현대화와 방위산업 육성을 통해 자주국방의 기틀을 닦는 계기가 됐다고 예를 들었다.
이날 안 전 대사는 한미 양국의 국내 정치도 한미동맹의 도전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미동맹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양측 인사들이 용기 있게 나서 동맹을 지켜내기도 했다.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몇 달러를 위해 동맹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한국에서도 역대 정권에서 이른바 ‘중국 경사론’이 불거지거나 동맹 경시 조짐이 있을 때에는, 여론의 비난을 감수한 인사들이 제 목소리를 냈다.
안 전 대사는 한미동맹의 다음 70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단언했다. 그는 “역대 주한미군사령관들과 대화를 하면 반드시 나오는 이야기는 ‘신뢰가 없는 동맹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인터뷰에서 안 전 대사는 “산업화, 민주화 등 여러 측면에서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70년이었다”며 한미동맹이 이뤄낸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한미동맹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 등 올바른 제도와 가치를 선택했고, 이로 인해 한국인들의 근면성과 창의성이 국가발전에 제대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 전 대사는 인터뷰를 통해 안정적인 한미동맹을 위해서는 한일관계 역시 세심하게 관리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웃을 바꿀 수 없다면 가뜩이나 뒤늦게 내놓은 인도·태평양 전략의 주요 파트너이자 한미일 협력구도의 중요한 한 축인 일본과의 관계가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한일 양국 모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는 “한일 간 역사 문제 등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해야겠지만 그 문제가 안보, 경제 등 중요한 한일 간 전략적 협력을 약화시켜선 안 된다”면서 “양국 모두 갈등과 협력 요소 사이에 방화벽을 세워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악녀의 자식, 자퇴해라”…‘의정부 교사사건’ 학부모 자녀 대학에 대자보 - 매일경제
- 故 이영승 교사에게 400만원 받은 ‘농협 학부모’…“돈 요구한적 없다” - 매일경제
- 이재명 단식 24일 차에 중단…與“꼼수 없이 사법절차 임해야” - 매일경제
- 펀드매니저도 주목한 투자로 인생을 바꿀 ‘3가지 업종’ [자이앤트TV] - 매일경제
- 6만전자 ‘털썩’에 SK하이닉스도 ‘심드렁’…증권가 반색한 이유 - 매일경제
- “게임 30분하고 화상 입을 뻔”...최신 고급폰에 발열 논란 ‘무슨 일’ - 매일경제
- 대학 졸업 후 돈 가장 많이 벌게 해주는 대학은…‘하버드’ 말고 ‘여기’ - 매일경제
- 김기현 “개딸은 한 줌 흙에 불과…버텨봐야 찻잔 속 태풍” - 매일경제
- 중국인이 때리면 86%가 “유죄일 것”…피고인이 한국인이라면 - 매일경제
- 디지털 불꽃놀이부터 가상 현실 점화자까지…볼거리 많았던 개회식 속 눈살 찌푸리게 한 ‘펄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