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다이얼로그] 서울 모인 노벨상 수상자들의 우려 “R&D 예산 삭감 좋은 결과 내지 못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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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과학상을 받은 역대 수상자들이 한 목소리로 한국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심각한 우려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선거를 치르는 주기인 4~5년 만에 과학적인 성과를 내는 건 어려운 일"이라며 "예산 삭감은 한국 과학계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한국의 동료들 사이에 많다. 이런 행사를 통해 정부가 과학계에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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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화학·물리학상 수상자 5人 기자간담회
“기초과학에 대한 장기적인 정부 지원 중요해”
“정부가 특정 분야 연구 압박하는 것도 잘못”
노벨 과학상을 받은 역대 수상자들이 한 목소리로 한국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심각한 우려의 입장을 밝혔다.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30년 넘게 꾸준히 과학예산을 늘려왔고 최근 기초과학 진흥에서 세계적인 모범 사례로 꼽혀온 한국의 이번 급격한 예산 삭감이 자칫 과학에 대한 부정적 신호로 확대 해석될 수 있다는 경고로 보인다.
스웨덴 노벨재단 산하기관인 노벨프라이즈아웃리치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함께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3′을 개최했다. 노벨상의 지식과 가치를 전 세계에 전파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로 한국에서 열린 건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이날 행사에는 5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참여했다. 2017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요아킴 프랑크(Joachim Frank) 컬럼비아대 교수, 2013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레빗(Michael Levitt) 스탠퍼드대 교수, 2006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조지 스무트(George Smoot) 홍콩과기대 교수, 2010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콘스탄틴 노보셀로프(Konstantin Novoselov) 맨체스터대 교수, 1988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하르트무트 미헬(Hartmut Michel) 막스플랑크연구소 소장 등이다.
이들은 행사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R&D 예산 삭감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조지 스무트 교수는 “기초과학은 새로운 과학적 발견 뿐만 아니라 응용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며 “한국처럼 천연자원이 없는 국가는 사람과 과학에 투자해서 새로운 발견을 통해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재에 의존하는 나라는 경제 발전을 위해서라도 과학 발전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도 “과학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라며 “근본적인 이유는 과학의 발전 주기와 각 국가의 선거 주기가 다르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선거를 치르는 주기인 4~5년 만에 과학적인 성과를 내는 건 어려운 일”이라며 “예산 삭감은 한국 과학계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한국의 동료들 사이에 많다. 이런 행사를 통해 정부가 과학계에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조지 스무트 교수도 “기업은 즉각적인 이익을 추구하지만 정부는 장기적인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레빗 교수 역시 “한국 정부는 역사적으로 과학기술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며 “이번 정부의 예산 삭감 결정이 타당한 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예산을 줄이는 게 좋은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인의 입장에서 여러 선택지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겠지만, 내 생각에는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요아힘 프랑크 교수도 “정부의 과학기술 투자나 지원이 과학자에게 압력을 느껴지게 만들면 안 된다”며 “정부가 특정 분야에 대한 연구를 압박하는 것도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국 정부는 R&D 예산을 삭감하면서 12대 국가전략기술 분야에는 투자를 늘렸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과학의 본질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는 게 노벨상 수상자들의 이야기다.
마이클 레빗 교수는 “과학자는 도전하고 실수하고 평가를 받고 하는 일”이라며 “자율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르트무트 미헬 소장은 “주류에 속하지 않는 연구가 장기적으로는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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