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예일대 강단에서 "이민이 저출생 해법"

홍순준 기자 2023. 9. 2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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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예일대 특강에서 한국의 출생률 감소 해법에 관한 질문에 대해 "첫 해결법은 서울시와 정부가 교육을 잘 받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지만 쉽지 않다"며 이민 확대를 두 번째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오 시장은 "매우 민감한 문제라 한국에서 이 이슈를 언급하진 않지만 최근 들어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서울에만 54개 대학이 있고 동남아 학생들이 유학을 많이 오는데 그들이 더 잘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예일대 동아시아 학회 초청으로 마련된 특강에서 오 시장은 30여 분간 '약자와 동행하는 글로벌 도시 서울'이란 주제로 강의했으며, 강의는 영어로 이뤄졌습니다.

교육 분야의 '서울런', 복지 분야의 '안심소득'과 '희망의 인문학' 등 시의 주요 정책을 소개하고 도시 운영의 성공 사례를 공유하며 200여명의 청중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약자 정책 관련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한 한국계 학생이 "한국에서 사회적 격차에 따라 균등한 교육을 받기 어려운데 공교육을 어떻게 개선하면 좋겠냐"고 질문하자 오 시장은 "본질적으로 교육청과 교육부 관할이라 저에게 권한이 없지만 중앙정부에서 정책을 좌지우지할 위치가 된다면 공교육에 조금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여성과 성소수자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이나 한국의 페미니즘에 대한 견해를 묻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오 시장은 "10년 전 여성전용주차장을 만드는 등 여성행복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고 소개한 뒤 "한국에서는 자연스럽게 여권이 급신장하고 있어 10년 뒤면 아주 실질적인 평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다만 기업체 같은 사적 영역에서는 유리천장이 남아 있고 정치 영역에서도 성 평등이 이뤄지고 있지 않아 한국 사회가 조금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평했습니다.

성 소수자의 권리에 대해서는 "민감한 질문이다. 나는 보수당에 속해 있다"고 운을 뗀 뒤 "그들의 성적 취향을 존중해야 하고 그들이 불편함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정하나 한국 사회는 아직 그 문제에 대해 보수적이어서 조심스러운 입장" 이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페미니즘과 관련해선 "한국 사회는 페미니즘이 이상한 부분에서 충돌하고 과격하다. 역사적으로 남성 우위 사회였기에 반작용으로 훨씬 더 공격적인 페미니스트가 생겨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조금 더 평등한 사회가 될 때까지 여러 측면에서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대답했습니다.

한 학생은 오 시장이 10여 년 전 무상급식 논란으로 인해 사퇴했던 일을 언급하며 "당시에는 선택적 복지 편에 섰는데 최근 발표한 대중교통 정책은 보편적 복지로 보여 혼란스럽다"고 질문했습니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반대 측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 구분 없이 공짜 점심을 주자는 것이었고 저는 부자에게 줄 돈이 있으면 가난한 사람에게 학비도 도와주자는 입장이었다"며 "지금도 그 철학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중교통을 일정한 요금만 내면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정책은 가난할수록, 수입이 적을수록,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학생일수록 더 많은 혜택을 받는다"면서 "승용차 운전자는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이 역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강 후 진행된 리셉션 행사에서는 100여 명의 학생이 줄을 지어 오 시장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특강에 앞서 오 시장은 피터 샐러비 예일대 총장과 면담하며 서민·중산층 가정 학생들의 교육 접근성을 높이고자 예일대에서 추진하는 지원 정책 등을 청취했습니다.

샐러비 총장은 "전액 무료 25∼30%, 일부 보조금 20% 등 총 55%의 학생이 어떤 형태로든 지원받아 학교에 다닌다"며 "미국 시민권 여부와 관계없이 국제 학생도 해당한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샐러비 총장은 "유력한 대선 후보라고 들었다. 다음 대선은 언제인가"라고 묻기도 했는데 오 시장은 "저는 4선 서울시장으로서 5선 시장을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답했습니다.

(사진=서울시 제공, 연합뉴스)

홍순준 기자 kohs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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