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조센찡 깃발 흔드는 행인 돌멩이로 내려친 40대 탈북자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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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탈북자가 삼일절 다음날 장터에서 욱일기를 본뜬 그림과 '아리가또', '조센찡' 등의 단어를 쓴 깃발을 든 채 장터를 돌아다닌 60대 남성을 폭행한 혐의(살인미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의정부지법 형사13부(재판장 박주영)는 배심원 평결 등을 종합해 살인미수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으며 특수상해 혐의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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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뉴스1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 A씨는 올해 3월2일 오후 2시15분쯤 경기 파주시의 금촌시장에서 욱일기와 '아리가또, 조센찡' 등이 쓰인 깃발을 들고 돌아다니던 B씨를 발견하고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전 그는 일용직 일자리와 거주지를 구하려고 돌아다니다가 장터에서 국밥에 소주를 먹은 상태로 B씨를 목격하고 "당신 친일파냐, 뭐하는 짓이냐"고 질문했다. B씨는 "야 이 조센징 놈들아"라고 되받았고 이에 격분한 A씨는 벽돌로 B씨의 머리를 내리치고 피해자가 넘어져도 돌멩이로 재차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B씨는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수사기관은 A씨가 벽돌과 돌멩이로 수차례 B씨를 내리찍는 등 살인의 고의가 상당하다고 보고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보호관찰 명령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북한에서는 원인 제공자를 징벌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 살인의 의도는 없었다"며 살인미수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억울함을 주장하며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변호를 맡은 추헌영 변호사는 "폭행 피해를 받아도 되는 사람은 없고 피고인이 크게 잘못했지만 피고인이 돌로 수차례 내리쳤다는 혐의는 증인 진술로도 충분하지 않다"며 "피해자는 의식을 잃지 않았고 60만원대 치료비가 드는 치료를 받았다. 살인미수 혐의 의율은 지나치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3·1절 바로 다음날 일본의 군기인 욱일기 그림과 아리가또, 조센찡 등의 글이 적힌 깃발을 들고 다수 시민들이 있는 장터를 배회한 피해자와 말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며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변론했다.
유·무죄에 대한 평결 결과 배심원 9명 중 4명은 살인미수 유죄, 5명은 무죄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5명의 배심원은 혐의를 축소해 '특수상해'에 대해선 유죄 평결을 했다. 양형에 대한 의견은 ▲징역 7년 2명 ▲징역 5년 2명 ▲징역 3년 4명 ▲징역 2년6월 1명 등이다.
의정부지법 형사13부(재판장 박주영)는 배심원 평결 등을 종합해 살인미수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으며 특수상해 혐의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보호관찰명령 청구는 기각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언쟁을 벌이던 중 벽돌과 돌멩이로 피해자를 수차례 때려 상해를 가한 것은 불법성의 정도가 중하다"면서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600만원을 형사공탁한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설명했다.
또 "배심원은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하는 평결을 제시했고 이러한 평결은 재판부의 심증에도 부합한다"며 "다만 특수상해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않는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해 도입한 국민참여재판의 제도적 의의를 고려할 때 엄격한 선정절차를 거쳐 양식 있는 시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건전한 상식과 합리적 판단에 기초해 상호 치열한 토론을 거쳐 이르게 된 평결 결과를 존중함이 타당하다"고 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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