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사는데 1926억 쓴 ‘이곳’…해외서 “꿈의 섬” 불린다는데 [방방콕콕]
라일락·튤립 등 섬마다 꽃밭 만들어
최근엔 60억원 들여 애기동백 구입
관광객 급증하고 해외서 호평 받아
신안군은 앞서 1섬1정원 사업의 일환으로 보라색 꽃만 심어 ‘퍼플섬’으로 만든 반월·박지도가 미국 CNN 등에 소개되면서 국제적인 유명세를 얻었다.
23일 신안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2019년부터 2022년 동안 60억원의 예산을 들여 압해읍 송공산 1004섬 분재공원에 3만 그루, 신안군 곳곳 섬에 2만 그루 등 총 5만 그루의 애기동백을 심었다. 신안군은 당시 수령 15년 안팎 애기동백을 1그루당 8~11만원의 가격에 매입했었다.
신안군은 전국 조경업자들로부터 1000~5000그루 상당의 애기동백을 대량 매입하는 방식으로 구매했다고 한다.
신안군 관계자는 “애기동백을 한 번에 1000그루 이상 사들인 이유는 대량 구매할수록 단가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현재 애기동백 가격이 많이 올라 수령 15년짜리 1그루당 30만원 상당은 지급해야 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안군이 애기동백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이유는 1섬1정원 사업에 따라 1004섬 분재공원이 있는 압해도를 일명 ‘애기동백섬’으로 조성하고 매년 ‘섬 겨울꽃 애기동백축제’를 열기 위해서였다.
신안군이 꽃을 주제로 조성한 정원 섬을 살펴보면 △압해도·애기동백 △지도·여름 라일락 △임자도·홍매화 및 튤립 △증도·태삼목 및 돈나무 △자은도·목련 △암태·남매화 △신의도·올리브 나무 △하의도·인동귤 등이다. 팔금도는 노른색, 안좌도는 보라색, 장산도는 하얀색 등 색깔 마케팅도 있다.
신안은 유인도 74개와 무인도 951개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섬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다. 섬마다 다른 꽃과 나무들을 심으며 각각의 정원을 조성하고 관광객을 불러 모아 섬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 신안군의 1섬1정원 사업의 취지다.
수국도 신안군이 대량 구매에 나서면서 가격이 급등한 조경수다. 신안군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수국 1본당 7200원 가격으로 60만본 상당을 구매했었다. 현재 수국 가격은 3만6000원에서 4만원 사이의 가격에 경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신안군의 1섬1정원 사업이 추진되면서 꽃을 주제로 한 섬들의 관광수입은 증가세를 보인다.
신안군이 애기동백섬을 조성한 1004섬 분재공원 관람료 수입은 2010년 6031만2000원에서 △2020년 1억9730만원 △2021년 2억5571만원 △2022년 4억830만원으로 급등했다.
임자도에 조성한 튤립·홍매화 정원은 2008년 처음 튤립축제를 열었을 당시 매표수입이 4620만원에 그쳤지만 100만 송이 튤립을 심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올해 4월 열린 축제에 7만4289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관람료 수익도 5억6346만원에 달한다.
이후 유엔세계관광기구가 2021년 스페인 마드리드 총회에서 퍼플섬을 ‘제1회 유엔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했고 미국 CNN도 이곳을 ‘사진작가들의 꿈의 섬’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신안군의 1섬1정원 사업이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예산이 투입된다는 시각도 있다. 신안군이 111곳을 대상으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정원 및 숲길을 조성하면서 조경수목 및 토지 매입에 투입한 예산만 1926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각각 조경수목 구매비용 등을 조달청 설계단가로 따지면 111곳 신안지역 정원 및 숲길 조성 예산은 5816억원에 달하지만 예산 절감을 통해 1926억원 규모로 절감한 것”이라며 “인구소멸 위기에 처해있는 신안에 관광객들을 불러 모아 주민들의 먹거리를 만들고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방책이 1섬1정원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 ‘방방콕콕’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발생하는 따끈따끈한 이슈를 ‘콕콕’ 집어서 전하기 위해 매일경제 사회부가 마련한 코너입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소식부터 지역 경제 뉴스, 주요 인물들의 스토리까지 다양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현장에서 열심히 발로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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