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적인 역할에 집중" 황희찬, 45분 소화+슈팅 0회→3경기 연속골 실패...울버햄튼은 루턴 타운과 1-1 무
[포포투=한유철]
황희찬이 3경기 연속골에 실패했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23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베드퍼드셔주 루턴에 위치한 케닐워스 로드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6라운드에서 루턴 타운과 1-1로 비겼다. 이로써 울버햄튼은 1승 1무 4패(승점 4점)를 기록, 16위에 자리했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울버햄튼의 확실한 '해결사'로 자리매김했다. 경기력을 끌어올릴만 하면, 부상을 당하며 불안한 입지를 유지했지만 나올 때마다 골을 넣으며 확실하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리그 5경기에서 무려 3골을 넣으며 팀 내 득점 1위에 올라 있으며 크리스탈 팰리스와 리버풀전에서 연속 골을 넣는 등 절정의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연속 출전 기록은 이어지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브라이튼전에서 모두 교체로 나섰지만 3라운드 에버턴전에선 선발로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전반전 도중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해 교체되며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당시 게리 오닐 감독은 “황희찬은 전반전 햄스트링에 문제를 느꼈다. 마테우스 누네스가 빠진 상황에서 그가 없으면 왼쪽으로 나설 선수가 없었다. 아잇-누리가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교체 이유에 대해 밝혔다.
큰 부상은 아니었다. 황희찬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이어진 팰리스전에서도 교체로 나서 골을 넣었고 9월 A매치 기간을 통해 경기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A매치 휴식기 이후 치러진 리버풀전에선 선발로 복귀했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선제골을 넣었다.
이 경기에서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교체로 나와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지만, 오닐 감독은 그의 골 감각을 믿었다.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황희찬의 득점 감각은 뛰어나다. 또한 전술 이해도도 높다. 그는 우리의 요청을 그대로 수행할 수 있는 축구 지능을 갖고 있다”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황희찬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울버햄튼의 리그 성적은 좋지 않다. 지난 시즌 힘겨운 강등 싸움에서 벗어난 울버햄튼은 이번 시즌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초반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유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나름의 경쟁력을 보이며 치열한 승부를 펼쳤지만 후반 31분 라파엘 바란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0-1 패배를 기록했다.
이어진 브라이튼과의 2라운드에선 전력 차를 여실히 실감하며 1-4라는 굴욕적인 스코어를 받아들였다. 다행히 에버턴과 블랙풀 컵경기에서 연승 행진을 거두며 분위기를 끌어올렸지만 팰리스와의 3라운드 경기에서 아쉽게 2-3으로 패하며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데 실패했다.
리버풀전에서도 후반전 경기력이 아쉬웠다. 울버햄튼은 탄탄한 수비 라인과 적극적인 압박을 바탕으로 전반전 리버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전반 7분엔 황희찬의 이른 선제골까지 나오며 리드를 잡았고 전반전 내내 이 흐름을 유지했다.
하지만 후반전에 급격히 무너졌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전반 내내 부진했던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를 빼고 루이스 디아스를 투입하며 공격에 힘을 실었고 이는 곧바로 효과를 드러냈다. 후반 10분엔 스트라이커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기며 자유로운 움직임을 부여받은 코디 각포가 동점골을 터뜨렸고 후반 40분엔 앤드류 로버트슨의 극적인 역전골까지 나왔다. 후반 추가시간 위고 부에노의 자책골까지 나오면서 울버햄튼은 홈에서 아쉽게 1-3 패배를 당했다.
반등을 노리는 울버햄튼. '승격팀' 루턴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루턴은 이번 시즌 PL의 어려움을 한껏 느끼고 있다. 브라이튼과의 리그 개막전에서 로베르토 데 체르비 감독의 전술에 완벽한 희생양이 되며 1-4 대패를 당했고 2라운드에선 첼시의 먹잇감이 됐다. 다행히 질링엄과의 컵 경기에서 3-2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반등하는 듯했지만, 이어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도 1-2로 패했다.
리그 전패. 직전 풀럼전에서도 루턴은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원정 경기라는 점을 감안해 백5를 들고 왔고 점유율을 22.4%밖에 기록하지 못하는 등 어느 정도 포기할 것을 포기하며 경기에 임했지만, 결실을 맺진 못했다. 전반전은 0-0으로 마쳤지만, 후반전 알렉스 이워비와 카를로스 비니시우스의 투입으로 풀럼의 공격엔 활기가 살아났고 비니시우스가 투입 3분 만에 결승골을 넣으며 루턴은 리그 4연패의 늪에 빠지게 됐다.
울버햄튼은 4-2-3-1 포메이션을 가져왔다. 쿠냐, 황희찬, 벨레가르드, 네투, 고메스, 레미나, 아잇-누리, 킬먼, 도슨, 세메두, 조세 사가 선발로 나왔다. 이에 맞선 루턴은 3-4-3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오그베네, 모리스, 브라운, 도우티, 나캄바, 삼비 로콩가, 카보레, 벨, 로키어, 버크, 카민스키가 선발 명단을 채웠다.
울버햄튼의 우위가 예상됐지만, 전반전은 루턴이 완벽하게 주도했다. 전반 3분 삼비 로콩가의 슈팅을 시작으로 루턴은 쉴 새 없이 울버햄튼을 몰아쳤다. 전반 12분과 17분, 브라운이 연속으로 울버햄튼의 골문을 겨냥했지만,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루턴이 계속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전반 19분엔 네투의 파울로 프리킥 찬스를 얻었고 키커로 나선 도우티가 크로스를 시도, 브라운이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위로 크게 벗어났다.
안 그래도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울버햄튼에 악재가 닥쳤다. 전반 39분 벨레가르드가 상대에게 발길질을 했다. 경합 상황 자체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후 행동이 문제가 됐다. 루턴 선수들은 주심에게 항의했고, 주심은 곧바로 레드 카드를 꺼냈다. 이후 비디오 판독(VAR)이 진행됐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수적 열세에 처한 울버햄튼. 전반 막바지까지 상대에게 위협적인 장면을 헌납했다. 전반 추가시간엔 벨의 패스를 받은 삼비 로콩가가 박스 바깥에서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그렇게 전반은 0-0으로 마무리됐다.
울버햄튼은 전반전 굴욕적인 공격 지표를 보였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기준, 루턴이 9번의 슈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울버햄튼은 단 한 차례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
후반전에도 첫 슈팅은 루턴이 가져갔다. 후반 1분 오그베네의 패스를 받은 버크가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고 후반 3분엔 오그베네의 패스를 받은 모리스가 골문 바로 앞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두 슈팅 모두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오랜만에 역습을 진행한 울버햄튼. 한 번의 공격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후반 5분 고메스의 패스를 받은 네투가 유려한 움직임으로 슈팅을 시도해 상대의 골망을 갈랐다.
이후 울버햄튼은 기세를 이으며 추가 득점을 노렸다. 하지만 리드는 오래 가지 못했다. 후반 18분 박스 안에서 카보레가 슈팅을 시도했고 이 공은 고메스의 팔에 맞았다. 이후 VAR이 진행됐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모리스는 침착한 슈팅을 통해 동점골을 넣었다.
균형이 맞춰진 상황. 경기의 주도권은 다시 한 번 루턴이 잡았다. 후반 막바지까지 루턴은 쉴 새 없는 공세를 펼치며 역전골을 노렸다. 하지만 마무리의 세밀함이 부족했고 울버햄튼의 골문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그렇게 경기는 1-1로 끝이 났다.
전체적인 공격 지표는 역시나 루턴이 앞섰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 기준, 루턴은 90분 동안 5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주도권을 잡았고 무려 20회의 슈팅을 시도해 끊임없이 득점을 노렸다. 반면, 울버햄튼은 수적 열세에 의해 수비하기에만 급급했고 슈팅도 3회에 그쳤다. 기대 득점은 루턴이 무려 2.08, 울버햄튼은 0.58에 불과했다.
황희찬은 하프 타임 직후 교체됐다. 좌우 측면을 스위칭하며 활발하게 움직임을 가져갔지만 슈팅은 한 차례도 시도하지 못했다. 직전 2경기에 이어 3경기 연속 득점포를 노렸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소파스코어' 기준, 볼터치는 27회, 패스 성공률은 93%를 기록했다. 지상 경합은 5회 중 4회 성공으로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으며 클리어 1회와 태클 2회 등 활발하게 전방 압박을 했다. 평점은 6.6으로 공격 4인방 중에선 네투 다음으로 높은 평점이었다. 퇴장을 당한 벨레가르드가 평점 5.5로 가장 낮았고 최전방 공격수였던 쿠냐는 6.5를 받았다.
영국 매체 '버밍엄 라이브'는 황희찬에게 평점 5점을 부여하며 "왼쪽에서 시작했지만 이후 오른쪽으로 스위칭하며 수비적인 역할에 집중했다"라고 평가했다. '소파스코어'와는 달리 '버밍엄 라이브'는 쿠냐에게 평점 6점, 네투에게 평점 7.5를 주며 황희찬보다 높은 평가를 했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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