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너무 올랐다”vs정부 “6.4% 떨어져”…추석 물가, 누구 말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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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 위에 놓을 과일을 사러 왔는데 가격이 너무 올라버려 선뜻 사기가 어려운 탓이다.
같은 날 서울 중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본 오모(57)씨는 "지난해 추석에 비해 60∼70%는 물가가 더 오른 것 같다"며 "차례를 지내는 가족이 10여명은 되니 부담이 된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시장과 정부의 물가 인식에 차이가 나는 것은 도매 가격보다 소매 가격이 낮은 수준에서 형성되는 등 가격 왜곡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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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성수품 풀어 물가 낮췄다 주장
서민 물가 하락 체감 못해 문제 지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1 종가집 며느리인 주부 A씨(69)는 24일 서울 청량리 청과물시장을 한바뀌 둘러본 후 한숨을 쉬었다. 차례상 위에 놓을 과일을 사러 왔는데 가격이 너무 올라버려 선뜻 사기가 어려운 탓이다. A씨는 “사과는 1개에 1만원, 배는 5000원을 달라고 하더라. 작년보다 2배는 오른 것 같다”며 “보통 차례상엔 과일을 5개 정도 놓는데, 3개만 사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2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차관회의 겸 범부처 지역투자지원 전담반(TF) 회의’에서 추석 물가관리 성과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날 “20대 추석 성수품 가격이 작년 추석 기간보다 6.4%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당초 목표(-5%)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전통시장, 대형마트 등 추석맞이 장보기 인파가 몰리는 가운데 물건을 사러 온 서민들과 물가 관리를 하는 정부의 말이 엇갈려 주목된다. 정부가 물가 관리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성수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제대로 체감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추석을 엿새 앞둔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찾은 김모(58)씨는 명절 준비를 위해 구매한 식재료 영수증을 보여주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가격에 너무 비싸서 난감하다. 차례상을 어떻게 차려야 될지 감도 안 온다"며 "과일이든 전이든 양을 다 줄여서 차례상에 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울 중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본 오모(57)씨는 "지난해 추석에 비해 60∼70%는 물가가 더 오른 것 같다"며 "차례를 지내는 가족이 10여명은 되니 부담이 된다"고 털어놨다. 매년 차례상을 차려왔다는 정모(56)씨는 "물가가 너무 비싸서 가족들과 얘기를 한 끝에 올해는 차례상을 차리지 않고 외식만 하기로 했다"고 했다.
고물가를 체감하는 사람들은 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 컨설팅업체 피앰아이가 최근 전국 만 20∼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7.2%가 이전에 비해 추석 물가가 올랐다고 답했다. 특히 차례상 준비를 주로 하는 50대는 95.1%, 60대는 91.9%가 물가 상승을 체감하고 있었다.
반면 정부의 추석물가 인식은 서민들과 다소 달랐다.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차관회의 겸 범부처 지역투자지원 전담반(TF) 회의’에서는 20대 성수품 가격이 전년 대비 6.4% 낮고, 당초 목표(-5%)보다도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고 보고됐다.
정부가 이처럼 성수품 가격 수준이 낮다고 판단한 것은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농·축·수산물 20대 추석 성수품 가격동향'의 결과가 고무적이었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성수품은 지난 7~20일 2주간 전년 대비 6.4% 하락했다.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인 16만t의 성수품 공급을 목표로 한 만큼 시장에서 영향을 받아 가격이 내려갔다고 본 것이다.
이처럼 시장과 정부의 물가 인식에 차이가 나는 것은 도매 가격보다 소매 가격이 낮은 수준에서 형성되는 등 가격 왜곡이 있기 때문이다. 태풍 등 기상 재해 때문에 도매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형성됐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는 소매 가격은 정부와 유통업체가 최대 40%의 할인을 제공하면서 실제 구매 가격은 내려갈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집중호우 등으로 시장 공급 물량 자체가 적은 데다 최근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으로서 국내 유가도 11주 연속 오르는 등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을 수 밖에 없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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