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또 ‘철벽 모드’…파트너가 바뀌어도 김민재는 그대로였다

김환 기자 2023. 9. 24.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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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환]


김민재가 경기 내내 단단한 수비력을 과시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23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5라운드에서 보훔을 상대로 7-0 대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을 획득한 뮌헨은 리그 1위로 올라섰다.


뮌헨은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해리 케인, 킹슬리 코망, 에릭 막심 추포 모팅, 르로이 사네, 조슈아 키미히, 콘라트 라이머, 알폰소 데이비스, 김민재, 마타이스 더 리흐트, 누사이르 마즈라위, 스벤 울라이히가 선발로 나섰다.


이날 김민재의 파트너는 우파메카노가 아닌 더 리흐트였다. 김민재는 뮌헨에 입단한 이후 그동안 치른 공식경기에서 우파메카노와 합을 맞췄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모두 공을 다루는 기술이나 전진 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에 토마스 투헬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두 선수들은 직전 경기였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도 센터백 라인을 구성했다. 그러나 보훔전 갑작스럽게 더 리흐트가 우파메카노 대신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더 리흐트의 현재 상황을 의식한 명단 구성으로 의심할 수도 있었다. 앞서 독일 현지에서는 더 리흐트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 현재 뮌헨 생활에 불만을 품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독일 ‘바바리안 풋볼’은 ‘빌트’의 보도를 인용해 “더 리흐트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출전 시간 부족에 대해 좌절감을 느꼈다. 더 리흐트는 부상에서 회복하고 있었기 때문에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는 걸 이해할 수 있었지만, 건강을 되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는 더 리흐트에게 좌절감을 안겼다”라고 전했다.


‘빌트’는 “더 리흐트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 서서히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맨유와의 경기에서 1분도 출전하지 못한 뒤 경기가 끝나자 아무 말도 없이 경기장을 떠났다”라며 더 리흐트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실제로 더 리흐트는 이번 시즌 들어 출전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뮌헨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김민재를 영입할 때만 하더라도 두 명의 센터백 자리에서 김민재가 우측에, 더 리흐트가 좌측에 배치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좌측에 기용하고 김민재의 파트너로 다요 우파메카노를 낙점했다. 뮌헨에서 부동의 주전 센터백으로 뛰던 더 리흐트는 순식간에 벤치로 밀려났다.


투헬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더 리흐트의 상황을 묻는 질문에 투헬 감독은 “센터백은 미드필더와 달리 교체로 투입될 기회가 많지 않다. 우리는 매일 모든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지만, (더 리흐트의 상황에 대한) 대화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더 리흐트는 100% 뛸 자격이 있다. 상태도 좋다. 물론 개인적으로 보면 지금까지 출전 시간이 충분하지 않지만, 그는 팀 플레이어다. 모든 선수들은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더 리흐트는 그런 선수이기 때문에 괜찮다”라며 괜찮다고 했다. 그리고 투헬 감독은 더 리흐트를 선발 명단에 포함시켰다.


더 리흐트는 그동안의 울분을 푸는 듯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전반전에만 패스 성공률 90%, 태클 성공 1회(100%), 걷어내기 4회, 인터셉트 1회, 리커버리 3회, 지상 경합 성공 2회(3회 시도), 공중 경합 성공 4회(100%) 등을 기록했고, 전반 29분에는 키미히의 코너킥을 강력한 헤더로 연결해 득점까지 터트렸다. 맹활약을 펼친 더 리흐트는 후반전 우파메카노와 교체되어 나갔다.


김민재는 전반전에는 더 리흐트와, 후반전에는 우파메카노와 발을 맞춰야 했다. 45분 만에 수비 파트너가 바뀌었지만 김민재는 여전한 수비력을 과시했다. 김민재는 빠른 발을 활용해 상대 공격수와의 경합에서 승리하거나, 박스 안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상대의 패스나 슈팅을 끊어내는 등 뮌헨이 다득점으로 승리하는 과정에서도 경기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왔다.


축구 통계 매체 ‘폿몹’은 김민재에게 평점 8점을 줬다. 전반전을 소화하고 득점까지 터트린 더 리흐도 8점이었고, 후반전에 들어온 우파메카노는 7점이었다.


김민재는 패스 성공률 94%(76회 성공/경기 내 최다), 롱 패스 성공 3회(100%), 태클 성공 1회(100%), 클리어링 10회, 인터셉트 2회, 리커버리 4회, 지상 경합 성공 1회(100%), 공중 경합 성공 7회(8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단순히 스탯만 봐도 김민재의 수비력이 얼마나 단단했는지 알 수 있다.


무엇보다 김민재는 경기 도중 파트너가 바뀌었음에도 일관적인 경기력을 유지한 게 고무적이었다. 센터백 포지션은 파트너와의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특정 조합이 시즌 동안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 김민재는 새로운 팀에 합류해서 발을 맞춘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파트너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몫을 하며 신뢰를 쌓는 모양새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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