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남광우 NH證 홍콩법인 재무이사 "싱가포르보단 홍콩, 대체불가능한 아시아 금융허브"

홍콩(중국)=이지운 기자 입력 2023. 9. 24.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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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차이나리스크 미풍일까 태풍일까④] "단순한 조세제도·달러 페그제… 글로벌 전초기지 역할 충분"

[편집자주]중국의 버팀목인 부동산시장이 흔들리고 있지만 국내 금융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중 부동산 비중이 25%에 달하는 만큼 부동산 경기 사이클에 따라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국내 금융사의 중국 익스포저(대출 등 위험노출액)는 극히 일부에 그치는 상황이다. 홍콩의 IB(투자은행) 등 국내 금융사를 찾아 차이나 리스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들어봤다.

남광우 NH투자증권 홍콩법인 재무이사./사진=이지운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르포] 중국 리스크에 커지는 불확실성… 韓 금융시장에 불똥 튈까
② [르포] "중국 얘기는 익명으로 해주세요" 눈치 보는 홍콩 금융인들
③ [인터뷰] 오기석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홍콩법인장 "글로벌 금융허브 홍콩, 이미 AI 투자 본격화"
④ [인터뷰] 남광우 NH證 홍콩법인 재무이사 "싱가포르보단 여전히 홍콩, 대체불가능한 아시아 금융허브"

"홍콩은 아시아 최대 금융허브의 위상이 꺾이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국 사업 진출을 위해 필요한 도시라는 점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남광우 NH투자증권 홍콩법인 재무이사는 지난 9월6일 홍콩 퀸즈웨이 퍼시픽 플레이스에서 머니S와 인터뷰를 갖고 아시아 시장에서 홍콩이 가지는 중요성을 줄곧 강조했다.

NH투자증권 홍콩법인은 1994년 NH투자증권이 처음으로 해외에 설립한 자회사다. 해외사업 주력 거점인 홍콩법인의 주요 업무는 IB(투자은행), 해외채권 중개, 한국과 홍콩·중국주식 중개다. 남 이사는 올해 초 홍콩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홍콩법인으로 오기 전 NH투자증권 글로벌 사업본부에서 근무하며 본사 IB 부서와 해외 현지법인의 업무 공조를 지원했다.

그는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동 제한이 생기면서 증권업계 글로벌 사업에도 제약 요인이 생기기도 했지만 시장 위기 속에서도 홍콩법인은 성장을 이어왔다"며 "비대면 화상회의 솔루션을 활용하고 시급을 요하는 중대한 이슈는 직원들이 격리를 감수하고 현장 실사 등에 나서면서 위기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홍콩 아시아 금융허브 건재… "글로벌 전초기지 대체 불가능"


홍콩은 세계 중계무역의 중심지로 중국 본토와 아세안을 연결하는 중계무역항 역할뿐만 아니라 물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법인 설립이 자유롭고 간편한 데다 외환거래 규제가 없고 기업 활동에 대한 각종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다양한 국가의 기업들이 홍콩으로 몰린 이유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홍콩 보안법으로 인한 대규모 시위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면서 홍콩은 싱가포르로부터 아시아 1위 금융허브 지위를 위협받기도 했다. 일부 조사에서는 금융 경쟁력이 싱가포르에 밀렸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 같은 현상으로 홍콩에 진출한 국내 금융투자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와 관련해 남 이사는 "홍콩이 여러 일들로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지 묻는다면 그건 절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며 "홍콩이 가지고 있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한 축을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이 금융허브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로 홍콩 달러 페그제(고정환율제)를 꼽았다. 남 이사는 "홍콩의 아시아 금융허브 지위를 지탱하는 중요한 제도 중 하나가 달러 페그제"라며 "홍콩은 1983년부터 1달러당 7.75~7.85 홍콩달러 범위에서 통화가치가 움직이도록 고정환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환율이 안정돼야 투자에 따른 환율변동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싱가포르 대비 장점 많아… "단순한 조세제도·자유로운 분위기"


남 이사는 홍콩이 매력적인 이유로 홍콩 특유의 조세제도도 꼽았다. 그는 여러 단계로 나뉜 일반 국가의 법인세율 체계와 달리, 홍콩의 체계는 간단명료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은 부가가치세, 판매세, 자본이득세, 투자 원천징수세, 부동산세, 국제 과세 등이 '제로(0)'"라며 "여기에 홍콩의 개인소득세율은 15%인데 이는 금융허브 지위를 두고 경쟁하는 싱가포르(22%)보다 더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사업자 등록 수수료도 면제되고 R&D(연구개발) 세액공제 시스템도 고도화돼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홍콩은 외국인 차별 없이 법인 지분을 100%까지 소유할 수 있고 인력구성에도 제약이 없지만 싱가포르에서 외국인이 회사를 설립할 경우 자국민을 일정이상 충원해야 하는 등 여러 제약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엔 싱가포르로 떠났던 이들이 싱가포르의 치솟는 물가를 이기지 못하고 다시 들어오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분위기"라며 "요즘엔 홍콩이 관광객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 등 예전과 같은 분위기를 조금씩 되찾는 등 민간경제에 활력이 살아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 이사는 싱가포르가 홍콩을 대신해 아시아 금융허브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싱가포르도 분명 매력적인 나라는 맞다"면서도 "현지 사업을 위해선 제약이 많고 중국과 글로벌 시장을 연결해주는 통로 역할을 할 곳은 홍콩 외에 마땅한 곳이 없다"고 설명했다.

'위드(with) 코로나', '엔데믹(endemic)'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홍콩법인은 새로운 사업과 중국시장 확장에 목표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충원도 고려 중이다.

남 이사는 "홍콩법인이 2000년대 초반 비즈니스 체제에서 벗어나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면서 새로운 인력충원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며 "사업을 키우기 전 무리하게 인력을 대폭 늘리기 보다는 안정적인 비즈니스 확장과 더불어 효율성과 수익성 측면을 감안해 인력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남 이사는 "홍콩은 여전히 투자 매력이 높은 도시로 지금도 수많은 글로벌 기업의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 금융사들은 그 동안 홍콩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해왔고 홍콩을 전초기지로 글로벌 성공모델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중국)=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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