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review] ‘황희찬 45분+퇴장 악재’ 울버햄튼, 루턴에 PL 첫 승점 헌납...1-1 무승부

김환 기자 2023. 9. 24.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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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환]


황희찬이 45분을 소화했다. 울버햄튼은 퇴장 악재 속에 승격팀 루턴 타운과 1-1로 비겼다.


울버햄튼은 23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루턴에 위치한 케닐워스 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6라운드에서 루턴 타운과 1-1로 비겼다. 승점 1점을 획득한 울버햄튼은 15위가 됐다. 루턴은 PL 승격 이후 처음으로 승점을 획득했다.


[선발 명단]


울버햄튼은 황희찬, 네투,쿠냐, 르미나, 고메스, 벨레가르드, 아이트 누리, 도슨, 킬먼, 넬송 세메두, 사가 선발로 출전했다.


루턴은 오그베네, 모리스, 브라운, 도우티, 나캄바, 삼비 로콩가, 벨, 로키어, 버크, 카보레, 카민스키가 선발로 나섰다.


사진=울버햄튼

[황희찬 프리뷰]


울버햄튼은 지난달 말 에버턴을 상대로 1-0 신승을 거두며 개막 이후 첫 승을 기록했지만, 이어 크리스탈 팰리스와 리버풀에 내리 패배를 당했다. 이번 시즌 울버햄튼의 리그 성적은 1승 4패.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루턴전은 울버햄튼이 반등할 수 있는 기회였다.


울버햄튼의 우세가 예상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PL로 승격한 루턴은 31년 만에 1부 리그로 복귀한 팀이다. 기적과도 같았던 승격이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PL에서 사실상 최약체나 다름없다는 이야기다. 이는 루턴의 성적에서도 알 수 있다. 루턴은 개막 이후 치른 4경기에서 모두 패배했다. 아직까지 승점이 없는 유일한 팀이다. 4경기에서 2골을 넣는 데 그쳤고, 10골을 실점했다. 울버햄튼의 승리를 예상할 수 있는 이유다.


키 플레이어는 황희찬이었다. 황희찬은 울버햄튼이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득점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들어 브라이튼전, 팰리스전, 리버풀전에 득점을 터트리며 울버햄튼 내 최다 득점자로 올라섰다. 득점 외에도 황희찬은 출전할 때마다 저돌적인 돌파를 앞세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중이다. 울버햄튼은 루턴전에서도 황희찬의 발끝을 믿어본다.


울버햄튼의 게리 오닐 감독도 황희찬을 키 플레이어로 꼽았다. 영국 ‘버밍엄 메일’은 “황희찬은 역대 감독들의 신임을 받았고, 이번 시즌부터 팀을 이끈 오닐 감독도 황희찬이 중요한 역할을 맡은 선수라고 말했다”라며 오닐 감독의 말을 전했다.


오닐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황희찬은 득점 능력이 뛰어나고, 경기와 전술 구조에 대한 이해와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그는 우리가 그에게 요청하는 걸 곧바로 수행할 수 있는 축구 지능을 갖고 있다. 이는 우리가 새로운 걸 시도할 때 도움이 된다”라며 황희찬을 칭찬했다.


이어 “빨리 이해하고 이를 다른 것들과 엮어 수행하는 능력은 굉장히 중요하다. 황희찬은 그런 선수다. 또한 황희찬은 침착하고, 득점을 위해 위치를 잘 잡는다”라고 덧붙였다.


황희찬은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는 게 목표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개막전이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후반전 도중 투입돼 맨유의 오른쪽 측면을 흔들며 몇 차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팀은 패배했지만 황희찬은 맨유라는 빅클럽을 상대로 확실하게 인상을 남겼다.


황희찬은 이 상승세를 브라이튼전으로 이어갔다. 울버햄튼이 브라이튼에 0-4로 크게 밀리고 있던 상황, 게리 오닐 감독은 황희찬을 조커로 투입했다. 황희찬은 투입 5분 만에 만회골을 터트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팰리스전에서도 황희찬의 득점포가 가동됐다. 후반 11분 팰리스에 선제골을 허용한 울버햄튼은 곧바로 황희찬 카드를 꺼냈다. 황희찬은 후반 15분 파블로 사라비아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오닐 감독의 교체가 적중했다. 황희찬이 동점골을 터트렸다. 후반 20분 프리킥 상황에서 네투의 프리킥을 황희찬이 어깨로 돌려놓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공이 머리가 아닌 어깨에 맞았기 때문에 득점 인정 여부를 두고 VAR이 진행됐다. 짧은 시간 검토 끝에 그대로 득점이 인정됐다.


이 득점으로 황희찬은 지난 브라이튼전에 이어 시즌 2호골을 쐈다. 브라이튼전에서도 이른 시간 교체되어 들어온 황희찬은 팀이 큰 점수차로 끌려가던 와중 만회골을 터트렸는데, 이번에도 리드를 허용한 상황에서 교체로 투입돼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번 득점은 만회골이 아닌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동점골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컸다. 이날 황희찬은 ‘슈퍼 조커’나 다름없었다.


리버풀전 황희찬의 목표는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었다. 황희찬은 리버풀을 상대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축구협회컵(FA컵) 64강 리버풀 원정 경기에서 교체로 출전한 황희찬은 교체 투입 3분 만에 리버풀의 골망을 갈랐다. 리그 22라운드에서는 마팁의 자책골을 유도한 적도 있다.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도 황희찬을 경계했다. 클롭 감독은 경기에 앞서 현지 언론들을 통해 울버햄튼이 이적시장 막바지 마테우스 누네스를 잃었지만 여전히 황희찬을 비롯한 좋은 선수들을 갖고 있다며 황희찬을 언급했다.


그리고 황희찬은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울버햄튼의 역습 찬스에서 공을 잡은 네투가 먼 거리를 질주하며 리버풀의 중원과 수비진을 휘젓고 박스 안까지 들어간 뒤 반대편에 있는 황희찬에게 공을 보냈다. 황희찬이 이를 가볍게 밀어 넣으며 리버풀의 골망을 흔들었다.


황희찬의 리그 3호골. 황희찬은 이번 득점으로 브라이튼전과 팰리스전에 이어 자신의 시즌 3호골을 터트리며 리그 득점 공동 4위로 올라섰다. 지난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의 득점 기록과도 동률이 됐다.


황희찬은 이제 시즌 4호골을 정조준한다. 또한 이번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할 경우 3경기 연속골 기록도 달성하게 된다. 최근 황희찬의 경기력을 고려하면 충분히 기대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전반전] 벨레가르드 퇴장 악재…울버햄튼, 0-0으로 전반전 마무리


경기 전만 하더라도 울버햄튼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예상과는 달리 루턴이 경기 초반부터 울버햄튼을 압박했다. 루턴은 라인을 높게 끌어올리고 양 측면 풀백들까지 높은 위치로 전진시켜 울버햄튼의 측면을 공략했다. 몇 차례 위협적인 크로스가 나왔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울버햄튼은 황희찬을 활용해 반격에 나섰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아쉬움을 삼켰다.


루턴의 공세는 여전히 거셌다. 울버햄튼이 위기를 넘겼다. 전반 10분 박스 앞에서 공을 잡은 모리스가 속임 동작으로 수비를 벗겨내고 오른발로 크게 감았다. 모리스의 슈팅은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하더니 골대를 강타하고 나왔다. 이후 울버햄튼은 사가 통증을 호소하며 잠시 가슴이 철렁했지만, 사는 이내 괜찮아졌다.


루턴이 계속해서 울버햄튼의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17분 브라운의 헤더가 나왔지만 막혔다. 전반 19분에는 박스 인근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브라운이 처리했지만 득점이 되지 않았다. 울버햄튼은 수비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전반 25분이 넘어가는 시간에도 울버햄튼은 확실한 공격을 해보지도 못했다. 황희찬은 좌우를 오가며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전반 27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세메두에게 패스해 공격을 시작하려 했지만 세메두의 크로스가 골키퍼에게 향하며 무산됐다.


경기가 풀리지 않던 와중, 울버햄튼에 악재가 발생했다. 벨레가르드가 경합하는 과정에서 상대에게 태클을 범했고, 이후 다리가 얽힌 채 상대 엉덩이에 발길질을 했다. 경합은 오히려 괜찮았지만 이후 동작이 문제가 됐다. 루턴 선수들이 벨레가르드의 행동을 두고 항의했고, 주심은 곧바로 레드 카드를 꺼냈다. 이후 비디오판독(VAR)이 진행됐지만 정심이 유지됐다. 벨레가르드는 전반 40분이 되지 않은 시간에 터널로 빠져나가야 했다. 울버햄튼은 전반 40분부터 수적 열세를 떠안았다.


후방에서 치명적인 실수가 나왔지만, 킬먼이 팀을 구해냈다. 도슨이 사에게 공을 보내려던 와중 사의 위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패스를 보냈고, 상대의 압박에 공을 빼앗길 뻔했다. 다행히 킬먼이 골문 인근에서 걷어내며 위기를 넘겼다.


루턴은 수적 우위를 앞세워 전반전 초반처럼 울버햄튼을 압박했다. 전반 추가시간 3분 로콩가가 먼 거리에서 시도한 중거리 슈팅은 사가 막았다. 울버햄튼은 루턴의 공격을 막은 뒤 측면을 통해 풀어보려고 했지만 의도처럼 되지 않았다. 전반전은 0-0으로 끝났다.


[후반전] 네투 선제골, 하지만 모리스 동점골...울버햄튼, 루턴과 1-1 무승부


울버햄튼이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카드를 썼다. 황희찬이 나오고 도허티가 들어갔다. 아이트 누리도 빠졌다. 고메스가 대신 자리를 메웠다. 후반전 초반 루턴이 땅을 쳤다. 후반 3분 세메두의 패스 미스를 낚아챈 모리스가 오그베네에게 공을 내준 뒤 문전으로 뛰어 들어갔고, 오그베네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지만 사의 선방에 막혔다.


울버햄튼이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반 5분 낮은 위치에서 공을 끊어낸 고메스가 공간으로 뛰어들어가는 네투를 향해 패스를 보냈고, 이를 잡은 네투가 상대 수비를 벗겨낸 뒤 문전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울버햄튼은 이후에도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카민스키의 선방을 넘지 못했다. 루턴은 후반 12분 로콩가를 러덕과 교체하며 변화를 줬다.


루턴이 계속해서 경기를 주도하는 가운데, 울버햄튼이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후반 18분 카보레가박스 오른편에서 시도한 슈팅이 고메스의 팔에 맞았고, VAR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모리스가 사를 속이는 슈팅으로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기세를 탄 루턴이 공격을 이어갔다. 후반 24분 오그보네가 직접 공을 몰고 박스 안까지 들어간 뒤 슈팅을 시도했지만 도슨에게 걸리며 코너킥이 됐다. 루턴은 교체카드도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경기를 뒤집기 위해 노력했다. 도우티와 브라운이 빠지고 길스와 우드로가 들어갔다. 울버햄튼은 쿠냐를 트라오레로 교체했다.


루턴이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30분 버크의 헤더가 막혔다. 공격이 생각보다 풀리지 않자 후반 40분 카보레를 불러들이고 아데바요를 내보냈다. 루턴이 계속해서 두드렸다. 후반 41분 러덕의 슈팅은 빗나갔다.


루턴이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후반 44분 오그베네의 슈팅이 울버햄튼의 골망을 갈랐지만 주심이 곧바로 기를 들었다. 오프사이드였다. 후반전 추가시간은 6분이 주어졌다. 루턴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울버햄튼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황희찬 평점]


황희찬은 전반전이 끝나고 교체되어 나갔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전반전 중반 동료가 퇴장을 당해 팀이 수적 열세에 처한 탓에 공격보다 수비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폿몹’은 황희찬에게 평점 6.7점을 줬다. 선발로 출전한 선수들이나 황희찬보다 늦게 교체되어 나온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그다지 낮지 않은 평점이었다. 선제골의 주인공인 네투와 위기를 넘기는 결정적인 수비를 했던 킬먼이 유이하게 7점대가 넘는 평점을 받았다. 이 외에 르미나, 고메스, 세메두 등은 모두 6점대에 머물렀다.


‘폿몹’ 기준 황희찬은 패스 성공률 93%(15회 시도 14회 성공), 터치 27회, 드리블 성공 1회(2회 시도), 클리어링 1회, 리커버리 2회, 지상 경합 성공 4회(5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공격보다 수비 쪽에 기록이 집중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확실한 건 황희찬이 무언가를 보여주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았고,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황희찬의 최근 퍼포먼스가 꽤나 좋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동료가 비교적 이른 시간 퇴장을 당했고,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되어 나간 건 아쉽게 느껴졌다. 다만 황희찬은 전반전만 소화하는 와중에도 자신의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했다.


[차후 일정]


울버햄튼은 PL 7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맨시티는 개막 이후 치른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리그 1위를 달리는 중이다. 케빈 더 브라위너, 베르나르두 실바 등 부상자가 많고 로드리가 퇴장을 당해 울버햄튼전에 출전하지 못할 전망이지만 여전히 맨시티의 전력은 울버햄튼에 비해 강하다.


울버햄튼은 개막 이후 1승을 거두는 데 그쳤고, 최근 2연패를 비롯해 3경기 연속 승리가 없어 걱정이다. 이런 상황에 맨시티를 만나는 건 하루빨리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하는 울버햄튼 입장에서 큰 시련이나 다름없다.


황희찬은 교체 이유가 부상이 아니라면 루턴전에서 전반전만 소화했기 때문에 맨시티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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