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권수 형이 못 볼 수도 있다며…” 하루아침에 국대 됐는데, 롯데 외야수의 AG 金 ‘두 배로 간절’[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권수 형이 못 볼 수도 있다며…”
롯데 외야수 안권수(30)는 제일동포 3세다. 올 시즌을 마치면 군 복무를 해야 KBO리그에서 계속해서 뛸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일본인 아내와 결혼해 가족을 일궜다. 올 시즌을 마치면 KBO리그에서의 커리어를 끝내고 일본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그런 안권수는 동료이자 후배 윤동희(20)가 22일 갑자기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발탁되자 자신의 배팅 장갑 한 세트를 윤동희에게 건넸다. 몸도 마음도 바쁜 윤동희가 이유를 묻자 안권수가 이렇게 얘기했다.
“네가 항저우에 갔다 오면 내가 (롯데에) 없을 수도 있잖아.”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은 10월7일이다. 롯데의 2023시즌도 그 정도 시기에 마무리된다. 롯데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안권수로선, 윤동희가 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팀에 돌아오면 자신이 이미 팀을 떠난 뒤일 수도 있을 것 같아 특별한 의미를 담아 장갑을 선물했던 것이다.
물론 롯데는 10월10일 이후에도 잔여일정을 치러야 한다. 안권수의 생각과 달리 윤동희가 돌아온 뒤 만날 시간적 여력이 충분해 보인다. 어쨌든 장갑 선물을 통해 윤동희를 향한 안권수의 애틋한 마음을 알 수 있다.
윤동희는 23일 고척돔에서 대표팀 첫 훈련을 마치고 “권수 형이 자신의 배팅장갑을 주더라. 못 볼 수도 있다면서. 이별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는데 만날 수 있다. 이 장갑은 절대 끼지 않을 것이다. 부적처럼 갖고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윤동희에게도 안권수는 특별한 존재다. “권수 형이 올해 정말 많이 도와줬다. 내년에 같이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좀 그렇다”라고 했다. 어쨌든 두 사람이 롯데에서 함께 할 시간이 갑자기 확 줄어든 건 맞다.
윤동희로선 안권수를 위해서라도 금메달을 따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대표팀은 이의리(KIA)를 엔트리에서 빼면서 우타 외야수 보강 차원에서 윤동희를 넣었다. 막차 탑승이지만, 존재감은 남다르다. 대표팀에 큰 도움이 돼야 할 선수이고, 윤동희로서도 야구인생에 좋은 기회다.
급하게 대표팀에 합류하느라 유니폼도 제대로 지급 받지 못했다. 윤동희는 “이런 신박한 경험도 해본다”라면서 “부모님은 너무 좋아한다. 대표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돌아가고 싶다. 대표팀에선 중견수도 볼 수 있는데 외야수로 전향하고 나서 중견수부터 시작해서, 중견수가 더 편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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