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AL/NL 만장일치 MVP 동반 탄생? 오타니는 특별하고 아쿠냐는 위대하다

노재형 2023. 9. 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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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는 올시즌 생애 두 번째 만장일치 MVP가 유력하다. AP연합뉴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가 23일(한국시각) 워싱턴전에서 5회 득점을 올리고 들어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전미야구기자협회(BBWAA)가 지금과 같은 방식, 즉 연고 도시를 대표하는 기자들이 투표에 참가해 점수제로 양 리그 정규시즌 MVP를 선정하기 시작한 1931년 이래 만장일치 MVP는 모두 19명이 나왔다. '만장일치(unanimous)'란 투표 기자들로부터 모두 1위표를 받았음을 의미한다.

만장일치 MVP를 열거하면 이렇다. 1935년 디트로이트 행크 그린버그, 1936년 샌프란시스코 칼 허벨, 1953년 클리블랜드 알 로젠, 1956년 양키스 미키 맨틀, 1966년 볼티모어 프랭크 로빈슨, 1967년 세인트루이스 올란도 세페다, 1968년 디트로이트 데니 맥클레인, 1973년 오클랜드 레지 잭슨, 1980년 필라델피아 마이크 슈미트, 1988년 오클랜드 호세 칸세코, 1993년 화이트삭스 프랭크 토마스, 1994년 휴스턴 제프 배그웰, 1996년 샌디에이고 켄 캐미니티, 1997년 시애틀 켄 그리피 주니어, 2002년 샌프란시스코 배리 본즈, 2009년 세인트루이스 앨버트 푸홀스, 2014년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 2015년 워싱턴 브라이스 하퍼, 그리고 2021년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이 명단을 보면 양 리그 공히 만장일치로 MVP가 선정된 시즌은 단 한 번도 없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올시즌 AL과 NL 모두 투표 기자단의 만장일치 의견으로 MVP가 탄생할 조짐이다. 주인공은 LA 에인절스 오타니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다.

지난달 14일(한국시각)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6회 홈런을 터뜨리고 있는 오타니. USATODAY연합뉴스
아쿠냐 주니어가 23일(한국시각) 워싱턴전에서 1회초 시즌 40호 홈런을 터뜨린 뒤 환호하며 1루로 달려나가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오타니는 시즌 중반부터 일찌감치 만장일치 MVP가 점쳐졌다. 그는 2021년 만장일치로 MVP에 선정된 경력을 갖고 있다. 올시즌 성적이 2년 전과 비교해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다. 타자로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4(497타수 151안타), 44홈런, 95타점, 102득점, OPS 1.066, 투수로 23경기에 등판해 132이닝을 던져 10승5패, 평균자책점 3.14, 167탈삼진, 피안타율 0.182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타자로 타율 0.257(537타수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OPS 0.965, 투수로는 23경기에서 130⅓이닝 동안 9승2패, 평균자책점 3.18, 156탈삼진을 올렸다.

bWAR을 보면 2021년에는 타자로 4.9, 투수로 4.1, 합계 8.9를 마크했다. 양 리그 통합 1위였다. 올해는 타자로 6.0, 투수로 4.1, 합계 10.1로 역시 전체 1위다. 전반적인 기록이 2021년보다 낫다. 다만 2021년 만큼 폭발적이고 신선하지 않다는 '느낌'이 기자들 사이에 돌 수는 있다. 그러나 객관적인 지표가 만장일치 MVP를 줘도 전혀 손색 없다. 무엇보다 오타니가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을 조기마감했음에도 그에 견줄 만한 성과를 거둔 선수가 AL에는 없다.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을 받아 내년 한 시즌은 타자로만 뛸 예정이다. AFP연합뉴스

아쿠냐 주니어 어떤까. 그는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금자탑을 세웠다. 23일(한국시각)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40호 홈런을 터뜨리며 사상 첫 40홈런-60도루(68도루)의 주인공이 됐다.

아쿠냐는 1회초 상대 패트릭 코빈의 6구째 80.5마일짜리 몸쪽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긴 직후 그 어느 홈런보다도 감격해했다. 지난 1일 LA 다저스전에서 30홈런-60도루(당시 62도루)를 마크했는데, 이 역시 메이저리그 최초였다. 22일 만에 홈런 10개를 추가하며 40-60에 이른 것이다.

40홈런-40도루도 희귀한 기록이다. 1988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호세 칸세코(42홈런-40도루), 1996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배리 본즈(42홈런-40도루), 1998년 시애틀 매리너스 알렉스 로드리게스(42홈런, 46도루), 2006년 워싱턴 내셔널스 알폰소 소리아노(46홈런, 41도루)에 이어 아쿠냐가 역대 5번째 주인공이다.

아쿠냐 주니어가 23일(한국시각) 워싱턴전에서 3회 2루타를 터뜨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여기에 도루 2개를 보태면 40-70까지 정복할 수 있다. 40-60의 값어치도 그렇지만, 아쿠냐는 공격 지표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득점(143개), 안타(209개), 도루, 출루율(0.415), 루타(371) 등 5개 부문서 양 리그를 합쳐 1위를 달리고 있다. OPS(1.013)은 NL 1위.

아쿠냐에 필적할 후보는 다저스 무키 베츠다. 베츠는 거의 모든 부문서 아쿠냐에 살짝 미치지 못하지만, bWAR이 8.1로 아쿠냐(8.0)에 앞선다. MVP 투표는 기록 한 두개 가지고 이뤄지지 않는다. 시즌 내내 전체적으로 얼마나 강한 인상을 줬느냐가 중요하다. 아쿠냐의 대기록을 가볍게 볼 기자는 없을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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