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 24일 차에 중단…與“꼼수 없이 사법절차 임해야”

서동철 기자(sdchaos@mk.co.kr) 2023. 9. 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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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의료진 권고에 단식 중단키로
녹색병원서 회복 치료 돌입
YS 23일보다 하루 더 단식
비명 송갑석, 최고위원 사의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진교훈 후보가 22일 녹색병원에서 병상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를 만나 면담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단식을 멈췄다.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전면적인 국정 쇄신과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며 단식을 시작한 지 24일만이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단식투쟁 24일 차인 오늘부로 단식을 중단하고 본격적인 회복 치료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 대표를 진료하고 있는 의료진은 오늘 이 대표에게 즉각적인 단식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다”며 “더 이상의 단식은 환자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의료진의 소견”이라고 전했다. 이어 “당분간 현재 입원한 병원에서 치료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의료진과 협의해 법원 출석 등 일시적인 외부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26일 법원의 영장 실질 심사를 앞두고 있는 데다가 전날 녹색병원으로 찾아온 최고위원들이 밤 늦께까지 적극적으로 단식을 만류하면서 이 대표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 심사엔 예정대로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동안 단식을 이어간 이 대표는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을 시작해 14일째에 건강 상태가 악화되면서 농성장을 본청 안에 있는 당 대표실로 옮겼다. 19일째인 지난 18일 건강 악화로 국회 인근 여의도 성모병원에 긴급 이송됐다. 이후 이 대표는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옮겨 음식물 섭취 없이 수액만 투여받는 ‘병상 단식’을 닷새간 더 이어갔다.

이 대표의 24일간 단식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23일 단식보다 하루 많다.

김 전 대통령은 신민당 대표 시절이던 1983년 5월 18일 전두환 정권 독재에 항거해 상도동 자택에서 단식에 들어갔고, 단식 8일째인 같은 달 25일 서울대병원으로 강제 이송됐다. 이후 병원에서 수액을 맞으며 단식을 계속하다 23일째인 6월 9일 단식을 풀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단식 중단을 결정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건강 회복을 기원한다”면섣ㅎ “이제라도 향후 사법절차에 꼼수 없이 성실히 임하라”고 촉구했다.

김민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많은 관계자가 건강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었던 만큼 이재명 대표의 결정을 환영하며 건강 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에 면죄부는 없을 것”이라며“이제라도 영장실질검사 등 향후 사법절차에 꼼수 없이 성실히 임하고, 산적한 민생 현안을 신속히 처리할 것을 민주당에 주문하는 것만이 국민께 용서받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비명(비이재명)계’인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이 23일 지명직 최고위원에서 사퇴했다.

광주 서구갑을 지역구로 둔 송 의원은 앞서 비명계 모임인 ‘민주당의 길’ 활동 등을 통해 이 대표에게 쓴소리를 해왔다. 송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도 나오지 않았다.

송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대표 체포도으이안이 가결된 직후 최고위원직 사퇴를 결심했다”며 “그러나 공개적으로 사퇴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임명권자인 대표께 먼저 수용을 구하는 것이 순서이자 도리라 생각해, 어제 천준호 비서실장을 통해 사의를 표명했고 오늘 조정식 사무총장으로부터 대표의 사의 수용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공식적인 사퇴의 입장은 다음주 월요일 최고위원회 공개발언 자리에서 이야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당직 개편 당시 계파 갈등을 추스르기 위한 일종의 ‘탕평책’으로 송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했다.

역시 비명계인 고민정 최고위원도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 최고위원은 선출직이어서 당 대표 승인 없이 최고위원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다.

고 최고위원은 전날 회의에서 강성 당원들의 사퇴 요구를 언급, “당원의 지지로 탄생한 최고 위원이 당원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는 건 이미 신임을 잃은 것이다. 당원 판단에 따르겠다”라고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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