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공기 게양 금지인데 항저우 곳곳에서 펄럭
올림픽·패럴림픽 제외한 대회서 인공기 금지
국제종합대회인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북한이 국기 인공기를 게양해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21년 도핑 문제로 올림픽을 제외한 대회에 인공기 게양이 금지된 상태다.
23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둔 22일 아시안게임 선수촌 국기광장에 북한 국기 인공기가 게양됐다.
입촌식 행사에는 북한 인공기와 함께 브루나이, 캄보디아 등 다른 국기들이 함께 펄럭였다. 북한 인공기는 일본전이 있는 탁구 남자단체 경기장에서도 목격됐다. 북한이 메달을 노리는 역도와 레슬링, 사격, 권투 등 여러 종목에서도 인공기를 볼 가능성이 있다.
국제 대회에 참석하는 국가 국기가 게양되는 것은 지극히 일반적이지만 현 시점에서 북한은 예외다. 지난 2021년 10월 세계도핑방지기구(WADA)가 북한 반도핑기구의 국제 기준 준수를 문제 삼아 올림픽·패럴림픽을 제외한 국제대회에서 북한 국기 게양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제재를 해제하려면 외부 감시단이 북한을 방문해 시찰을 한 뒤 시정조치를 거쳐야 하는데 북한이 코로나19로 봉쇄 조치를 하면서 이를 위한 절차에 착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인공기 게양 문제는 지난 8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국제태권도연맹(ITF)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논란이 됐다. 일부 매체는 당시 주최측이 북한의 인공기 게양을 문제 삼아 모든 참가국의 국기를 게양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WADA는 북한 인공기 게양과 관련해 아시안게임 주최측에 공식적인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WADA 측은 “우리의 조치가 존중되지 않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 관련 단체들과 접촉하고 시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그 결과를 이행하지 않는 단체에 대해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은 계속해서 세계반도핑규약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모든 국제연맹과 OCA와 같은 주요 행사 기구들은 북한의 규약 불이행의 결과에 대해 통보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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