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실익없다 판단했나...24일 만에 단식 중단

체포동의안 가결 이틀 후
치료 후 외부 일정 소화
비명계 송갑석은 최고위원 사퇴

무기한 단식 투쟁 중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의료진 권고에 따라 이를 중단했다. 단식 시작 24일 만이다. 단식 투쟁 중임에도 국회 본회의에서 본인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는 등 더 이상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 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는 오늘부로 단식을 중단하고 본격적인 회복 치료에 들어간다”며 “당분간 현재 입원한 병원에서 치료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부터 전면적인 국정 쇄신과 내각 총사퇴 등을 주장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바 있다. 단식 19일 째던 지난 18일에는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이후에도 병상에서 음식물 섭취 없이 수액을 맞으며 단식을 이어왔다.

강 대변인은 “이 대표를 진료하고 있는 의료진은 오늘 이 대표에게 즉각적인 단식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다”며 “더 이상의 단식은 환자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의료진의 소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진과 협의해 법원 출석 등 일시적인 외부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오는 26일 법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의 단식 요구조건이었던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표명,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대통령 사과, 국정 쇄신 및 전면 개각에 대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18일 이 대표에 대해 백현동·대북 송금·위증교사 의혹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국회는 지난 21일 찬성 149표로 체포동의안을 가결했다. 이는 민주당 내에서도 찬성표가 많았기 때문이다. 당 밖에서도 안에서도 별 호응을 얻지 못한 가운데 단식이 중단된 셈이다.

이 대표는 전날 체포동의안 가결 후 처음 낸 입장문에서 “이재명을 넘어 민주당과 민주주의를, 국민과 나라를 지켜달라”며 “더 개혁적인 민주당, 더 유능한 민주당, 더 민주적인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당대표 사퇴를 거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당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

실제 비명(비이재명)계인 송갑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지명직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오후 공지문을 통해 “송 최고위원이 어제 이 대표에게 지명직 최고위원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표는 고심 후 오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대표가 영장실질검사 등 향후 사법 절차에 꼼수 없이 성실히 임하고, 산적한 민생 현안을 신속히 처리할 것을 민주당에 주문하는 것만이 국민께 용서받는 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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