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가까워진 김정은 · 푸틴…복잡해진 시진핑의 속내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실상 국제사회에서 '전범국가'로 전락한 러시아의 대통령 푸틴. 최근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을 만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로 했는데요.
푸틴의 북중러 밀착 행보를 보는 시진핑의 속내는?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나는 시진핑 주석의 올해 10월 중국 초청을 당연히 기쁘게 받아들였습니다.
이렇게 푸틴 대통령이 초청에 흔쾌히 응하면서 중국과 러시아 두 정상의 만남이 7개월 만에 이뤄지게 됐는데요. 푸틴 대통령으로선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외교적으로 궁지에 몰린 상태인데, 최근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을 만난 데 이어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까지, 북·중·러 3각 연대를 공고히 함과 동시에 중국의 지원까지 받아내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푸틴 대통령의 이런 행보, 시진핑 주석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미·중 전략경쟁 시기에,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시진핑 주석이 푸틴 대통령의 구상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건 아닐 것이다.' 이게 저희에게 자문을 해준 중국 전문가들의 이야기입니다.
강준영|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러시아는 일종의 침략국가이고, 북한은 국제사회의 규칙을 깨면서 핵을 계속 개발하고 핵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인데, 이 두 나라가 군사적 협력을 하는데 중국이 같이 끼기는 싫을 것입니다.
실제로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푸틴 대통령의 결정을 대외적으로 지지할 수 없습니다. 중국 외교 정책의 핵심 내용 중 하나가 상호 주권 존중인데요. 우크라이나 전쟁은 '주권 국가' 러시아가, 다른 '주권 국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것이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건 곧 시진핑 체제의 외교 정책을 부정하는 셈이 됩니다.
실제로 왕이 외교부장도 지난 18일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 장관을 만났을 때 "양국 관계는 영원한 우정이 특징"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선 "중국은 시종일관 평화 회담의 올바른 방향을 견지했다"고만 했습니다.
김흥규|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
유엔을 중심으로 한 원칙과 제도를 중심으로 국제 질서의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게 중국의 생각이기 때문에 영토의 어떤 존중 같은 유엔의 기본적인 법칙을 어긴 러시아를 지지할 수는 없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경제 둔화에 직면한 시 주석이 커져 가는 엘리트 집단의 불만과도 씨름하고 있다"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요. 미중 경쟁이 첨예한 상황에서 경제까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만큼, 시진핑 주석은 미국과의 관계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내치에 집중할 여력을 확보하려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도 중국 외교부장 왕이가 최근 유엔 총회에 가려다 말고 러시아로 가기 전에, 몰타에서 미 국가안보보좌관 설리번을 먼저 만난 것, 그리고 미·중 정상회담이 오는 11월에 열릴 가능성이 거론되는 게, 바로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안정을 추구하는 맥락 속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럼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을 바라보는 시진핑 주석의 속내는 어떨까요? 전문가들은 중국이 러시아와 북한 모두 중국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북러의 밀착 그 자체는 중국의 눈에 "우리한테 지원 좀 해줘"라는 요청의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는 겁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혜영 기자 k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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