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4일 만에 단식 중단···“회복 치료·법원 출석 등 일정 소화”
당의 혼란 상황 방치 어렵다고 판단한 듯
김영삼 전 대통령 23일 단식보다 하루 더
국정 쇄신과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째인 23일 단식을 중단했다.
의료진 권고에 따른 것이지만, 오는 26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일정이 잡혀 있는 데다 체포동의안 가결로 인한 당의 혼란 상황을 방치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대표가 단식투쟁 24일 차인 오늘부로 단식을 중단하고 본격적인 회복 치료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 대표를 진료하고 있는 의료진이 오늘 이 대표에게 즉각적인 단식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다”며 “더 이상의 단식은 환자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해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의료진의 소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 당무위는 단식 중단 요청을 의결했고 각계의 단식 중단 요청 역시 잇따르고 있다”고 부연했다.
강 대변인은 “당분간 현재 입원한 녹색병원에서 치료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의료진과 협의해 법원 출석 등 일시적인 외부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무기한 단식 선언 후 회 본청 앞에 설치한 천막에서 단식에 돌입했다. 단식 14일째에는 농성장을 본청 안에 있는 당 대표실로 옮겼고, 19일째인 지난 18일 건강 악화로 국회 인근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그 후 이 대표는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옮겨 음식물 섭취 없이 수액만 투여받는 ‘병상 단식’을 닷새간 계속했다. 수많은 당 내외 인사들이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설득했지만, 이 대표는 단식 지속 의지를 고수했다.
이 대표의 24일간 단식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23일 단식보다 하루 더 많다. 김 전 대통령은 신민당 대표 시절이던 1983년 5월18일 전두환 정권 독재에 항거해 상도동 자택에서 단식에 돌입, 단식 8일째인 같은달 25일 서울대병원으로 강제 이송됐다. 이후 병원에서 수액을 맞으며 단식을 이어가다 23일째인 6월9일 단식을 풀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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