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2년 연속 유엔 무대…'글로벌 중추국가' 행동으로

정지형 기자 2023. 9. 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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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서 "이제 국제사회에 책임 있게 기여"
구체적 '액션플랜' 내놓으며 '국익 증진' 도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UN) 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9.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뉴욕=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유엔(UN) 총회에 참석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글로벌 중추국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4박6일 일정으로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포함한 미국 뉴욕 순방 일정을 소화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 제78차 유엔 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사회가 당면한 문제에 한국이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이제 유엔 헌장이 표방하는 대로 '더 많은 자유 속에서 사회적 진보와 생활수준의 향상을 촉진'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책임 있게 기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현재 국제사회가 직면한 문제로 개발 격차·기후 격차·디지털 격차 등 3가지 격차 문제를 제기하며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내놨다.

지난해 유엔 연설에서 윤 대통령이 던졌던 화두를 올해는 구체적인 행동계획으로 발전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연설에는 긴축 재정 기조에도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내년에 40% 이상 확대하고, 녹색기후기금(GCF)에 3억달러(약 4000억원)를 추가로 공여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아울러 '고효율 무탄소에너지'(CFE) 사용 확산을 위한 'CF연합' 결성, 새로운 디지털 규범 질서 확립을 위한 '디지털 권리장전' 발표, 'AI(인공지능) 글로벌 포럼' 개최 등 한국이 주도성을 발휘하는 대책도 다수 포함됐다.

윤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로 결실을 본 한일관계 정상화와 함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동남아) 관련 정상회의, 인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으로 이어진 외교무대에서 꾸준히 '대한민국 역할론'을 내세웠다.

윤 대통령이 역할론을 통해 글로벌 중추국가로 국가 위상을 확고히 하려는 것은 결국 국익 증진과 맞닿아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등 글로벌 복합위기를 겪으며 국제사회에 가치에 기반한 블록화가 일어나고 있어 최대한 많은 우방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윤 대통령이 격차 문제 해소를 꺼낸 것도 협력 대상국을 한국에 우호적인 국가로 만들고 경제적으로는 신시장을 창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또 안보 측면에서는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통해 군사협력을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이 요구되는 때다.

윤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도 "러시아와 북한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과 동맹, 우방국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를 향해서는 "안보리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지받게 되는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중국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연설에 담지 않았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석을 계기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는 등 한중 관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잡음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이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디지털 권리장전을 통해 새 디지털 규범 질서 확립을 선도하려는 것도 AI 기술 고도화에 대응해 '룰 세팅'을 한국에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목적이 크게 작용했다.

과거 질서와 규범을 선도한 국가가 유리한 조건에서 신기술 발전을 꾀했다는 점에서 판짜기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뉴욕대를 방문해 '디지털 비전 포럼'을 열고 디지털 규범 질서를 만드는 작업을 한국이 이끌어 가겠다고 연설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파리에서 제안했던 국제기구 설치를 포함한 글로벌 디지털 규범 정립을 위해 대한민국은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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