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 '도적: 칼의 소리' 2회까지의 지루함 견뎌면 맛볼 수 있는 웨스턴 활극의 스릴

김경희 2023. 9. 2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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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Netflix)가 추석 연휴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를 공개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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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4시에 공개된 '도적: 칼의 소리'는 1920년 중국의 땅,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이 모여든 무법천지의 땅 간도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하나 된 이들이 벌이는 액션 활극이다. 남의 것을 빼앗는 도적(盜賊)이 아닌 ‘칼의 소리’를 뜻하는 도적(刀嚁)들의 이야기로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 '38 사기동대' 등을 연출한 황준혁 감독, 김남길, 서현, 유재명, 이현욱, 이호정이 합류하며 제작 단계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은 김도윤, 이재균, 차협, 차청화, 고규필, 김설진, 김민 등 '도적단' '일본군' '마적단'을 구성하는 수많은 매력적인 배우들이 참여해 앙상블을 선사했다. 이들이 각자의 역할에 맞는 액션 포인트와 캐릭터의 개성까지 맞춤으로 골라 입고 격동의 시대, 거친 황야의 땅 간도에서 벌어지는 총격전과 너른 대지를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마상 액션은 물론 활, 칼, 도끼, 낫, 맨손 격투까지 현란하고 스타일리시한 시퀀스를 매화 다채롭게 펼친다. 이윤의 롱테이크 액션과 언년이의 실루엣 액션, 도적단 모두의 주특기를 조명한 명정촌 액션 등 매 회차마다 걸출한 액션 시퀀스가 등장, 쾌감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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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시리즈의 가장 난제는 1,2화에서 깔아야 하는 기본 서사의 지루함이다. 192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도 설명해야 하고, 조선인이지만 출세를 위해 조국을 버린 인물과 독립운동을 위해 조선 총독부 철도국 과장으로 위장하는 인물, 의병장 출신이지만 상처가 있어 독립운동과 거리를 두는 인물, 노비 출신으로 시대에 환멸을 느끼고 반성하려 살아가는 인물, 이들이 어떻게 다시 모이게 되는지 등 제각각의 사연까지 소개하려다 보니 너무 전형적이다. 그러면서 김남길의 얼굴은 너무 우울하기 그지없다. 나라를 잃은 사람이 유쾌하고 즐거울 수는 없겠지만 이토록 차분한 김남길이라니! 거기에 도적들의 티키타카도 뻔한 투닥거림만 보여주고 있다. 이현욱의 집요함은 열등감과 더해졌지만 어찌보면 개인적인 위협이라 극의 큰 무게중심을 잡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다. 그 아쉬움을 커버하기 위해 일본군, 마적단, 이호정과의 대립 등 김남길이 넘어야 할 허들을 많이 만든 것 같다. 김남길과 서현간의 서사도 아쉽기는 하다. '미스터선샤인' 정도의 서사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10년간 짝사랑했던 여인이라는 설정은 그렇게 말하는 대사가 없었다면 몰랐을 정도고 둘 간에 절절한 케미가 그닥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소소한 아쉬움은 접어두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초반 이호정이 펼치는 액션도 인상적이고, 그녀가 그려낸 캐릭터도 지금껏 우리가 보지 못했던 새로움이 있다. 1,2회만 지나고 나면 3회부터는 시원시원한 액션과 쭉쭉 뻗어가고 이어지는 스토리로 인해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하는 재미가 붙는다. 등장 인물이 많아서 복잡했던 각자의 목표와 욕망이지만 결국은 어디로 향하려는지가 3회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지기에 다른 방향을 가르키는 듯 했지만 결국은 이들이 뻗어나가는 선이 맞닿기를 기원하며 바라보게 되는 것.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땅 '간도'의 대황야와 북간도 최고의 도시 '명정'을 그려낸 미술은 좋았다. 우리네 사극에서 매번 보던 세트가 아닌 색다른 문화와 건축 양식을 차용해 만든 거리도 인상적이고 모래 먼지, 태양 빛 등을 표현하기 위한 색감도 세심했다. 무엇보다 웨스턴 분위기가 듬뿍 살아나는 OST가 인상적이다.

이하는 간단한 줄거리.

중국의 땅,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이 몰려드는 무법천지 간도. 일본군 출신의 이윤은 6년 전 본인으로 인해 생긴 비극에 대해 깊은 죄책감을 가진 채 과거의 빚을 갚고자 의병장 출신 최충수를 찾아간다. 하지만 마적에게 약탈 당하는 조선인 마을의 또다른 비극을 목도한 이윤은 간도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조선인들을 지키고 살아남기 위해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의지할 곳도 없는 자들을 모아 도적단을 꾸리게 된다.

한편 조선 총독부 철도국 과장 남희신은 독립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간도선 철도 부설 자금을 빼돌리는 위험한 작전을 계획하고 총잡이 언년이를 고용하여 간도로 향한다.

회령에서 명정으로 현금 20만원이 수송된다는 소문이 퍼지며 이윤의 도적단과 중국인 마적단 그리고 이광일의 일본군까지 현금 수송 차량을 노리게 되는데… 각자 다른 목적으로 서로에게 총부리와 칼날을 겨누는 격동의 시대, 가족과 터전을 지키기 위한 도적(刀嚁), 칼의 소리가 이 땅에 울려퍼진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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