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이들 등하굣길 ‘아슬아슬’
‘어린이보호구역’ 무색… 市 “설치 검토”

“매일 아이들이 학교 오갈 때 차와 같이 걷는데, 사고라도 날까 걱정입니다.”
22일 오전 8시30분께 인천 남동구 간석초등학교 인근 골목. 등교하는 학생들 옆으로 1t 트럭과 승용차가 잇따라 아슬아슬하게 지나쳐 갔다. 학생들은 차가 지나갈 때마다 길가로 몸을 피하며 아슬아슬한 등굣길을 이어갔다. 이 곳은 학생들이 학교를 가려면 꼭 지나야 하는 길이지만, 별도의 인도(보행로)가 없는 상황. 골목 바닥에 크게 쓰인 어린이보호구역이란 글씨가 무색해 보였다.
주민 안종민씨(42)는 “보행로가 없어서 어른들도 차에 치일까 불안한데, 아이들은 오죽하겠느냐”며 “최소한 어린이보호구역에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다니도록 보행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후 1시께 미추홀구 학익초교 인근도 마찬가지. 정문 양 옆 길에 보행로가 없는 탓에 하교하는 학생들이 차량과 마구 섞인 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길을 걸으면서도 작은 차 소리에도 두리번거리는 등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민준군(11)은 “길 걸을 때 차가 빵빵해 깜짝 놀라 비킨 적이 1~2번이 아니ㅐ다”라며 “정문 앞 도로처럼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초등학교를 비롯해 어린이집·유치원 주변 등 어린이보호구역 3곳 중 1곳 이상이 보행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며 학생들의 안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지역 어린이보호구역 687곳 중 보행로가 없는 곳은 272곳(39.5%)이다. 초등학교 앞 105곳, 유치원 앞 69곳, 어린이집 앞 94곳 등은 보행로가 없어 어린이들이 매일 도로를 걸어다닐 수밖에 없다.
현재 인천 기초지자체 대부분은 도로 폭이 좁아 따로 보행로를 만들기 힘들다는 이유로 설치를 미루고 있다. 보행로가 없는 곳 중 241곳(88.6%)이 ‘보행로 협소’를 미설치 이유로 들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판 국회의원(대구 달서구병)은 “많은 초등학생 등 어린이가 교통사고 위험에 놓여 있는 만큼, 지자체들이 통학로 조성 사업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며 “어린이보호구역의 통학로 표준모델 개선 등을 위한 전반적인 종합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보행로 설치가 가능한지 여부를 재검토해 각 기초자치단체에서 가능한 설치를 하게끔 대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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