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천재 줄타기에 미국·중국이 진땀…‘베’짱 장사 비결이 뭐길래 [신짜오 베트남]
[신짜오 베트남 - 264]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이런 외교를 하는 나라는 베트남 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베트남의 팜민찐 총리가 중국과 미국을 오가며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에 가서도 한껏 환대를 받더니 바로 비행기를 돌려 미국에 도착해 존재감을 과시하는 모양새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얼마전 베트남에 방문해 정상회담을 했다는 사실을 전해드렸습니다. 팜민찐 총리의 중국 방문은 바이든의 방문 직후 이뤄졌습니다.
제20회 중국-아세안 엑스포 및 중국-아세안 비즈니스·투자서밋 참석차 팜민찐 총리가 중국 난닝에 간 것입니다. 그는 그곳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회담하고 양국간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리창 총리는 양국간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중국 정부 차원에서 베트남 관광을 위한 양국간 항공 운항편 노선 확대를 지원하고, 교육 지원 프로젝트를 비롯해 베트남에 대한 지원을 늘릴 것이라 전했습니다.
이날 자리에서는 양국간 첨예한 갈등 요소인 남중국해(베트남 입장에서는 동해)에 대한 의견도 나눴습니다. 워낙 양국이 주장하는 내용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 각론을 얘기하지 못했지만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게 중요하다는 공동의 관심사를 꺼내놓은 것입니다.
팜민찐 총리는 “베트남은 중국과의 우호적이고 안정적이며 건전한 협력관계 발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는 베트남의 외교 정책에 있어 우선순위”라는 립서비스도 잊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 중국과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낸 팜민찐 총리는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바로 다음날인 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 23일까지 미국에서의 공식 일정을 시작한 것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지금 서로를 경쟁상대로 여기고 첨예한 갈등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두 나라 때문에 전세계는 둘로 쪼개져 블록화되고 미국과 중국은 서로 자기 편에 붙으라며 전세계를 신냉전 상태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양국을 오가며 실리만 쏙쏙 챙기는 베트남의 외교는 ‘도대체 저 비결은 뭘까’하는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합니다. 시차를 두고 양국을 오가는 것도 아니고 일정을 딱 붙여서 중국과 미국을 오가는 팜민찐 총리의 행보는 의도적인 측면이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베트남의 전략적 중요성’을 전세계를 상대로 과시하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이는 미국과 중국이 그렇게 판을 깔아줬기에 가능할 얘기입니다. 중국 입장에서 중국을 찍고 바로 미국으로 가는 베트남 총리의 행보가 맘에 들지 않았다면 양국 총리간 회담은 성사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미국 입장에서도 중국을 거쳐 미국을 오는 행보가 맘에 들지 않았다면 방미 일정을 연기하는게 좋겠다는 메시지가 전해졌을 것입니다.(유엔 총회를 겸해 오는 일정이긴 하지만)
그러나 팜민찐 총리는 보란듯이 양국을 오가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두가지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베트남은 미국과 중국에서 어떻게 꼬셔도 끝까지 어느 편을 들지 않을 거라는 것입니다. 베트남은 지금까지도 그랬으며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미국과 중국을 왔다갔다 하며 철저하게 실리를 추구할 것입니다.
두번째는 베트남에 대한 위상이 이 정도로 올라왔다는 것입니다. 미국 입장에서 베트남은 중국 압박의 화룡점정을 찍을 결정적인 한방, 중국 입장에서 베트남은 그걸 막기위한 마지노선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미국과 중국이 더 격렬하게 대립할 수록 반대급부로 베트남의 전략적 가치는 더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어찌보면 베트남은 여기서 성장의 잠재력을 폭발시킬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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