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뚫고 지하실로 떨어지네”…카카오 신저가에 개미는 ‘피눈물’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2023. 9. 2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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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오늘도 신저가네요. 이러다 3만원대 되나요.”

“카카오 15층(주가 15만원대)에 있어요. 살려주세요.”

카카오 종목토론실에 올라온 개인투자자들의 글이다. 국내 대표 성장주인 카카오 주가가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면서 개미들이 눈물을 삼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한 탓이다.

23일 증권가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는 21일 대비 600원(1.31%) 내린 4만5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주가는 4만48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지난 21일에도 4만5600원으로 신저가를 쓴 데 이어 이틀 연속 신저가 행진 중이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 2021년 6월 17만원대까지 상승했지만, 경영진의 스톡옵션 주식 매각 ‘먹튀’ 논란 등 악재가 터지면서 6개월 만에 반토막 났다. 당시 75조원 규모였던 시가총액도 현재 20조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스피 시총 순위도 3위까지 올랐다가 현재 15위로 내려왔다.

이달 들어서도 카카오는 5.09% 빠지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달 초 4만7000원선이었던 주가는 지난 7일 4만9600원까지 올랐으나 5만원을 넘지 못하고 답답한 흐름을 지속 중이다.

카카오가 연일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태도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뒤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성장주는 금리 인상에 영향을 받는다. 통상 성장주는 수년 뒤 미래가치를 현재가치로 환산해 기업가치를 산정하는데 금리가 높아질수록 할인율도 뛰어 미래가치는 동일하더라도 현재가치는 떨어진다. 금리 인상이 주가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주는 셈이다.

또다른 대표 성장주인 NAVER 역시 이달 들어 3.03% 하락했다. 지난 22일 NAVER 주가는 전일대비 2000원(0.95%) 내린 20만8000원에 마감하며 20만원을 간신히 지켰다.

카카오의 주가 약세가 더 두드러지는 배경에는 부진한 실적도 자리 잡고 있다.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여줘야 하는 성장주에게 역성장은 투자심리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55.2% 감소했고 2분기에도 33.7% 줄었다.

실적 부진은 올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2% 감소한 1470억원으로 추정된다. 연간 영엽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2.49% 하락한 5078억원으로 예상됐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 부진 장기화에 따른 매출 성장 둔화와 구조조정 효과 지연으로 올해는 카카오의 영업이익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카카오톡 개편과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진출 등으로 성장동력 확보를 모색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실적 개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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