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NOW] 김정숙 74주기…北 "머리카락으로 김일성 신발깔개 만들어"

최현석 2023. 9. 2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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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2일 김일성 첫째 부인 김정숙의 74주기를 맞아 '충직한 친위전사'의 귀감으로 부각하고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숙에 대해 "조선 혁명가들이 대를 이어가며 간직하고 구현하여야 할 충실성의 숭고한 귀감과 전통을 마련하신 항일의 여성 영웅"이라고 칭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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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대를 이은 충성을 독려하기 위한 신화 만들기"
김일성과 김정숙 (서울=연합뉴스) <<조선중앙TV촬영>>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북한이 22일 김일성 첫째 부인 김정숙의 74주기를 맞아 '충직한 친위전사'의 귀감으로 부각하고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숙에 대해 "조선 혁명가들이 대를 이어가며 간직하고 구현하여야 할 충실성의 숭고한 귀감과 전통을 마련하신 항일의 여성 영웅"이라고 칭송했다.

신문은 "혈전의 마당에서 한줌 두줌 솜을 구하여 위대한 수령님께 총알도 뚫지 못한다는 명주 솜 외투를 지어드리시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솎아 신발 깔개를 만들어드리신 일화가 끝없는 감동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도 이날 김정숙이 10대 때부터 아동 단원들에게 '하늘의 태양과 같은' 김일성의 품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며 김일성을 높이 받들고 따르는 참된 전사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김정숙이 혹한 속에서 김일성의 옷가지를 빨아 자기 몸의 열기로 말렸다는 주장도 폈다.

김정숙이 김일성을 보위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 [북한 우리민족강당 캡처]

대남 라디오 방송인 '통일의 메아리'는 1940년 3월 훙치허(紅旗河) 전투에서 김정숙이 조선인민혁명군(항일 빨치산) 사령부가 있는 능선으로 향하던 일부 토벌대를 다른 방향으로 유도해 섬멸했다고 주장했다.

또 1936년 8월 동북항일연군의 푸쑹(撫松)현성 전투 때 김정숙이 두 자루 권총을 들고 기관총 연발 사격하듯 불을 뿜었으며, 1940년 6월 다샤허(大沙河) 치기 전투에서는 위기일발의 순간 한 몸이 김일성을 옹위하는 방탄벽이 됐다고 강변했다.

김정숙은 김일성 주석의 부인이자 빨치산 전우이며 김정일 위원장의 생모다. 1917년 12월 함경북도 회령의 빈농 가정에서 태어나 1922년 부모를 따라 만주로 이동했다. 1931년 9월 항일 반군사조직인 소년선봉대에 가입했으며 1933년에 공산주의청년동맹에 가입했다.

1935년 김일성과 만나 조선인민혁명군에 입대했으며 1940년 9월 김일성과 결혼했다. 김정일, 김만일(둘째·1947년 연못에서 익사),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을 낳았으며 32세이던 1949년 9월 넷째 출산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김일성 가족사진 (서울=연합뉴스) 2020.1.2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북한은 김씨 일가 우상화 작업 과정에서 김정숙의 생일(12월 24일)을 기념일로 지정했고, 사망일(9월 22일)에도 기사 등을 통해 추모한다.

양강도에는 김정숙의 이름을 딴 도시인 '김정숙군'이 있으며 '김정숙평양제사공장'과 '김정숙교원대학' 등 그 이름을 붙인 기업과 학교도 있다. 페루에는 김정숙도서관도 설립했다.

북한 매체들이 잇따라 김정숙 띄우기에 나선 것은 주민들에게 김씨 3부자에 대해 대를 이은 충성을 요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김정숙처럼 '수령의 뜻과 위업을 앞장서서 충직하게 받들어가고 티 없이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받들어 휘황한 내일을 앞당겨 오겠다'는 구호가 "인민과 인민군 장병들의 가슴마다 더욱 굳게 간직되고 있는 충성의 일편단심"이라고 단언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면면히 이어오는 백두혈통을 강조하기 위한 신화 만들기"라며 "내부 경제 상황 등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는 시점에 김정은 중심으로의 결속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연상시키고 보여주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北, '혁명열사릉'의 김정숙 묘비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평양 대성산 '혁명열사릉'에 있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조모 김정숙의 묘비. 조선중앙통신 22일 촬영 2012.9.22 photo@yna.co.kr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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