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단계’로 가는 발판 … 전시라는 무대 더 견고하게 다듬다 [박미란의 오프 더 캔버스]
미술관 3년 차 학예팀장으로서 주어진 과제
미술관 특유 환경·자신의 기호 균형 맞추는 작업
2022년 소장품전 ‘다시 그린 세계…’ 인상적
정선·김정희부터 이응노·김기창 작품까지
한국화단 전통·현대 연결… 미학적 현실 조명
덕수궁 내외부 미술관 활용 ‘토끼 방향 오브젝트’
코로나 속 복잡한 시공 미술 방식으로 증언
작가·기관·비평가 등 다양한 참여자의 장
과거보다 나은 전시 만들기 위해 쉼 없이 분투
윤율리(35)는 지난 10여년 동시대 한국 미술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큐레이터다. 독일 바이에른 소재의 레겐스부르크대학교 철학과 졸업 후 귀국해 미술관학을 공부했다. 미술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학부 재학 당시 즈음이었다. 학창 시절의 친구들이 유난히 미술대학에 많이 진학하여 자연스레 미술을 가까이 접하게 됐다. 전공인 철학 분야에서 다루는 문제들이 미술의 영역에서 논의되는 방식이 흥미롭게 여겨지기도 했다.


◆기관의 안팎에서, 오늘의 공기를 숨 쉬며
윤율리가 광화문 인근 일민미술관의 학예팀장으로 근무를 시작한 지 이제 3년차가 됐다.
“미술관에 소속되기 전이나 후나 어차피 일 중독자처럼 일만 한다”고 농담조로 말하다가도 “미술관을 직장으로 삼게 되면서 전시가 어떠한 방식으로든 교육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꾸준히 상기한다”며 진중한 직업정신을 드러낸다. 독립적으로 활동하던 시기와 달리 기관의 정체성과 소장품, 시의적 동향 등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주제를 설정한다. 연간 계획을 사전에 수립하고, 구체적인 일정표에 따라 체계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 미술관 특유의 환경과 자신의 기호 사이 적절한 균형을 찾아내는 일이 그에게 주어진 과제다.



“전시는 제도적인 장치이자 무대이기도 하고 … 작가, 작품, 기관, 큐레이터, 비평가, 미술 애호가와 미술시장 종사자까지 다양한 이해관계가 한데 모여 여러 작용을 일으키는 장이기도 합니다. 이런 제도적 참여자들이 ‘다음 단계’로 계속 이행할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것이 전시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봅니다.”
전시를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자 위와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작가를 포함하여 전시 제작에 뛰어든 모든 참여자들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전시가 견고한 발돋움판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윤율리에게 전시란 끝없이 연속적인 사건이다. 매번 과거보다 나은 현재의 전시를 만들기 위해 분투하는 일이다. 그래야만 그보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하여 또 한 번의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므로.
쉼 없이 반복되는 전시의 여정 속에서, 그 시공을 기획하는 큐레이터는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기를 서로 교환시키고, 한편 유무형의 자산 및 상징자본을 적절히 분배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하나의 전시를 위해 결성된 공동체가 건강한 체계를 갖추고, 목표를 향해 순조롭게 나아가도록 감독하고 책임지는 것이 그의 업무다. 윤율리는 전시라는 무대 위에 스스로 올라서고자 하는 큐레이터십을 경계한다. 모두의 발돋움을 지탱할 지금의 무대가 더욱 견고하도록 거듭 계획하고, 정밀하게 구축하고, 세심하게 가다듬는 일에 오롯이 진심을 다할 뿐이다.
박미란 큐레이터, 미술 이론 및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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