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진의 리빙+] 작은 '은행' 알맹이의 큰 힘… 냄새 잊게 하네

정치권은 여야 간 정쟁으로 서민들의 고통은 뒷전이고, 전국 곳곳에서 눈살 찌푸리게 하는 사건·사고가 잇달아 발생합니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솟아 지갑 열기 두려운 시대라고, 어떤 스포츠 선수가 이역만리 타국에서 국위선양을 하고 있다고 뉴스는 말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뉴스보다 중요한 건 뉴스 뒤에서도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는 여러분들의 ‘일상’이 아닌가요? 강원도민일보가 독자들의 생활에 ‘플러스(+)’ 되는 정보로 찾아갑니다. 음식, 취미, 살림 등 일하고 쉬고 먹고 노는 ‘우리 사는 이야기’를 더욱 풍요롭게 할 정보를 담았습니다.
 

▲ 춘천 서면에서 주민들이 마을에서 관리하는 은행나무 열매를 수확하고 있는 모습.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최근 서울 강남구(구청장 조성명)는 현재 가로수로 쓰이는 은행나무 암나무를 열매가 열리지 않는 수나무로 바꿔 심는다는 방침을 밝혔다.

가을철마다 반복되는 악취와 도시미관 저해 등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멀쩡히 살아있는 가로수를 바꿔 심는다고 해도 고개를 끄덕일 만큼 가을철마다 은행나무의 열매가 도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커 보인다.

형용할 수 없는 악취를 풍기며 인도 위를 흉측하게 물들이고, 길을 걸을 땐 혹시 은행나무의 열매를 밟기라도 할까 요리조리 피해야 한다.

하지만 열매 속 ‘은행’을 생각하면 악취보다는 고소한 냄새가, 길 위에 흥건히 묻은 자국보다는 연둣빛의 탄탄한 알맹이가 떠오른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에 혈관을 지키고 기력 회복을 돕는 은행의 진가를 알아본다.
 

▲ [아이클릭아트 자료사진]

4월에 은행나무꽃이 피면 다음 해 10월쯤 열매가 주황색으로 익어 땅에 떨어진다.

열매 바깥쪽에 우리가 익히 아는 주황색의 외종피가 있고 그 안에 단단한 내종피에 쌓여있는 ‘인’이 있는데 이것을 은행이라고 한다.

은행은 탄수화물 34.5%, 단백질 4.7%, 지방 1.7% 외에 카로틴, 비타민 C 등을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 함유량은 곡물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다.

저열량, 저지방 식품으로 다이어트에 좋고 기력 회복에 효과적이다.
 

▲ 춘천시가 가로변 은행나무 열매 채취하는 모습.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은행에는 청산배당체가 들어 있어 은행을 많이 먹으면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청산배당체는 알데하이드나 케톤의 시안히드린이 당과 결합되어 있는 화합물로 가수 분해 되면 청산이 유리된다.

매실, 은행, 살구 등의 씨에 많이 들어 있다.

한방에서는 은행을 ‘백과’라고 한다.

한방에서 백과는 목감기 약에 쓰여있곤 하는 진해·거담 효능을 가져 기침을 다스리는 약재로 사용하며 천식·소변의 백탁·잦은 소변 등에 처방하며 자양제로도 복용한다.

은행에는 징코플라본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혈전을 없애 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고 혈액 노화를 방지한다.

『동의약학』에는 기침이 나고 숨이 차며 가래가 많을 때와 오줌이 맑지 못할 때 쓰면 효능이 있다고 쓰여 있으며 『한국약용식물도감』에는 진해, 수렴제로 쓰고 잎은 방충 작용, 고혈압, 혈류 개선, 성인병 치료제 등으로 쓴다고 적혀있다.
 

▲ [아이클릭아트 자료사진]

은행을 볶아서 그냥 먹거나 여러 음식에 고명으로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차나 술로 담가 먹기도 한다.

은행주는 우선 은행을 볶아 껍질을 벗긴 후 소주를 붓고 1년 정도 숙성시키면 완성된다.

마실 때 꿀을 조금 타서 마시면 훨씬 맛이 좋다.

은행차 은행의 껍질을 까서 약간 볶은 후 햇볕에 말려 고운 분말로 만들어 마실 때마다 온수에 넣어서 만들면 된다.

분말과 벌꿀을 2:1의 비율로 함께 넣어서 마시면 된다.

혹은 미리 2:1 비율로 분말과 벌꿀을 유리병에 넣어 재워두고 마실 때마다 물에 타 마셔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