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구독 영화 유튜버에게 물었다…‘한국영화 위기설’의 진짜 이유는 [더인플루언서]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3. 9. 2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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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콘텐츠 리뷰 유튜버
‘고몽’ ‘김시선’ 인터뷰

유튜브에서 영화와 드라마 리뷰 콘텐츠를 선보이는 전문 크리에이터들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들은 장르를 넘나드는 영화·드라마 하이라이트와 날카로운 콘텐츠 해석을 통해 영화업계에서 유명 평론가들에 못지 않은 인기와 영향력을 구가하고 있다. 유명 ‘영화 유튜버’의 해설 영상이 수백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은 부지기수다. 이들이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를 소개하는 등 ‘콘텐츠 발굴자’를 자처하면서 흥행 역주행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번주 <더인플루언서>가 만난 크리에이터 ‘고몽’과 ‘김시선’은 국내 콘텐츠 리뷰 크리에이터 중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손꼽힌다.

고몽은 영화 유튜버 중 가장 많은 229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누적 조회 수는 12억 8692만회에 달한다. 영화의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면서도 직설적인 해설과 리뷰로 유명하다. 영화와 드라마를 비롯해, 예능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리뷰하고 있다. 영화 전문가인 김시선은 전문적으로 영화를 비평하는 콘텐츠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구독자 170만명의 유튜브 채널을 기반으로 상당 수의 고정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의 채널 누적 조회수는 4억 6255만회에 달한다.

이들을 만나 영화와 유튜브 세상 돌아가는 얘기, 그리고 요즘 콘텐츠 트렌드에 대해 들어봤다.

구독자 170만명의 김시선 채널 이미지 <김시선>
-각자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몽) 유튜브에서 영화와 드라마 등을 위주로, 웹툰, 애니, 게임, 광고 등 스토리가 있는 모든 것에 추가적인 재미를 불어넣고 발견, 가공하여 2차 창작으로 재탄생 시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리뷰’ 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버입니다. 2016년 4월 첫 유튜브 영상 제작을 계기로 현재까지 한숨도 쉬지 않고 달려온 근성 하나는 자신 있는 크리에이터입니다

(김시선) 안녕하세요. 유튜브에서 주로 영화를 소개하고 있는 김시선입니다. 그외에도 ‘영상’을 주제로 한다면 강의도 하고 글도 쓰며 다양한 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구독자 수 229만명, 누적 조회수 12억회에 달하는 고몽 유튜브 채널 이미지. <고몽>
-OTT가 너무 많아진 시대입니다. 그만큼 메가 히트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더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요즘 인기 있는 콘텐츠 트렌드는 무엇일까요.

(고몽) 원래는 - 빠른 템포의 현실사건을 오마주해서 만든 ‘참교육류’ 콘텐츠들이 대세였는데, 이제 그것마저 흔해지고 지겨워지는 흐름입니다. 히어로물이 질려간지는 더 오래됐죠. 그런데 최근 초능력 히어로 장르인 디즈니+의 <무빙>이 흥행하는 것을 보면서 트렌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국엔 진짜 알맹이의 스토리가 중요하단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있습니다.

(김시선) 짧지만, 강한 스토리를 가진 콘텐츠를 원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짧은 것’에 집중한다면 대중들을 오해하고 있는 거라 생각하고요. 짧지만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의 깊이도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콘텐츠 제작자분들은 예전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 놓인 상황인 거 같아요.

-OTT로 인해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계기가 됐지만, 한편으론 한국 영화의 위기라는 말이 나옵니다. 진짜 위기일까요?

(고몽) 위기 맞습니다. 잘될 영화는 아직도 잘되지만, 그 잘되는 영화의 수가 너무 줄었습니다. 영화는 꿈을 먹고 자란 열매입니다. 아름다운 말이 아니고요, 사업의 관점에서, 100억을 투자해서 1000억을 벌수 있는 시장이었습니다. 그런데 관객이 없으니, 그런 꿈에 투자하는 영화가 사라지고, 투자자들이 줄어들고, 좋은 감독들이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좋은 영화가 창고에 쌓여있고요, 결국엔 OTT로 판매되면서 활로를 찾긴 하는데, 결국엔 수익구조가 플랫폼 사업자들의 일부 제작비 +@(약 15%) 정도에 그치면서, 양산형 작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그런 분위기에서 <오징어게임> 같은 대박이 나기도 하지만, 다양한 가능성과 시도, 악동 같은 감독과 제작자들이 도전할 수 있는 무대는 점점 줄어듭니다.

(김시선) 결국 ‘영화’는 사람이 만드는 거라 생각하는데요. 게다가 콘텐츠라는 사업은 당장 수익으로 이어진다기 보다는 지금의 투자가 몇 년 뒤에 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현재 흘러가는 시장은 당장의 수익이 나와야하는 경우가 많아서 언매칭이 되는 거 같아요. 문제는 그런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지금 당장은 버틸 수 있겠지만 오히려 몇 년 뒤가 더 문제가 될 거 같습니다. 게다가 이젠 한국 콘텐츠가 곧 글로벌로도 세일즈 되는 시대니까요. 뛰어난 분들이 해외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테고 자연스럽게 인재도 빠져나가는 문제도 있을 것 같아요.

-숏폼이 대세입니다. 하지만 긴 영화나 시리즈를 찬찬히 보는 대신 사람들이 손쉬운 요약 콘텐츠만 본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습니다.

(김시선) 대중들은 가장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일부 콘텐츠에 의해서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분들이 아니라고 생각해야 될 것 같습니다. 누구보다 많은 고민을 하고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선택하고 있다 보니 오히려 더 까다로운 시장이 된 거라 생각해요. 예전엔 개봉작 안에서, 방영되는 신작 안에서만 경쟁을 했다면 지금은 매주 오픈되는 콘서트, 연극, 미술 전시회, 음식 등등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영화, 드라마는 숏폼하고 대결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영화, 드라마 외의 예술 매체와 현재 자리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해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두고 다른 예술 매체보다 ‘영화, 드라마’가 가진 강점은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하지, 그 안에서 문제를 찾으려고 한다면 결국엔 다른 예술 매체에 밀리고 말 것 같아요. 실제로 한국은 영화 소비로만 보면 인구대비 높은 나라입니다. 그런데 왜 위기라고 할까? 어쩌면 현재의 문제를 그 안에서 찾으려고 하기 때문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 관객들은 1000만 영화가 나올 수밖에 없는 멀티플렉스 극장 시대가 아닌 수많은 콘텐츠들 중 영화나 드라마가 끼어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선택지에서 조금이나마 영화·드라마가 아직 재미있다고 소개하는 게 영화·드라마 영상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런 콘텐츠를 영화·드라마의 대체제로 인식하면 앞으로 문제를 해결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히려 영화·드라마가 가진 스토리의 강점을 잘 바이럴 시켜주고 작품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통로로 보고 잘 활용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고몽) 쉽게 말해, 안 볼 사람은 어떻게든 안 봅니다. 저희가 리뷰하면 그 시기에 공개된 작품이 아닌데도 갑자기 넷플릭스 10위권에 등장하거나, 각종 영화 사이트에서 구매 순위가 올라갑니다. 무엇보다 통계회사 등에 조회한 언급량이 치솟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작품이 괜찮느냐 입니다. 쓰레기 같은 작품을 아무리 좋게 포장해도 반짝 관객이나, 시청자가 늘 순 있지만, 금방 그 효과가 미비해 집니다. 그러나 훌륭하지만, 알려지지 못한 작품들은 그 효과가 폭발적입니다.

저는 그 효과 중 최고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였다고 생각합니다. 우영우 리뷰를 했을 때 1-2회 요약영상이 일주일 만에 1000만뷰를 넘고, 2주 안에 1700만뷰를 넘었습니다. ‘고몽을 보고 우영우 보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다’라는 반응을 여럿 보았고, 그런 파동이 결국에 훌륭한 드라마를 더 빠르게 알리게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가장 재미있게 소비한 콘텐츠가 있을까요.

(김시선) 너무 많긴 한데요. 개인적으로는 작년에 내한해서 공연으로 봤던 요안 부르주아의 <기울어진 사람들>을 자주 떠올리고요. 책으로는 이문열의 <삼국지>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고몽) 무빙, 천국대마경, 나는 솔로,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 침착맨, 슈카월드, 이웃집 토토로

네이버웹툰 - 투신전생기, 화산귀환, 초인의 시대, 호랑이 형님, 전지적 독자시점, 무직백수 계백순, 용사가 돌아왔다

카카오웹툰 - 북검전기, 열 손가락, 라 모스카, 존재, 템빨, LAG

-두 분이 힘을 합쳐 고몽X김시선 폼 채널을 새롭게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어떤 채널일까요

(공통) ‘단편영화를 공짜로 볼 수 있는 유튜브 채널’ 입니다. 1년에 2000편에 달하는 단편영화가 만들어 진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그 중에서 우리가 메이저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영화는 없습니다. 단편영화는 개봉을 하지 못합니다. 단편영화를 훌륭하게 잘 만들면 현재는 유명 오티티에서 판권계약을 맺어서 볼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런 판로가 뚫린 영화는 매년 2000개의 영화 중 한 손가락에 꼽습니다. 대부분 배급계약이 되더라도 주목받지 못하며, 당연 홍보비가 없고, 플랫폼에서 홍보해줄 여력이 집중되지 못하기 때문에, 작품들은 사장되어 갑니다. 남는 것은 천재적이고, 천운의 기회를 잡은 극소수의 재능의 발견뿐입니다.

저희는 여기에 주목했습니다. 시장에 돈이 없고, 기회가 없어진다. 이와 함께 감독이 사라지고, 재능이 묻힌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람들이 돈을 안 써도 즐거운 영화 한 편을 볼 수 있으며 (광고는 유튜브가 하기에)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도, 사람들에게 자신이 만든 영화를 보여줄 수 있는 곳을 만들자는 취지입니다.

-해당 채널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김시선) 국내에는 정말 다양한 영상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결국 이런 영상 콘텐츠가 도착하는 곳은 ‘영화’라는 매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영화’라는 매체에서도 가장 뿌리가 되는 게 ‘단편 영화’라고 생각해요. 가볍게만 생각해봐도 봉준호, 박찬욱 감독에겐 지금의 걸작이 있기 전에 뿌리가 되는 단편들이 있었고, 위플래쉬라는 영화도 단편에서 시작했으며, 최근 OTT를 통해 방영되는 <몸값>도 단편영화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영화제가 많이 사라지고 있고 단편 영화라는 게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고나면 잊혀지거든요. 수상을 하지 못했다면 더 쉽게 사라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런 단편 영화들을 다시 한 번 온라인을 통해 상영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일으켜보자는게 주된 목표입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단편 영화가 있다면 창작자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될 테고 그게 영화 시장에 좋은 뿌리 역할을 해줄 거라 생각해요.

(고몽) 폼은 궁극적으로 모든 분야의 창작자의 무대. 동시의 그들의 벨류업을 목표로 한국 최고의 권위를 가진 창작자들의 등용문이 되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지금은 단편영화에 집중하지만, 점차 인력과 코너를 확장해서 웹툰, 웹소설, 음악, 미술 등 저변을 확장해갈 예정입니다.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고몽) 2016년, 대도서관님이 아프리카tv에서 유튜브로 이적해서 떠들썩하던 시기였고, 유튜브가 한국에서 막 태동할 시기였습니다. 전 누워서 영화나, 드라마, 만화 영상 보는 게 유일한 낙이였는데, 유튜브의 출현으로 가벼운 형태의 영상물을 보는 것에 빠져들었어요. 그 중에서 스토리 외에도, 세계관이나, 더 깊고 자세한 어떤 이야기가 담긴 것들을 탐닉하는 재미에 푹빠져 있었고요. 또 그런걸 누군가에게 이야기해줄 때 쾌감을 느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5년간 직장생활을 하던 중, 자기계발로 파이널컷을 공부하고 공부했던 작품을 소개하는 편집물을 올렸던 첫 영상부터 반응이 좋았는데요. 첫 영상 조회수가 1만이었고, 두 번째 영상이 20만, 세 번째 영상에서 구독자가 1만 명이 넘게 되었죠. 회사와 2년 유튜브를 병행하다가 퇴사하고 계속 유튜브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그때 느꼈던 재미를 잊지 못해 아직도 유튜브를 하고 있습니다.

유튜버 고몽 <유튜브 제공>
(김시선) 약 7년 정도 된 것 같은데요. 저는 영화를 공부할 때, 영화가 ‘편집의 예술’이라 배웠고, 그 말을 자주 인용해서 강의도 했는데 정작 제 스스로 편집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유튜브를 알게됐고, 처음엔 ‘편집 공부’를 하기 위한 계기로 삼았습니다.

-콘텐츠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으시는지요?

(고몽) 아무 생각없이 원하는 작품을 보고 멍때리고, 걷고, 차타고 가면서 생각하고 샤워하고 이런 시간이 중요합니다. 그런 시간에 핸드폰 보지 말고 떠오른 것들을 바로바로 메모하는 것 그게 유일한 영감의 원천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시간도 귀해서 아쉽습니다. 앉아서 일만 하는 것 같아요

(김시선) 계속 쓰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요즘엔 주로 어떤 콘텐츠를 만드시나요.

(고몽) 보통은 영화 크리에이터로 불리지만, 저는 3년전 부터 영화보다는 드라마나 OTT의 시리즈 작품으로 비중을 옮기면서, 드라마 크리에이터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냥 총칭 리뷰 유튜버로서 드라마 60% 영화30% 웹툰10%의 비중으로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영화가 반정도 였는데, 코로나 이후 영화의 개봉이 줄고, OTT, 방송사 드라마의 비중이 늘면서 비중이 역전됐습니다.

(김시선) 영화 , 드라마, CF, 뮤직비디오,, 요즘엔 웹툰까지 만들고 있습니다. 영상으로 즐길 수 있는 모든 콘텐츠라고 종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들고 싶은 콘텐츠와 구독자들이 원하는 콘텐츠의 간극은 어떻게 줄여가고 계신가요?

(고몽) 이게 어렵습니다. 저작권 확보가 된 콘텐츠만 리뷰하는데 사람들이 보고 싶은 영상이 저작권 확보가 어려운 경우는 방법이 없습니다. 근데 그럴때 불법으로 업로드를 하는 불법 채널영상이 올라오면 “넌 왜 이거 안 올리냐고” 악플이 달리기도 하고 그런 부분은 억울하긴 합니다만 리뷰 유튜버는 제작자들과 상생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는 채널들의 말로는 오래가지 않더라고요..

(김시선) 이건 계속 고민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거 같습니다. 일단은 제가 관심을 두는 걸 0순위로 두는 편이긴 해요.

-디테일한 콘텐츠 제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고몽) 저의 분신같은 편집자들과 영상을 각자 본 후, 스크립트를 함께 쓰고 기본 영상 + 자막 편집을 편집자가 끝낸 후 제가 녹음+마스터링 편집 + 멘트 등을 넣습니다. 20분짜리 드라마 기준으로 제작 시간은 2-3일 정도가 소요됩니다. 그래서 메인 편집자 2명이 번갈아가면서 작업하고 그걸 저한테 던지는 식으로 교차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일년간 제대로 쉬어본적이 없고, 지난 8년간 딱히 휴일을 두고 쉬어본적이 없을 정도로 일이 많고, 그 작업이 고되긴 합니다만 그만큼 많은 기회와 주목을 받고 있으니 일이 많고 바쁠 수록 행복합니다. 절 만나보시면 아시겠지만, 제 눈은 항상 충혈상태입니다.

(김시선) 머리로 일단 구상을 해보고, 글로 밑그림을 그린 다음에 녹음과 함께 편집으로 이어집니다.

-리뷰 콘텐츠를 잘 만드는 비법이 있을까요.

(김시선) 제 생각엔 천부적인 위트와 드립력이 있거나 (저는 이게 없습니다) 아니면 관심사가 많아서 리뷰를 할 수 밖에 없는 욕망을 가졌거나(그나마 이게 제 경우인 거 같습니다) 인 것 같습니다.

(고몽) 재능과 스킬의 조합이 필요합니다. 스킬은 요즘감성을 빨리 읽어내는 감각과 편집적으로 두괄식으로 사람들이 영상에서 이탈하지 않게 하는 스토리텔링 그리고 영상의 본질을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지 영상의 순서배치 그리고 그걸 효과적으로 전달한 썸네일과 제목, 주제 선정 이런 여러가지 스킬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정말 근본적인 재능이 중요합니다 저희 메인 편집자들 세 명인데, 셋 다 비전공자였고 기술도 다 저와 일하면서 배우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도 비전공자지만요. 이 친구들이 결국에 재능을 갖기 위해서 거의 최소 2년에서 3년 정도 피드백을 받고나서야 슬슬 이정도면 괜찮은데? 라는 반응을 얻는 걸 보면서 누군가에게 재밌는 걸 만든다는 건 정말 어렵고, 이런 긴 시간을 끊임없이 해야 겨우 얻을 수 있단 걸 알았습니다. 저도 어떨 때는 힘 빼고 만들어도 반응이 좋은 영상이 나왔다가 또 어떨 때는 오바한다며 욕을 먹기도 합니다. 이게 참 어려운 부분이기에 제가 주로 신경 쓸 수 있는 부분은 결국 노출 클릭율 + 시청지속 시간을 높여서 유튜브에서 더 많이 노출되기 위한 스킬들 인것 같습니다.

-인플루언서가 되고 나서 뿌듯했던 순간이 있었을까요.

(김시선) 스스로 인플루언서라기 보다는, 콘텐츠 창작자라는 느낌이 강해서 다른 생각은 해본 적 없지만, 어느순간 영향을 미치는 위치가 된 것 같아서, 최대한 스스로 더 노력해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유튜버 김시선 <유튜브 제공>
(고몽) 처음, 그리고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독립영화 <박화영> 역주행 사건이었어요. 개봉관이 한 두개였던 관이고 이제 개봉이 막을 내릴 시점에 제 리뷰가 700만회를 돌파하면서 역주행이 시작됐고, GV행사가 만석이 됐습니다. 해당 GV에서 고몽님때문에 온 사람 손들어보라는 이환 감독님의 질문에 거의 모든 관객이 손을 들었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에 현재는 ‘폼’ 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김시선님과 공동투자로 개설해서, 독립영화보다 더 열악한 ‘단편영화’ 들의 무대를 만들어주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맨땅에 헤딩이긴 한데, 그래도 재밌으니까 계속 해보려고 합니다.

-콘텐츠 제작자의 관점에서 요즘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가 있을까요?

(김시선) 극장이 위기를 맞이한 시대인데요. 어떻게하면 극장이라는 오프라인과 많은 분들이 즐기는 온라인을 결합시켜서 윈-윈 전략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고몽) 가볍지만 요즘템포에 맞으면서도 트랜디한 주제를 자극적으로 써볼 수 있는 웹소설에 관심이 많습니다. 또 그 웹소설을 기반으로 제작한 웹툰 사업에도 관심이 있고요.

-수익은 주로 어떻게 만들고 있나요?

(고몽) 대부분이 유튜브 조회수 수익이고, 유료광고로인한 수익이 나머지 입니다. 이외에 번돈은 모두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김시선) 글도 쓰고, 강의도 하고, 편집도 하며 다양하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얻은 것이 있을까요.

(고몽) 기회를 얻었으며, 기회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간절했던 저만큼, 지금 간절한 누군가에게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 함께 뭔가를 만들어볼 수 있는 기회,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유튜브는 제 인생을 바꿔줬다는 표현으로 모자랄 정도로, 고몽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줬습니다. 이름이 유명해지면 무엇을 하더라도, 내가 증명해야하는 절차가 간소화되어서 사람들이 제 의견에 쉽게 동의하고, 믿어주고, 따라주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더 기획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게 될 수 있고 그로인해 ‘폼’과 같은 제 나름의 스타트업도 준비하고 있는 기회까지 얻었습니다.

(김시선) 저는 예전 콘텐츠들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를테면 1950년대 영화를 좋아한다든가… 그래서 요즘 트렌드에 민감하기 어려운 스타일인데요. 유튜브를 하다보면 트렌드에 민감해지게 됩니다.

-일상에서 하루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루틴이 있을지요?

(고몽) 자기 전 웹툰 보기입니다. 영상은 대부분 길어서 루틴으로 삼기는 힘든데, 웹툰은 짤막하고 부담 없이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으면서 스토리의 트렌드와 감각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자기 전에는 꼭 그날 업로드 된 웹툰들을 감상하고 잡니다.

(김시선) 1분 멍때리기

-앞으로 목표가 궁금합니다.

(고몽) 일단 폼을 널리 키워서, 폼을 바탕으로 영화제도 열면서 점차 영향력을 키우고 싶습니다. 제가 유튜브를 통해서 얻은 고마운 것들을 베풀고 누군가가 또 그 기회로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인 ‘폼’을 성공시키고 싶습니다.

(김시선) ‘영상’과 관련된 일을 오래오래 하며 살고 싶습니다.

<황순민 기자의 더 인플루언서> 연재를 시작합니다. 바야흐로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구축하고 신선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플루언서 생태계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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