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박사' 강동원 "잘생긴 외모, 이번에도 부각되면 좋겠다" [인터뷰M]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로 지난해 '브로커'에 이어 열일하는 강동원을 만났다. 강동원은 이번 영화에서 가짜 퇴마사로 당주집 장손이지만 유튜브 퇴마 채널을 운영 중인 '천박사'를 연기했다.
외국에 머물며 여러 작업을 하던 중 임필성 감독을 만났고, 자신이 무에타이 훈련을 하는 영상을 보더니 류승완 감독이 엄청 좋아할 거라며 소개해줘 이 영화와 인연이 되었다는 강동원은 "액션을 너무 잘 찍는 류승완 감독이기에 같이 할만한 게 있을까 했는데, 류승완 감독이 아니라 연출부도 했던 괜찮은 신인 감독이 있다며 '천박사'의 시나리오를 보내줬더라. 류 감독의 영화사 '외유내강'에서 만들 영화라 했다."며 이 영화에 합류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이 영화가 호러를 가장한 액션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우치'와 비슷한, 현대판 '전우치' 느낌도 있었고 '검사외전' 같이 사기 칠 때의 느낌도 있더라. '천박사'라는 캐릭터가 능글맞으면서도 아픔이 있고, 보이는 것과 내면이 다른 캐릭터라는 게 마음에 들었다. '전우치'와 '검사외전'의 중간 지점을 잡아내서 최대한 그 둘 다 안 비슷하고 새롭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캐릭터의 첫인상을 공개했다.
강동원은 평소에도 오컬트 장르를 좋아한다고. 그래서인지 '검은 사제들'에도 출연해 서양의 퇴마를 연기했던 그는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 안 했는데 언론시사 이후 이야기를 듣고 보니 동서양의 퇴마를 다 섭렵한 거더라"라며 웃음을 지었다.
애초에 시나리오에서는 '굿을 한다'라고 쓰여 있었던 동양의 퇴마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는 강동원은 "유튜브로 굿을 찾아보기도 하고 나름의 조사와 연구를 했었다. 보다 보니 무당이 손님에게 화를 잘 내더라. 그게 너무 재미있어서 화내는 설정으로 잡았다. 또 어떤 분들은 신내림을 받았을 때 칼을 핥기도 하더라. 촬영하면서 '아이디어가 하나 있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될지는 모르겠다'라면서 저도 한번 해봤는데 너무 좋아하더라. 원래는 칼을 내리친다고만 쓰여 있던 걸 '망자는 저승으로 돌아가라'는 대사를 하면서 칼을 휘두르고 던지는 걸로 바꿨고, 대사도 좀 늘어지게 리듬감을 주는 걸로 바꿔봤다."라며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 극 초반 큰 웃음을 안겼던 '천박사'의 캐릭터를 만들었음을 이야기했다.
직접 영화 제작도 준비하고 있는 강동원이기에 이번 작품을 하면서 여느 배우처럼 시나리오에만 충실하지 않았다. 그는 "검이 합쳐진다는 것도 시나리오에는 없던 건데 제가 아이디어를 냈다. 그리고 김종수 배우가 북을 마지막에만 치는 걸로 되어 있었는데 중간에도 치는 게 어떻겠냐고 아이디어를 냈다. 하도 선배가 북을 들고 쫓아다니는데 들고만 다니지 말고 한번 쳐보라는 의도였다. 아이디어에 감독님도 좋다고 하셔서 만들어진 장면"이라며 자신이 아이디어를 내 만들어진 장면을 소개했다.
영화 속에서 박정민과 지수가 출연해 아주 특별한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강동원은 "엄청 중요한 씬이어서 집중했었는데 박정민이 3일 밤을 새우며 재미있게 찍었다. 지수는 지미집 위에 올라가서 찍었는데 나중에 의자를 다 지웠더라. 저희는 비교적 앉아있어서 편하게 찍었지만 두 사람이 고생을 많이 했다."며 비하인드도 공개했다.
영화 속에서 '천박사'는 악귀 '범천'을 상대로 엄청난 액션을 펼친다. 강동원은 "이번 영화 액션의 콘셉트는 칼이 힘을 빌려준다는 것이었다. 칼의 힘이 있을 때는 어느 정도 싸움을 하지만 칼이 없을 때는 맞는 설정이었다. 제가 맞을수록 관객이 좋아하겠다는 생각으로 액션은 거의 다 제가 연기했다. 날아가고 지붕 위에 떨어지는 것도 다 직접 했다."라며 몸을 사리지 않고 직접 액션을 소화했음을 알렸다.
그는 "12월 한 겨울밤에 마을에서의 촬영이 가장 힘들었다. 밤 촬영이 원래 힘들기도 하지만 나이가 드니까 더 힘들더라. 자고 일어나면 몸이 쑤시는 게 '무거운 몸을 이끌고 오늘도 뛰어야 되나~'라는 생각을 하며 아침에 일어나곤 했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액션을 하며 그가 힘들었던 건 사실 먼지 때문이었다고. 터널 액션과 동굴 액션에서 먼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지만 액션을 잘하는 허준호와의 호흡이었기에 그나마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었다는 그는 "선배님이 연세에 비해 너무 건강하고 액션이 좋으셨다. 워낙 액션을 많이 하셨던 선배라 액션 케미가 좋았다."며 허준호와의 액션 연기 소감을 밝혔다.
강동원은 데뷔 때부터 잘생긴 외모로 이슈가 되었던 배우다. 이번 영화에서도 오프닝과 엔딩을 강동원의 얼굴 클로즈업으로 장식하며 스크린을 빛냈다. "잘생긴 외모가 이번에도 부각되면 좋겠다. 잘 나왔다면 좋아하고 좋은 이야기 다 좋아하고 나쁜 이야기는 다 싫어한다. 잘생긴 얼굴에 연기력이 가려진다는 생각은 안 했다."라고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말하는 강동원은 "엔딩씬은 감독님이 갑자기 카메라를 봤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렇게 찍었다. 원래도 천박사 얼굴로 끝나게 되어 있던 시나리오여서 그러려니 했다."라며 엔딩씬에 대해 이야기했다.
외모 이야기가 나온 김에 제작발표회나 공식 석상에서 가끔 선보이는 블라우스 패션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그는 "그때그때 가져오는 옷 중에 제일 예쁜 걸로 골라 입는다. 블라우스가 여성적인 의상이라 생각하지는 않고 그냥 리본이 좀 크다 정도로만 생각한다. 원래는 재킷을 입고 싶었는데 옷을 안보 내줬다. 요즘은 내가 옷을 입고 싶다고 해도 보내주지 않더라. 특히 이번 영화 제작발표회 때는 파리가 휴가기간이어서 원하는 옷을 구하기 어려웠다."라며 의상의 비하인드도 쿨하게 밝혔다.
김성식 감독의 입봉작을 함께 한 강동원은 "요즘은 시나리오가 신선하고 재밌다 생각하고 보면 신인감독일 때가 많더라. 내 운명인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신인감독과의 작업을 즐기고 있다."라는 말을 했다. 그는 "김성식 감독은 조감독 중의 에이스로 알려진 분이었다. 조감독을 오래 하신 분들은 현장 진행이 굉장히 빠르다. 그래서 편했다."라며 김성식 감독의 장점을 짚었다.
최근 TV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힌 강동원은 "지금까지 하고 싶지 않은 걸 해본 적은 없다. 하고 싶은 것만 골라서 했다. 감독이 주먹을 입에 넣어 달라는 디렉션을 줄 때는 못하겠다고 한 적이 있지만 그 외의 어지간한 건 해드린다. 배우라는 건 내 직업이고 너무 재미있고 끝까지 하고 싶다. 일하는 게 너무 재미있고 할수록 더 재미있다. 데뷔 후 생각보다 힘든 직업이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도 안 들고 이 직업이 진짜 좋다."라며 정말로 죽을 때까지 연기가 하고 싶다는 마음이 진심이라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추석 연휴를 노리고, 오락영화로 만들었다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에 대해 강동원은 "기자 시사 이후 시즌2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던데 그건 이번 영화가 잘 되어야 가능한 이야기. 개인적으로 설경의 기원, 칠성검 등을 다루는 걸로 후속 시리즈는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개인적으로도 가지고 있음을 알렸다. 그러며 "후반 CG가 흥미롭고 액션이 많은 영화니까 극장에서 보면 재미있을 것. 색다른 시도, 사운드, 조명 등도 새로운 영화로 신나는 스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추석 연휴 극장가를 찾을 관객들에게 영화를 어필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AA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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