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N수학] 수학 국가대표 6인방의 비밀 무기

지바=이채린 기자 2023. 9. 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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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국가대표 6인방. 수학동아 제공

KOR. 국제스포츠대회에서 우리나라 국가대표를 나타내는 표기입니다. 국제수학올림피아드(이하 IMO)에 출전한 6명의 우리나라 고등학생도 KOR 마크를 달고 전 세계 대표와 경쟁했습니다.

국가 위상을 드높인 수학 국가대표의 수학 공부법은 뭔가 특별하지 않을까요. 또 국내대학입시서류에도쓸수없는IMO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 인생 멘토 쏟아지는 IMO

IMO 대표 6명 중 4명이 고3입니다. 고3이라면 입시 준비 때문에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기 마련인데 이런 금 같은 시간을 IMO에 참가하는 데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Q. 언제 IMO 대표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나요.

A(이지후, 정유찬) "초등학교 4학년 때 한국수학올림피아드(KMO), IMO 문제를 처음 접했어요. 답만 내는 게 아니라 풀이 과정을 다 써내는 올림피아드 문제가 수학의 본질에 가깝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올림피아드 문제를 재밌다고 여기며 풀다 보니 어느덧 수학 국가대표에 가까워졌어요"

A(배준휘)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자신 있는 것으로 대표를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생각해요. IMO를 알게 된 뒤 좋아하는 수학으로 국가대표가 돼보고 싶었죠."

A(이규동) "초등학교 6학년 때 참가한 겨울학교에서 어려운 수학 문제를 ‘숨은 고수’처럼 휙 풀어내는 IMO 출신 대학생 조교를 보며 수학 국가대표를 동경했어요."

A(진영범) "초등학생 때 좋아하는 과목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러다 수학을 좋아하게 됐고 정점에 오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는데 그게 수학 국가대표라고 생각했습니다."

Q. 대회를 한 달 앞둔 6월에는 거의 매일 8시간씩 집중교육을 받았어요. 이번 IMO에 큰 도움이 됐나요.

A(이지후) "당연히요. IMO 출신 조교가 제공하는 예상 문제를 계속 풀거든요. 주말마다 모의고사도 보고요. 친구들과 어떻게 풀었는지 서로 설명하고 토론하면서 문제를 푸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토론하느라 점심 메뉴를 주문하는 걸 까먹을 때도 있었죠. 출국 전날엔 3대 3으로 팀을 나눠 문제를 푸는 대결도 했어요."

A(배준휘) "이때 매우 도전적인(쉽게 풀 수 없는 어려운 문제) 기하 문제 2개를 끝까지 풀려고 애써봤어요. 한 문제는 6시간 동안 고민했고 다른 문제는 일주일 내내 끙끙대며 풀려고 노력했어요. 결국 못 풀었지만 그 시간 동안 기하 실력이 올랐어요. 또 기하의 세계는 끝이 없고 제 실력이 한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아 더 열심히 공부했죠."

A(이규동) "집중교육에서 밈을 만들었는데요. 어떤 문제건 조금 생각해보고 “에이~ 자명한 문제(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네!”라고 외치는 거예요. 그 말을 한 뒤 문제를 풀면 두려웠던 마음이 사라지고 문제가 쉬워 보여요. 나중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 말을 외치면서 문제를 풀었어요."

Q. IMO를 치르며 여러 위기를 겪었을 것 같아요.

A(정유찬) "전 정말… 시험 내내 너무 떨렸어요."

A(최우진) "시험 첫째 날 2번을 조금 풀어봤는데 방법을 알 것 같아서 3번으로 바로 넘어가서 열심히 문제를 풀었어요. 3번을 오래 푼 뒤 2번으로 돌아왔는데 알고 보니 제가 문제를 잘못된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었던 거예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해서 너무 아쉬워요. 자만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A(진영범) "시험 둘째 날, 5번 문제를 잘못 이해하고 풀고 있다는 사실을 시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깨달았어요. 완전 패닉이었죠. 바로 머릿속을 깔끔하게 지운다는 생각으로 화장실을 다녀온 뒤 방향을 잡았어요.

A(배준휘) "영범이도 화장실…? 저도요. 5번 문제를 시험 시간인 4시간 30분 중 2시간 동안이나 고민했어요. 여러 방법을 시도하려고 해도 자꾸 처음에 했던 방향으로 돌아와서 진전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화장실을 갔다 오면 무조건 다른 방향으로 시도해보자는 결심을 했어요. 화장실을 4번 갔다 오고 나서야 문제가 풀리더라고요."

Q.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됐던 순간이 있다면요.

A(배준휘) "선발 과정에서 미끄러질 수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시험장에서 규동이 “형은 99% 될 거야”라고 말해준 게 큰 힘이 됐어요. 제가 실력을 인정하는 친구가 그렇게 말해주니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A(정유찬) "대표 선발 최종시험 1일 차 때 문제 하나를 잘 못 풀었다는 생각에 너무 우울했어요. 그때 영범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영범도 그 문제를 못 풀었다는 거예요. 알고 보니 영범은 그 문제를 풀었다고 하면 제가 다음날 시험에 영향을 받아서 집중하지 못할까 걱정돼서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더라고요. 너무 고마웠어요."

A(이지후) "이번 결과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는데 모든 친구가 “너라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는데 내가 다 아쉽다”, “힘내” 같은 말을 많이 해줘서 금방 기운을 차렸어요."

수학 국가대표의 여정. 수학동아 제공

● 수학자와 1대1 고민 상담하는 특권 

Q. 우리나라 대표단 부단장으로 이번 IMO에 참가한 남경식 KAIST 교수가 “이번 국가대표가 나를 찾아오면 언제든지 이야기를 들어주고 도움주겠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IMO를 통해서 좋은 인연이 많이 생기나봐요. 

A(배준휘) "맞아요. 대표단에는 단장, 부단장 자격으로 수학과 교수님이 포함되는데 가까이에서 이야기 나눌 기회가 많아요. 이번엔 교수님 5분이 참가했죠. 수학자가 되면 어떤 점이 좋은지 수학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생한 조언을 들을 수 있어요. 이번에 유화종 서울대 교수님과 단둘이 수학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눴는데 수학자란 꿈을 꾸는 데 동기부여가 됐어요. 고등학생이 쉽게 하기 어려운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A(최우진) "IMO 대표들끼리도 엄청 친해져요. 초중생 때부터 계절학교에서 서로 알고 있었던 경우가 많은 데다, 함께 여러 교육을 받고 외국에서 동고동락하며 시험을 치르니 끈끈해지죠.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게 없어요."

A(진영범) "맞아요. 시험 첫 날 오후에 준휘 형, 규동과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대학 수학 이야기를 했어요. 위상수학에 대한 깊은 대화를 하면서 수학에 대한 호기심이 커졌어요."

A(정유찬) "이번 대회가 한국과 가까운 일본에서 열려서 코디네이터로 IMO 한국 대표 출신 선배가 많이 참여했어요. 선배들과 밤마다 만나서 수학에 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눴던 시간이 너무 소중해요."

A(이지후) "IMO를 준비하면서 수학을 좋아한다는 공통의 관심사가 있는 친구를 많이 만났어요. 그 친구들과 미래를 함께 고민할 수 있으니 어떤 진로를 결정하든 계속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것 같아요. 저도 이번 IMO에서 진로에 관한 고민이 깊어질 때면 규동과 밤 산책을 하며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Q.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IMO를 할 건가요.

A(이규동) "당연히 하죠. 제 삶의 방향을 정하는 데 앞으로 어떻게든지 큰 영향을 끼칠 것 같거든요. 깊이 사고하는 법도 길렀고요. 저는 외국에 나가본 경험이 거의 없었는데 외국에 와서 전 세계에 같은 관심사를 가진 친구가 이렇게 많다는 것을 체감한 것만으로도 너무 특별해요."
 

A(배준휘) "저는 초등생 때부터 수학 올림피아드 준비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여러 실패와 좌절을 겪었어요. 그러면서 어려운 일을 극복하는 방법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A(진영범) "저도 수학 올림피아드를 준비하면서 좋았던 기억도 있고 슬펐던 기억도 있는데요. 많은 경험을 하면서 어려움은 잘 극복하고 힘들었던 시간은 지나가고 나면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A(최우진) "나라를 대표해서 다른 나라에 가는 경험은 고등학생 때 하기 힘든 귀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투자한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소중해요."

A(정유찬) "수학 올림피아드를 준비하며 다른 사람과 함께 문제를 많이 풀어봤어요. 그 과정에서 나와 다른 의견을 들어보고 내 의견을 설명하는 소통 능력을 배웠어요. 또 이번 시험을 치르면서 저의 부족한 점을 많이 깨달았는데요. 내년에는 이를 보완해서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요."

MO를 잘 치르고 인천국제공항에 막 도착한 대표들의 모습 - 해산하기 전 대표단 교수들로부터 진학, 진로 등의 조언을 진지하게 듣고 있다. 수학동아 제공

● 이번 대회에서 머릿 속에 콕 박힌 순간

6명의 대표에게 이번 IMO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을 물으니 대부분 ‘IMO 시험장’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스포츠 경기장으로도 쓰이는 전시장을 시험장으로 바꾼 거라 크기가 커서 모든 참가자가 한데 모여 시험을 봤는데요. 지금껏 대표들이 참가한 IMO에선 참가자들이 여러 교실로 나뉘어져 시험을 치렀습니다.

진영범 대표는 “어마어마한 넓이와 높은 층고 때문에 웅장함이 느껴졌다”고 했고 최우진 대표는 “오히려 사람이 많은 게 체감이 되어서 긴장이 더 많이 됐다”고 답했습니다.

국가대표들은 같은 목표로 대회에 참가한 외국인 친구들을 만났던 점도 빼놓을 수 없다고 합니다. 이규동 대표는 “시험이 끝난 뒤 뒷자리에 있는 몰도바 대표에게 수학 문제를 설명해줬다”면서 “5번 문제 답이 뭔지 물어보기에 신나서 설명을 해주고 서로 ‘Good luck’이라고 인사도 했는데 수학으로 금방 친구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배준휘 대표도 “작년 IMO에서 사귄 대만, 코스타리카 친구와 이번에도 만났는데 너무 반가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만점으로 금메달을 받은 배준휘 대표는 “폐막식 때 만점자로 무대에 올라가 상장을 받았던 순간이 가장 뿌듯했다”고 밝혔어요. 

○ 수학 국가대표의 공부 비법은.

국제적으로 수학 실력을 인정받은 IMO 대표들에겐 특별한 수학 공부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공부 비법부터 수학 공부의 집중력을 높여주는 잇템까지 알아봤습니다. 

● 최우진 | 깔끔한 풀이 찾기

최우진 수학 잇템. 수학동아 제공

수학 올림피아드 준비를 위해 공부할 때는 일단 한 문제를 무조건 오래 잡고 풀어봐야 해요. 눈앞이 깜깜할 정도로 풀잇법을 모르겠으면, 해답을 봐도 좋아요. 하지만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요.

그게 다 실력으로 돌아와요. 또 친구들과 함께 문제를 풀면서 여러 풀잇법을 들으며 ‘다양한 풀이가 있구나’에서 그치지 않고 ‘어떤 풀이가 가장 깔끔한 풀이일까?’를 생각하고 그런 풀이가 있다면 흡수하려고 노력해요.

내신 수학에서는 일단 기출문제를 열심히 풀어요. 대신 모든 문제를 끝까지 풀진 않아요. 그건 그냥 계산 연습이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여러 문제를 접해보며 ‘이런 방법으로 하면 풀리겠네?’처럼 문제 푸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연습을 합니다.

● 이규동 | 문제로 개념 이해하기

이규동 수학 잇템. 수학동아 제공

문제를 많이 푸는 게 중요해요. 문제를 풀면서 개념을 완벽히 익힐 수 있거든요. 단순히 많은 양의 문제를 풀지 말고 개념을 배우기 위해 문제를 푼다는 생각으로 풀어보세요. 개념이 이해가 안 될 땐 이전 단원의 문제를 풀어봐요.

이 개념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마 직전 단원의 개념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 했을 확률이 높거든요. 그래서 직전 단원의 문제를 풀며 개념을 다시 이해해보는 거예요. 요즘 지후 형이랑 각자 대학 수학을 공부한 뒤, 밤 10시에 전화하며 서로 공부한 내용을 공유하는 스터디도 하고 있어요. 

● 이지후 | 개념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이지후 수학 잇템. 수학동아 제공

개념이 나오게 된 배경을 완벽히 학습하며 개념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해요. 또 개념과 관련한 많은 예시를 찾아보고 머릿속에 떠올려요. 한 예로 허수를 공부한다면 허수가 왜 생겼는지 역사적인 배경을 알아봐요. 개념이 너무 추상적일 때는 인터넷에 그 개념을 검색해보며 개념을 형상화한 그림을 찾아보고 이해하려고 해요. 

● 정유찬 | 반성하고 고치기
 

정유찬 수학 잇템. 수학동아 제공

저는 시험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제 공부법을 성찰하고 공부법을 바로 바꾸는 편이에요. 이번 IMO 결과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IMO가 끝나고 몇 주간 반성의 시간을 가졌어요. 지금까진 문제를 풀다가 답을 빨리 보고 문제 풀잇법을 흡수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부터는 오래 문제를 고민하면서 다양한 접근 방식을 고민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배준휘 | AoPS 이 잡듯이 뒤지기

배준휘 수학 잇템. 수학동아 제공

AoPS(Art of Problem Solving)라는 전 세계 수학경시대회 문제가 올라오는 사이트가 있어요. 시간이 날 때마다 이곳에 접속해 새로 올라온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골라서 풀어요. 사람들이 답글을 많이 단 문제를 찾아서 그 문제의 풀이를 책 읽듯이 보기도 해요. 풀이가 간결하고 깔끔한 문제가 좋은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보이면 열심히 풀어요. 

● 진영범 | 자유로운 환경에서 공부하기
 

진영범 수학 잇템. 수학동아 제공

중학생 때까지는 독서실이나 스터디 카페에서 하는 공부가 제게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친구들이랑 토론하며 수학 문제를 풀다 보니 소음이 조금 있고 자유로운 환경에서 공부 효율이 가장 높다는 걸 깨달았어요. 아이디어도 잘 떠오르고 나중에 오래 기억도 되더라고요. 

● 수학을 향한 끝없는 열정

Q. 수학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A(진영범) "수학은 문제를 풀었을 때 성취감이 크게 느껴지는 과목인 것 같아요. 수학 올림피아드 문제의 경우 풀이 과정을 다 쓰다 보니,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과정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A(정유찬) "수학경시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받으면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어렸을 땐 다른 사람한테 인정받는 게 좋아서 수학을 좋아했어요. 놀이터에서 노는 것만큼 좋았지요. 그러다 오랜 시간 고민하다가 딱 풀어냈을 때의 성취감 때문에 수학이 더 좋아졌죠."

A(이지후) "겨울학교를 가기 전엔 수학은 그냥 하라고 하니까 했어요. 그런데 겨울학교에서 룸메이트랑 밤을 새서 문제를 신나게 풀었는데 그 경험이 너무 낭만적으로 느껴져서 수학이 재밌어졌어요."

A(이규동) "초등학생 때 EBS 다큐멘터리 ‘빛의 물리학’을 보며 ‘세상에 절대적인 진리가 있을까?’라는 철학적인 물음을 한 적 있어요. 그러다 수학 개념은 시간이 가도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수학에 끌렸어요. 논리적으로 딱딱 맞아떨어지는 것도 좋았어요."

IMO 직전인 6월 말 서울대에서 집중교육을 받고 있는 수학 국가대표. 서로 열띤 토론을 벌이며 수학 문제의 답을 찾고 있다. 수학동아 제공

Q. 크게 좌절했다가 극복해본 경험이 있나요.

A(최우진)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IMO를 나갔는데 저만 은메달을 따고 모두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 속상했어요. 하지만 ‘IMO 도전 1년 차에 대표가 된 것만으로 운이 좋았다’라며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했어요. 행운에는 불운이, 불운에는 행운이 늘 따르니까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니 내년을 기약하자는 생각으로 약하다고 생각했던 조합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 열심히 문제를 풀었죠. 결국 다음 해 IMO에서 금메달을 땄어요."

A(이규동) "중학생 때 같은 경시대회에서 갈수록 성적이 떨어져서 자신감이 확 떨어졌었어요. 세상에 잘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생각 때문에 속상했죠. 그러다 IMO 국가대표가 됨으로써 자신감을 회복했어요."

Q. 수학 문제가 잘 안 풀릴 때는 어떻게 하나요.

A(최우진) "시험장에서 문제가 안 풀릴 때는 바로 다음 문제로 넘어가요. 다 풀면 다시 돌아와서 오래 고민해보죠. 아예 못 풀 것 같아서 두려운 마음이 들 때는 ‘누군간 푼 좋은 문제니까 시험에 나왔겠지’라고 생각하며 여러 방법으로 계속 시도해봐요. 공부할 때 막히면 문제 푸는 걸 아예 내일로 미뤄버리기도 해요. 안 풀리는 이유는 보통 한 방법에서만 맴돌기 때문이거든요. 다른 공부를 하다가 문득 해결방법이 떠오르기도 해요."

A(정유찬) "아예 공부와 관련 없는 행동을 합니다. 야구 경기를 보거나 탁구, 농구 같은 운동을 해요."

A(이규동) "과감하게 아예 다른 방향을 시도해봐요. 그래도 안 풀리면 메신저로 친구들에게 문제를 뿌립니다. 같이 고민해서 해결책을 토론해요."

Q. 공부에 있어 장단점이 있나요? 단점은 어떻게 보완하려고 하나요.

A(진영범) "장점은 문제를 잘 포기하지 않는 거고 단점은 시험을 볼 때 긴장을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긴장될 땐 시험장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려고 노력해요. 천장이나 시험장 모서리를 오래 보며 시야를 바꾸기도 하죠."

A(이지후) "IMO뿐 아니라 정보올림피아드도 준비해서 정보올림피아드에 나온 문제와 비슷한 유형의 조합 문제에 조금 자신이 있어요. 하지만 영어 논문을 읽으면서 공부할 때 언어적 한계 때문에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어요. 그땐 선배들한테 물어보며 해결해요."

A(최우진) "이해가 좀 빨라요. 개념도 빨리 이해하고 배우는 걸 재밌어 하니 공부할 때 집중력도 좋아요. 그런데 작심삼일 하는 게 단점이죠. 그래서 목표를 세우면 친구들한테 공유하고 서로 점검하며 의지력을 키우려고 하고 있어요."

A(배준휘) "올림피아드에 나오는 수학 분야를 골고루 좋아하는 게 제 장점이에요. 편향되게 문제를 골라 공부하는 편이 아니죠. 또 낙천적이에요. 이건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해요. 가끔은 다음 주가 시험인데 공부를 하나도 안 했는데도 너무 태평할 때가 있어요."

A(정유찬) "승부욕이 강해서 문제를 끝까지 풀어보는 몰입을 잘 해요. 하지만 재미없는 문제에는 집중력이 확 떨어지기도 해요."

A(이규동) "수학을 동경하는 마음이 큰 게 제 장점이에요. 수학 실력을 쌓으려면 앞으로 나아가려는 열정이 필요하잖아요? 그 열정을 만들어내는 것이 동경심인 것 같아요.

또 자존심이 센 편이라 한 번 꽂힌 문제는 시간이 걸려도 무조건 스스로 풀어보려 해요. 저는 기하를 좋아하지 않아서 기하 문제를 많이 풀지 않았어요. 그런데 많이 풀어야 실력이 느는 것 같아서 기하 문제에 일부러 도전해보고 있어요."

Q. 앞으로의 목표가 무엇인가요.

A(배준휘) "제 분야에서 권위있는 수학자가 되고 싶어요. 수학이 왜 좋은지 설명하는 게 불필요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수학을 좋아해요. 수학에 대한 열정을 앞으로도 잃고 싶지 않아요."

A(이규동) "저도 수학자에 가까워요. 그런데 제 목표는 직업은 아니에요. 제가 행복해지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수학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믿고 있어 수학자를 꿈꾸고 있죠."

A(이지후) "지금은 수학을 기반으로 이론 컴퓨터 과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물론 아직 한창 진로를 고민 중이긴 해요."

A(정유찬) "허준이 교수님처럼 수학 연구를 하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최종 목표는 제가 하고 싶은 걸 다 해보는 삶을 사는 거예요. 저는 관심 있는 게 많거든요. 맛있는 것도 마음껏 먹고 세상의 모든 운동도 다 해보고 여행도 정말 많이 다니고 싶어요."

A(최우진, 진영범) "저는 훌륭한 수학자가 되어 필즈상을 받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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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동아 9월호, 수학 국가대표 6인방의 비밀 무기는?

[지바=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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