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한미일 연대' 발판 글로벌 리더십 시동…신흥국으로 확장[순방 결산]

박미영 기자 2023. 9. 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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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무기거래에 "한국 겨냥 도발" 이례적 강한 경고
'캠프 데이비드 체제' 제도화…북·러 정면대응 자신감
'안보리 개혁론' 첫 언급…상임위 확대 미일과 발맞춰
유엔총회 계기 양자회담 40개 국가 넘겨…'광폭 외교'
윤-바이든, 중앙아 동시 공략…글로벌사우스 포섭
[뉴욕=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09.21. photo1006@newsis.com


[뉴욕=뉴시스] 박미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보인 외교 행보는 취임 1년 차 때보다 선명·과감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러시아와 북한을 향한 경고 메시지의 수위가 높아졌고, 국제사회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역할도 분명히 했다. 또 40여 차례 양자회담 등을 통해 부산 엑스포 유치와 경제 외교에도 주력했다.

윤 대통령의 자신감 있는 외교 행보는 한미일 3국의 안보·경제 상시 협의체제인 이른바 '캠프 데이비드 체제' 구축이 원동력이 됐다는 관측이다.

윤, 군사강국인 러시아 콕 찍어 "자기 모순적"…미일도 러시아 협공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 중 북한·러시아에 대해 전례 없는 수준의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의 기조연설에서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과 동맹, 우방국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사회가 연대해 자유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했던 지난해 기조연설과 확연히 다르게 규탄 대상을 지목하고 경고 수위도 높아진 것이다.

특히 '한국에 대한 직접적 도발'이라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데다, 러시아만 콕 찍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안보리 결의를 정면 위반한 정권으로부터 지원 받는 현실은 자기 모순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도출된 '정신' '원칙' 2개 문건을 통해 '한미일 안보협력'이 공고해졌고, 이에 우방국들과 연대해 북 핵·미사일 위협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읽힌다.

3국이 약속이라도 한 듯 미국과 일본도 이번 유엔총회에서 북러 군사거래에 강경 메시지를 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려는 시도를 규탄한다"고 했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금도 안보리 상임이사국 러시아가 국제법, 법의 지배를 유린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윤 "안보리 개혁 의견 지지"…미일 개혁론에 힘 실어

한미일 3국은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북한과 무기 거래 이후 '안보리 개혁론'에 있어서도 발을 맞추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북러 무기거래를 언급하며 "이러한 상황에서 안보리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폭넓은 지지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안보리 개혁론 언급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비상임이사국의 확대를 지지한다"고 했고, 기시다 총리는 "상임이사국 이외의 회원국에 따른 안보리 논의에 대한 접근을 향상시키는 등 안보리 논의 투명성을 높이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미일이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론을 주장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안보리 개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런 흐름과 관련해 "북핵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안보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를 한층 적극적으로 가동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부산엑스포 유치 고리 개도국·신흥국 위주 공략…시장 확대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41개국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 스스로가 자신을 '회담 기계'라 했고, 대통령실이 "세계 외교사에 없던 일"이라 할 정도로 단 기간에 숨가쁜 일정을 수행했다. 양자회담 상대국 면면도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아메리카 등 다양하다.

이같은 전방위 외교는 단기적으로는 부산엑스포 유치를 목표로 하나, 중장기적으로는 전략적 협력 네트워크의 확장 전략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의 양자회담 상대국들은 대부분 이름도 생소한 개발도상국과 신흥국(글로벌 사우스)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 안보, 경제, 기술, 환경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국가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개발·기후·디지털 격차 완화 해법을 제시했다.

공적개발원조(ODA), 녹색기후기금(GCF), 디지털 전환 지원 등 윤 대통령이 제시한 해법은 모두 글로벌 사우스 문제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기여 외교의 방식이자, 이번 양자회담 상대국 맞춤형 협력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이는 미국 등 글로벌사우스 포섭에 나선 서방의 대열에 합류해 시장을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향후 미국과의 공조가 점쳐진다.

윤 대통령은 이번 양자회담을 통해 중앙아시아와의 협력을 개시했다.

중앙아시아 5개국(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타자키스탄) 중 타자키스탄을 제외한 4개국과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번 유엔총회를 계기로 중앙아시아 5개국과 협의체를 만들었다. 윤 대통령 행보와 겹치는 부분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C5+1(미국)' 정상회의를 개최, 중국 견제·핵심 광물 공급망 확대를 위한 'C5+1 핵심 광물 협의체' 출범을 제안했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회담이 원전, 방산, 인프라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수주를 지원하는 토대를 마련함은 물론, 향후 한미가 동시에 해당 지역에서 협력 가능한 분야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델리=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갈라 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9.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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