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실상 올스톱…산더미처럼 쌓인 민생법안 먼지만 쌓이나
민주당 원내대표 선출돼도
민생법안 통과 장기간 지연
보호출산제, 머그샷법도 연기
국감 일정 차질도 우려
野혼란속 與 텃밭 대구서 정책행보
야당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돼 지도부가 꾸려질 때까지 당분간 본회의 일정을 잡기 어려울 전망이어서 민생법안 처리는 상당기간 지체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내달 10일 국정감사가 개시되면 10월 말까지 본회의가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후임 지도부가 꾸려지기 전까지는 본회의 잡기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싶다”며 “민생법안 처리가 늦어지기 떄문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조속한 안정과 신속한 원내지도부의 구성을 바라고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300명의 국회의원이 모여 법안을 최종 처리하는 본회의는 보통 여야 원내대표와 국회의장의 합의로 열린다. 처리할 법안과 그 순서까지 모두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 여야는 25일 본회의를 열기로 잠정합의했으나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로 박광온 원내지도부가 총사퇴하면서 정치권에선 25일 본회의도 사실상 무산됐다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게다가 다음달 10일부터 27일까지는 국정감사가 시행된다. 국감 기간에도 본회의를 열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현장국감이라는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예를 들어 외교통일위원회는 국감 기간 동안 팀을 나눠 미국이나 유럽, 아시아 국가 현지로 감사하러 떠난다. 국방위의 경우 현장 시찰을 위해 군부대로 향하고 다른 상임위들은 정부세종청사가 있는 세종시에서 국감을 연다.
현장국감에 참석한 의원들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본회의를 열기도 어려운데다 모든 의원들이 국회에 있는 날을 잡기도 어렵다.
이처럼 본회의가 늦처질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처리를 기다리고 있는 민생법안이다.
전날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로 정국이 격랑에 빠지면서 87건의 법안이 처리되지 못한 채 본회의가 산회했다.
대표적인 것이 보호출산제를 규정한 ‘위기 임신 및 보호출산 지원과 아동 보호 특별법안’이다. 이 법안은 임산부가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익명으로 병원에서 출산한 후 태어난 아이를 지방자치단체에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돕는다. 정부는 위기 임신부가 상담, 정보 획득, 서비스 연계 등을 받을 수 있는 지역상담기관을 지정해 지원해야 한다.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일일이 서류를 떼서 보험회사에 제출하지 않아도 환급 받을 수 있도록 보험회사가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도록 하는 보험업법도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허위 뇌전증 상담 등 병역을 피하는 불법적 방법을 인터넷을 통해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병역법 개정안과 강력범죄 예방을 위해 피의자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머그샷법(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안)도 마찬가지다.
국회의 일부 기능을 세종에 이전하는 방안도 멈춰선 상태다. 21일 통과가 불발된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규칙안은 국회 세종의사당을 설치하고 이전 규모, 대상 기관, 운영 방안을 규정하고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를 비롯해 12개의 상임위 회의실을 운영하도록 했다. 국회예산정책처, 국회입법조사처 등도 이전 대상 기관에 포함됐다.
이때문에 여당은 원내지도부가 이미 법안 통과에 합의했던 위 법안들만이라도 최대한 빨리 통과시켜주길 요청할 방침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0월 10일부터 국감이 시작되기 때문에 어제 저희가 처리하기로 했던 주요 민생법안은 10월 첫째주라도 본회의 일정을 다시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국감 일정 차질도 우려된다. 상임위 자체적으로 국감 계획서와 증인목록을 채택할 수 있지만 민감한 증인의 경우 원내지도부와의 교감이 필요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 구속 사안에 대해서는 ‘사법부의 시간’이 온 만큼 한 발 떨어져서 정책과 민생현안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중요한 민생 현안들이 줄지어 있는데 긴밀한 당정협의를 통해 현안 해결에 힘쓰겠다”며 “앞으로도 국민의힘은 경제활력 두배, 민생회복 두배, 국민행복 두배를 위해 마지막 정국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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