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습해, ‘화란’[편파적인 씨네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예술 영화와 불행 포르노 사이, 그 어딘가.
비맞은 운동화를 말리지 않고 내내 신는 느낌이다. 러닝타임 124분 내내 그늘이 지고 눅눅하다. 불행의 끝에 지독할 정도로 몰리는 인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에도 그늘이 진다. 찝찝한 여운도 남는다.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이다.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느와르물이다. 송중기가 6년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서는 작품으로 홍사빈, 김형서(비비), 정재광 등이 뭉친다.
세상 온갖 불행한 사연들을 모아놓은 모양새다. 가정폭력, 학교폭력, 사채사기 등 우울한 소재들을 이리저리 빚어내 ‘연규’의 삶을 흔들어놓는다. 어두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누군가는 예술 영화처럼 볼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연규’보다 평안한 자신의 삶에 안도하며 불행 포르노를 보는 듯한 죄책감을 마주할 수도 있다. 그만큼 무거운 이야기와 소재에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듯 하다.
보편적인 인물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객석과 공감대를 얼마나 형성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다보니 클라이맥스에서 인물들의 선택에 물음표를 떠올릴 이도 있을 법 하다. 피상적이고 관념적인 전개 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상업적 재미를 기대한 이라면 결이 맞지 않다.
자극성의 수위는 굉장히 높다. 15세 이상 관람가라는 등급에 놀랄 정도로 잔인한 장면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대개가 이야기와 관련성 있는 잔혹한 장면이라 자극만 노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미성년 관객들과 함께 보기엔 마음이 편치 않은 이들도 있겠다.
송중기는 담담하게 극을 이끈다. 그의 대중적 이미지 덕분에 비주류처럼 비칠 수 있는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게 한다. 신예 홍사빈과 김형서도 빛난다. 둘 사이 묘한 호흡도 눈길을 끈다.
특히 ‘큰형님’으로 분한 김종수가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다. 그의 진가를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고구마지수 : 3개
■수면제지수 : 2.5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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