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팔아먹어" vs "친명 지도부 책임"…민주당 내전 격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원내지도부 사퇴
'가결 투표자' 색출 작업 와중 '이재명 체제' 비판도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를 찾아 대화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한 후 민주당은 걷잡을 수 없는 내홍에 빠진 모양새다. 표결 직후 의원총회에선 거친 감정이 표출됐고 결국 원내대표단이 표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당 지도부 및 강성 지지자들은 가결 투표자들을 향한 날선 발언을 이어가는 한편 일각에선 '이재명 체제'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2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제나라 국민이 나라를 팔아먹듯 같은 당 의원이 자기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 적과의 동침"이라며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의 정적 제거이자 야당 탄압 공작에 놀아난 건 용납할 수 없는 '해당 행위'로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 같은 날 당 지도부는 의원들을 상대로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을 호소하는 탄원서 제출을 요구했다. 체포동의안 표결은 무기명이었지만 탄원서에는 실명을 기재해 당 사무총장실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징계를 위한 '색출 작업'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도 가결 투표가 의심되는 의원들에 대한 무차별 폭격에 나선 상황이다.

민주당 정청래, 서영교, 장경태 최고위원이 22일 저녁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단식 23일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면담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반면 이 같은 표결 결과와 분열을 만든 데엔 신임 받지 못한 '이재명 지도부'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비이재명계(비명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그동안의 '돈 봉투' 의혹, '김남국 코인' 사태, 혁신위원회 논란, 악성 팬덤 문제 등을 언급하며 "이런 것에 대해 여태까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책임은 박광온 원내대표가 아니라 이 대표와 최고위원들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 대표 리더십에 대한 회의감이 쌓여 있던 와중 이 대표가 표결 전날 자신의 SNS에 부결을 요청하면서 '가결' 쐐기를 박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명계 김종민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당 대표도 약속하고 의총에서 결의한 사항(불체포특권 포기)을 뒤집으면 부도덕한 '방탄 정당'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고 결국 총선에 큰 짐이 되기 때문에 이번엔 약속을 지키자는 주장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의 체포동의안 표결 후폭풍으로 21일 국회 본회의가 중단돼 처리 예정이었던 안건 90여개가 계류 중인 상황이다. 주요 법안 처리와 함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어 민주당은 차기 원내대표 선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 후보로는 홍익표, 안규백, 김두관 의원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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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허지원 기자 w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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