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냐 하정우냐 강동원이냐…추석 3파전 '스펙' 분석 [N초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여름 흥행에서 상반기 처음이자 마지막 천만 한국 영화였던 '범죄도시3'를 깨는 작품은 나오지 못했다. 팬데믹 이후 달라진 관객들의 극장 관람 패턴으로 인해 극장에서의 흥행에 예전보다 더 어려워진 가운데, 여름 영화들에 이어 추석 영화들이 흥행을 놓고 맞붙는다. 올해 추석 시즌 주목할만한 영화는 세 편인데, 이 세 편 모두 같은 날인 27일에 개봉한다.
연휴가 긴 만큼, 앞 뒤로 개봉을 해도 될 법한데, 이처럼 '맞불' 작전을 놓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몇년간 추석 극장가를 돌아보면 추석 '맞불' 개봉은 대형 배급사들이 택하는 전통적인 개봉 전략인 듯하다. 지난해 추석 시즌 개봉 한국 영화는 9월7일 개봉한 '공조2: 인터내셔날'이 유일했지만, 2021년에는 '보이스'와 '기적'이, 2020년에는 '담보'와 '국제수사'가, 팬데믹 전인 2019년에는 '나쁜 녀석들: 더 무비' '타짜: 원 아이드 잭' '힘을 내요, 미스터리'가 같은 날 개봉하며 추석 흥행 전쟁을 펼쳤었다.
한 홍보·마케팅 관계자는 "웬만큼 영화가 뒷심이 있을 거라 자신하지 않고서는 추석 시즌 보다 한 주 정도 앞서 개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행여 별로라는 입소문이라도 났다가는 추석 시즌에 개봉하는 작품에 밀릴 수 있다, 여름 시즌의 경우 방학이라는 일정 기간 안에서 개봉 시점을 분배해 개봉할 수 있겠지만 추석 개봉 작품들은 추석 연휴와 가장 가까운 시점에 개봉하는 것이 유리하다"라고 뉴스1에 밝혔다.
같은 날 개봉해 맞붙을 세 편의 추석 영화의 '스펙'을 정리해봤다.
◇ '1947 보스톤'
장르: 실화 바탕 드라마 러닝타임: 108분 감독: 강제규('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출연: 하정우, 임시완, 배성우 제작사: ㈜비에이엔터테인먼트('범죄도시' 시리즈, '리바운드'), ㈜빅픽쳐('민우씨 오는 날' '장수상회')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비 및 손익분기점: 총제 210억원/손익분기점 450만명 내용: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 서윤복(임시완 분)과 남승룡(배성우 분), 그리고 베를린 올림픽 영웅 손기정(하정우 분)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야기. 관전포인트: 물 오른 임시완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크다. 임시완은 극중 손기정을 만난 후 조금씩 꿈이었던 마라톤에 더 깊이 빠져들게 되는 가난한 청년 서윤복을 연기했다. 삐딱하고 시니컬한 서윤복이 손기정과 남승룡이라는 선배들을 만나 변화를 겪으며 마라톤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독립 이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 전 미군정 치하의 한반도에서 국적도 없이 보스톤 마라톤에 출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세 사람은 베를린 올림픽 때와 비슷한 일을 겪을 위기에 처한다. 나라 잃은 한과 설움 속에서 고통받았던 스승 세대와 이를 극복해 나가는 새로운 세대의 이야기는 실존 인물들의 실화라는 점에서 더욱 뭉클함을 준다. 부모님과 함께 보기 좋을 추석 시즌에 어울리는 영화다. 약점: 전형적으로 '웃겼다 울리는' 한국형 드라마 장르 영화다. 일부 관객들은 이 영화의 톤앤매너를 다소 진부하게 느낄 수 있으며 때때로 '오글거림'을 감수해야 한다.
◇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장르: 어드벤처 액션 러닝타임: 98분 감독: 김성식(데뷔작) 출연: 강동원, 허준호, 이솜, 이동휘, 김종수, 박소이 제작사: ㈜외유내강('밀수' '베테랑') 배급사: CJ ENM 제작비 및 손익분기점: 순제 113억원/손익분기점 약240만명 내용: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가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관전포인트: 천박사를 연기한 강동원과 그의 파트너 인배를 연기한 이동휘의 티키타카와 코믹한 콤비플레이를 보는 재미가 있다. 퇴마를 전문으로 하는 두 사람은 사실 각종 첨단 장비와 연기력(?)을 통해 의뢰인들의 마음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거액의 대가를 받는 '사짜' 퇴마사들이다. 극중 인배는 영력이라고는 전무한 캐릭터라 당주집 장손으로 심상치 않은 전사를 갖고 있는 천박사나 귀신을 보는 의뢰인 유경(이솜 분) 등과 예상치 못한 충돌로 종종 웃음을 일으킨다. 오컬트 영화인가 싶지만, 실상은 영력을 수집하는 악귀 범천(허준호 분)라는 빌런이 존재하고 그런 그를 기지로 이겨내는 천박사와 유경, 인배, 황사장(김종수 분)의 팀플레이가 영화를 보는 재미의 8할이다. 박정민,블랙핑크 지수 등 예상 못한 특별출연, 카메오의 활약이 '깨알 재미'를 준다. '퇴마'라는 소재가 신선하다. 약점: 명절용 오락 영화다. 주인공과 빌런의 대립을 중심으로 다소 예상 가능한 전개가 펼쳐진다.
◇ '거미집'
장르: 코미디 러닝타임: 132분 감독: 김지운('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봄' '달콤한 인생') 출연: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 장영남 제작사: 앤솔로지 스튜디오 배급사: 바른손이앤에이 제작비 및 손익분기점: 순제 96억원/손익분기점 200만명 내용: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다. 관전포인: '조용한 가족'과 '반칙왕' '달콤한 인생'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악마를 보았다' '밀정'까지. 언제나 독보적인 스타일을 자랑하는 장르 영화들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해 온 김지운 감독은 이번에는 70년대를 배경으로 한 독특한 코미디 영화로 진부함에 지친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한다. 극 중 극이라는 형식을 통해 70년대 유명했던 감독들과 그들이 살았던 영화 현장을 그려낸다. 특히 고(故) 김기영 감독을 오마주한 듯한 흑백 영화 '거미집'과 그 속에서 70년대 배우들 특유의 연기를 재현하는 임수정, 오정세, 정수정, 박정수 등의 모습이 흥미롭다. 송강호와 배우들의 코미디 앙상블에 웃음을 참을 수 없다. 약점: 70년대 김기영, 신상옥 감독의 영화나 그 시대의 분위기에 대해 알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다면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대중적인 코미디 영화라고 하기는 어렵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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